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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위·비·수' 암호 적혀 있으면 합격···SRT 채용비리 백태단골식당 주인 자녀를 '110등에서 2등으로 만들어' 부정채용 하기도
14일 서울 중랑구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수서고속철도(SRT)운영사인 SR의 '채용비리' 사건 수사 자료가 놓여 있다.

입사지원자 명단에 '영' '위' '비' '수' 등의 암호가 붙어 있으면 점수를 조작해 부정 채용하는 등 수서고속철도(SRT)가 채용비리를 싣고 달린 것으로 드러났다.

'영'은 영업본부장, '위'는 노조위원장, '비'는 비서실, '수'는 수송처장이 인사청탁한 사람들이라는 표시다.

수서고속철도 운영사인 SR이 신입·경력직 공개채용 과정에서 이렇게 서류평가 점수 조작 등을 통해 수년에 걸쳐 24명을 부정 채용했다. 단골식당의 자녀까지 특혜채용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업무방해 혐의로 SR 전 영업본부장 김모(58)씨와 전 인사팀장 박모(47)씨를 구속기소 의견으로 최근 검찰에 송치하고 이 회사 김복환 전 대표 등 관계자 11명을 불구속 수사 중이라고 1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 전 대표 등은 2015년 7월부터 이듬해 9월까지 수차례 이뤄진 SR의 신입·경력직 채용에서 서류 점수를 조작하거나 점수가 높은 다른 지원자들을 이유 없이 탈락시키는 등 방법으로 총 24명을 부정 채용한 혐의를 받는다.

김 전 대표는 자신의 처조카를 부정 채용하도록 인사팀에 지시했고, 김씨와 이 회사 노조위원장 이모씨 등도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사람들이나 다른 임원들로부터 특정인을 합격시켜달라는 청탁을 받고 이를 박씨에게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전 기술본부장 박모씨는 자신이 다니던 단골 식당 주인의 청탁을 받고 그 자녀의 서류전형 평가 결과를 조작해 전체 110등이던 순위를 2등으로 부정하게 끌어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응시자는 면접 평가에서도 특혜를 받아 1등을 하면서 2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최종합격됐다. 

전 인사팀장 박씨는 면접 전에 청탁 대상자 이름과 함께 누가 청탁했는지 나타내는 '영'(영업본부장) '위'(노조위원장) '비'(비서실) '수'(수송처장) 등 약자가 붙은 명단을 관리하며 점수를 조작하는 등 부정 채용을 했다.

이 과정에서 박씨는 청탁 대상자의 서류전형 점수가 합격선에 들지 못하면 점수가 더 높은 다른 지원자 수십 명을 무더기 탈락시키고, 청탁 대상자의 면접 점수를 높게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 청탁 대상자는 아예 면접에 불참하고도 합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SR의 부정 채용 때문에 이유 없이 탈락한 지원자가 총 105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노조위원장 이씨는 지인들로부터 채용 청탁을 받고 이를 박씨에게 전달해주는 대가로 총 1억230만원에 달하는 금품을 받아 챙긴 혐의(근로기준법 위반)도 받는다.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는 경찰에 수사권이 없어 아직 적용되지 않았지만, 검찰로 송치된 뒤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조만간 김 전 대표와 이씨 등 불구속 수사 중인 이들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에 들어간 뒤 SR이 외부 서류평가 점수표나 면접 채점표를 파기하는 등 증거를 인멸한 정황이 있어 향후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민병무 기자  joshuamin@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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