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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젠 "콜옵션 행사하겠다"…'삼바' 분식회계 논란 새 국면"분식회계 아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 힘 실릴듯…2차 감리위 영향 여부 주목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가 17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에서 열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여부를 가려내는 감리위원회에 소명하기 위해 정부청사에 들어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양문숙 기자 yms7890@hanmail.net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의 핵심 쟁점으로 지목된 바이오젠의 주식매수청구권(콜옵션) 행사 의사가 재확인됐다.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하면 분식회계가 아니라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장에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7일 미국 바이오젠으로부터 콜옵션을 행사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는 서신을 받았다고 18일 공시했다.

바이오젠은 서신에서 "행사기한인 다음달 29일까지 콜옵션을 행사할 예정이므로 대상 주식 매매거래를 위한 준비에 착수하자"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날 오전 바이오젠으로부터 해당 서신을 수령했으나 공시해도 되는지를 바이오젠과 협의하느라 하루 늦게 외부에 공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정확한 날짜는 아직 알리지 않았다.

◆ 바이오젠 최대 50%-1주 확보…약 7000억원 투자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가 17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에서 열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여부를 가려내는 감리위원회에 소명하기 위해 정부청사에 들어와 이동하고 있다. /양문숙 기자 yms7890@hanmail.net

바이오젠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2012년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공동 설립한 다국적제약사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을 '50%-1주'까지 확보할 수 있는 콜옵션 권리를 갖고 있다. 현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96.4%, 바이오젠이 5.4%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하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보유한 삼성바이오에피스 주식 중 약 44.6%를 가져갈 수 있다. 콜옵션 행사기한인 내달 말 기준으로 바이오젠은 주당 5만원씩 투자원금으로 약 4613억원, 그간의 이자금액으로 2500억원 등 총 7000억원을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내야 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비상장사이기 때문에 바이오젠이 얼마만큼의 차익을 얻는지에 대해서는 별도의 가치평가가 필요하다.

최근 일본 노무라증권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 기업가치를 22조6000억원으로 평가한 것을 그대로 인용하면 50%-1주의 가치는 약 11조3000억원으로 볼 수 있다. 바이오젠이 약 7000억원으로 22조6000억원 기업의 지분 절반을 차지할 수 있는 셈이다. 다만 기업 가치평가는 각사의 기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바이오젠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주식 50%-1주까지 확보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공동경영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두 회사는 이미 삼성바이오에피스 주식 52%를 갖지 않으면 누구도 이사회 결정권을 가질 수 없는 것으로 합의했다.

◆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장에 힘 실려…감리위 새 국면

김학수 금융위원회 감리위원장이 17일 오후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에서 열린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논란 감리위에 참석하고 있다. /양문숙 기자 yms7890@hanmail.net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로 그간 '분식회계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장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5년 말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연결)에서 관계회사(지분법)로 변경하면서 기업가치를 장부가액(2905억원)에서 공정가액(4조8806억원)으로 바꿨다. 당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가 허가권에 진입하는 등 기업가치가 상승하면서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이때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가 실제 일어나지 않은 상태인데도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지분법 회사로 변경, 고의적인 분식회계를 했다고 본다.

이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국제 회계기준을 따른 적법한 절차라고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가 명확해지면서 오는 25일로 예정된 2차 감리위원회 회의에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누누이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고 주장해왔던 상황이 실현됐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바이오젠은 올해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이른 시일 내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콜옵션을 행사하겠다"고 발표했으나 구체적인 시점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에 바이오젠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보낸 서신을 통해 콜옵션을 내달 29일까지 행사하겠다고 못 박으면서 남아있던 마지막 우려마저 사라지게 됐다.

일각에선 공교롭게도 감리위가 열린 날 바이오젠이 콜옵션 행사 서신을 보낸 것과 관련,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종용한 게 아니냐는 의견도 내놓는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에 대한 억측이 많아 회사에서 바이오젠에 관련 내용을 문의한 건 사실이다"라며 "이미 바이오젠이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삼성바이오에피스에 콜옵션을 행사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준비사항 착수를 위한 것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 25일 2차 감리위 대심제 진행...다음달 7일 증선위에 안건 상정

한편 1차 감리위는 17일 밤늦게까지 이어졌다.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8명의 위원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첫 감리위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회의에 참석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분식회계는 없었다”고 거듭 강조했으며 “모든 의구심을 투명하게 밝혀 실추된 명예를 회복할 것이다”고 말했다.

감리위는 회의에 앞서 감리위원과 참석자들에게 속기록 작성 사실을 공지하고 주요 안건 내용과 심의내용의 대외누설을 엄중하게 취급하겠다고 경고했다.

김학수 감리위원장은 “대외누설에 책임이 있는 위원을 해촉할 수 있다”면서 형사처벌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비밀유지 서약위반 및 외부감사법상 비밀엄수 규정’ 위반에 따른 제재 대상이 될 수 있고 자본시장법상 금지하는 시장질서교란행위에도 해당할 수 있다는 게 금융위의 설명이다. 이날 감리위는 감리위원을 비롯한 참석자들의 휴대전화를 전부 수거한 채 진행됐다.

감리위는 평소처럼 금융감독원의 안건 보고와 설명을 듣고 뒤이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외부감사인인 회계법인의 의견 진술을 청취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외부 전문가들과 협의한 끝에 이뤄진 결정으로 분식회계는 없었다”고 항변했다. 또 파워 포인트까지 활용하며 예정됐던 진술 시간을 훨씬 넘겨 밤늦게까지 해명과 질의·응답에 임했다.

이번 회의는 당초 예상과 달리 ‘대심제(對審制)’가 적용되지 않았다.

금융위원회는 “감리위원들이 이번 사안의 중요성을 고려해 대심제 필요성에 공감했으나 안건의 방대함과 회사, 감사인의 의견 진술에 소요되는 시간을 고려할 때 차기 회의에서 대심제를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감리위는 오는 25일 열리는 차기 회의에서 금감원,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법인이 동시에 참여하는 대심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또 감리위는 특정 위원을 전문검토위원으로 지정해 차기 회의에서 검토 결과를 보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금융위는 비밀엄수 규정을 들어 전문검토위원과 검토사항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금융위는 가급적 이달 안에 감리위 심의를 끝내고 다음달 7일 예정된 증선위에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그러나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건의 감리위와 증선위가 세 차례씩 열린 점에 비춰볼 때 6월 하순이나 7월에 가서야 증선위의 최종 의결이 내려질 가능성도 있다.

윤아름 기자  aruumi@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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