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8.7.18 수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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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돈 침대’ 공포 확산···혼란 키운 원자력안전위원회‘기준치 이하에서 초과로’ 5일 만에 결론 뒤집어…소비자들 분노 ‘집단 소송’ 등 실력 행사
'라돈 방출' 대진침대의 방사능 농도가 기준치 이하라는 원자력안전위원회의 결정이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문인영 기자 photoiym@gmail.com

우려했던 일이 현실이 됐다. 대진침대에서 방출된 라돈 방사선 피폭수치가 기준치를 최고 9.3배 초과했다는 2차 발표가 나왔다. 닷새 만에 '기준치 이하'에서 '기준치 초과'로 결과가 뒤집혔다. 1차 발표에서도 애매한 언급으로 논란을 키웠던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지난 15일 "대진침대가 판매한 침대 매트리스 7종 모델이 생활주변방사선 안전관리법(이하 생활방사선법)의 가공제품 안전기준에 부적합한 결함제품으로 확인돼, 수거명령 등 행정조치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가뜩이나 불안감을 지우지 못했던 소비자들은 걷잡을 수 없는 충격에 빠졌다. 

앞서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지난 5월 4일 대진침대가 몸에 좋은 음이온을 발생시킨다며 침대 매트리스에 넣은 광물 파우더에서 '라돈'이 방출됐다는 의혹이 일자 부랴부랴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한국원자력안전재단 등 관련 기관과 함께 조사에 나섰고 지난 10일 라돈 방출량이 기준치 이하라는 1차 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피부에 와 닿는 외부 피폭에 한정된 내용이었다. 내부 피폭 여부에 대한 논란이 일자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외부 피폭은 물론 호흡기를 통해 인체 내부로 들어오는 내부 피폭 모두 국내외 기준치를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급하게 수정했다.

 "라돈 기준치 초과"···5일 만에 뒤집힌 결론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가 섣부른 판단과 상반된 발표로 불신을 자초했다. 소비자들은 충격을 넘어 경악했다.

원안위는 지난 10일 대진침대 뉴웨스턴슬리퍼 모델에 대해 라돈과 토론(라돈의 동위원소)으로 인한 연간 피폭선량을 평가한 결과, 생활주변 방사선 안전관리법에서 정한 기준치(연간 1mSv 초과 금지) 이하(0.5mSv)인 것을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5일 만에 같은 모델의 연간 피폭선량이 1.94mSv라며 앞선 조사 결과를 뒤집었다.

원안위 발표가 달라진 것은 이번 조사에 매트리스 구성품인 '스펀지'가 추가됐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스펀지 없이 속커버에 대해서만 조사했다.
뉴웨스턴슬리퍼 외에 그린헬스2·네오그린헬스·모젤·벨라루체·웨스턴슬리퍼·네오그린슬리퍼 등 6종에서도 라돈과 토론에 의한 연간 피폭선량이 법에서 정한 기준을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린헬스2의 경우 기준치의 최고 9.35배에 달했다. 라돈은 국제암연구센터(IARC) 지정 1급 발암물질로, 폐암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원안위는 "제품 사용에 따른 실제 피폭량은 개인의 생활패턴이나 환경에 따라 다양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같은 모델을 보유한 가정은 회수 조치가 완료되기 전까지 제품 사용을 중단하고, 별도의 장소에 보관하거나 비닐커버 등을 씌워 보관해 달라"고 밝혔다.

◆ 원안위 1차 발표도 오락가락···하루만에 수정

'라돈 방출' 대진침대의 방사능 농도가 기준치 이하라는 원자력안전위원회의 결정이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문인영 기자 photoiym@gmail.com

원안위는 지난 4일부터 10일까지 대진침대 매트리스 속커버(뉴웨스턴·2016년 제조)를 조사한 후, 방출된 라돈 방사선 피폭수치가 기준치 이하라고 1차 결과를 발표했다. 기준 농도 이상의 라돈이 있다는 무성한 의혹으로 제기된 걱정과는 다른 결론이었다. 라돈은 방사능 물질 중의 하나로 무색, 무취, 무미의 기체로 폐암을 유발시키는 1급 물질이다. 실생활에서 라돈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도록 권고될 정도로 위험한 방사능을 지니고 있다. 이 제품에서 측정한 방사능 농도는 토론(Rn-220)이 624Bq/㎥, 라돈(Rn-222)이 58.5Bq/㎥다. 토론은 라돈의 동위원소다. 반감기가 3.8일인 라돈과 달리 토론의 반감기는 1분 정도이며, 천 한장으로도 투과량을 줄일 수 있어 토론의 양을 규제하는 국가는 없다.

원안위는 이 두 물질의 농도를 사람이 1년에 받는 피폭선량(외부 피폭선량)으로 환산해서 계산했다. 피폭선량은 1년 기준치가 최대 0.15mSv(밀리시버트)로 나타났는데, 이는 생활주변 방사선 안전관리법에 따른 기준(연간 1mSv 초과 금지) 이내라는 것이다.
원안위는 이 기준에 따라 ‘대진침대의 라돈방출량이 기준치 이하’라고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호흡 밀착형' 제품에 대해서는 기준치 자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나며 이내 분위기가 달라졌다. 원안위는 발표 마무리에서 "다만 매트리스에서 방사성 물질이 나오는 만큼, 사람이 매트리스에 엎드려서 자면 호흡기를 통해 몸속이 피폭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라고 밝혔다.
엄재식 원자력안전위원회 사무처장은 "대진침대 매트리스가 국내 안전 기준에 위배되는 게 없다"면서도 "침대와 같은 '호흡 밀착형' 제품의 경우에는 관련 기준을 강화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제도 개선에 대해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원안위는 방출된 방사선 피폭수치가 기준치이하라는 결론을 내리고도 피부에 직접 닿는 침대에서 그외에 피폭될 여지를 인정하면서 혼란을 가중시켰다.

결국 원안위는 1차 발표 하루 만에 수정 자료를 내고 호흡기를 통해 인체 내부로 들어오는 내부 피폭선량도 기준치 이하라고 공식화했다.

◆ 대진침대 집단소송 참여자 크게 늘어

'라돈 방출' 대진침대의 방사능 농도가 기준치 이하라는 원자력안전위원회의 결정이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문인영 기자 photoiym@gmail.com

16일 대진침대 '대진침대 라돈 사건 집단 소송' 인터넷 카페 회원 수는 6500명이 넘어서고 있다. 원안위의 발표가 뒤집힌 만큼 카페 회원 수는 더 늘어날 예정이다. 집단 소송에 참여하는 소비자들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이날 기준으로 600명 이상이 참여 의사를 밝혔고, 원안위의 2차 발표 이후 더욱 격앙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번 소송은 법무법인 태율의 김지예 변호사가 사용자들의 위임장을 받아 진행한다. 대진침대를 상대로 병이 확인되지 않은 사용자들과 구체적인 피폭 현상 발현 내지 진단서 발급이 가능한 사용자들을 구분해 진행된다. 목표로 하는 보상 금액은 적게는 500만원, 많게는 3000만원이다.

김 변호사는 "대진침대에서 나오는 라돈의 피폭량이 국내외 기준치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원자력안전위원회의 발표를 신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원안위 검사는 시료가 적은 데다가 검사 방법이 불투명하고, 원안위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검사 방법을 왜곡할 동기가 충분하다"며 "소송은 계속해서 진행할 것이고, 객관적 자료 등을 통해 충분히 배상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 분노하는 소비자들·노심초사 가구업계

'라돈 방출' 대진침대의 방사능 농도가 기준치 이하라는 원자력안전위원회의 결정이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문인영 기자 photoiym@gmail.com

소비자들은 원안위의 2차 발표 이후 날선 비판을 높이고 있다. 특히 '대진침대 라돈 사건 집단 소송' 네이버 카페를 중심으로 격앙된 목소리가 이어졌다. 한 소비자는 "추가모델과 비슷한 라인이라 알아보니 내가 산 제품이 리콜 대상에 포함되더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다른 소비자는 "아무리 조금이라도 라돈이라니 너무 무섭고 걱정된다"며 불신을 표시했다. 이어 "방사능에 노출되면 책임질 건가요?"라면서 "원안위의 무책임한 발표에 실소를 금치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인터넷에는 라돈 측정기를 사서 직접 측정해보려고 해도 사기도 어렵다는 글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도 침대 관련 문의가 부쩍 늘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주로 환불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 리콜 외 추가 피해 보상을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보상 문의가 많았다"며 "침대에서 라돈이 검출됐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안전성을 묻는 문의도 있었다"고 말했다.

가구업계도 노심초사하고 있다. 음이온 등 기능성을 강조한 침대시장 자체가 크지 않지만, 업계 전체로 불똥이 튈까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숨죽이고 있다.
한 가구업계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침대를 생산하는 가구업체보다 외주 제작 방식으로 생산하는 업체가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기준치 이상이라는 원안위 발표에 따라 침대업계 전반에 불똥이 튈까봐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 대진침대 “리콜 계속 진행하겠다”

한편 1988년 설립된 대진침대는 충남 천안에 있는 직원 27명의 중소 침대 제조업체다. 매출이 2009년 190억원에서 작년에 63억원으로 절반 넘게 줄어드는 등 최근 감소세를 보여왔다. 2015년부터 작년까지 3년 연속 적자를 내면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으며 현재 신용등급은 'CCC' 등급을 받고 있다.

대진침대는 라돈 방출 사건 이후 언론과의 접촉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다만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와 함께 리콜 등의 안내문을 게재하고 있을 뿐이다. 대진침대는 안내문을 통해 "회사의 일부 제품의 리콜사태에 대해 다시 한번 진심으로 송구하게 생각한다면서 문제가 된 제품의 리콜을 계속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원안위의 2차 발표로 확보가 필요한 대진침대 모델은 그린헬스1, 파워그린슬리퍼R 등 17종이다. 관련 모델의 수거에 대한 내용은 원자력안전기술원 홈페이지(www.kins.re.kr)에 공지한다.

양혜원 기자  yhwre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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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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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좋아 2018-06-18 15:53:49

    이 정도 되면 소비자보호원에서 안전한 메트리스 생산업체들 명단을 발표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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