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8.9.19 수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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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1막에 단 한번 등장···짧게 굵게 카리스마 보여 줍니다"라벨라오페라단 '가면무도회'서 점쟁이 울리카 역할..."메조 소프라노의 매력 느껴보세요"
메조소프라노 김소영이 오는 27일 '가면무도회'의 점쟁이 울리카 역할로 '제9회 대한민국 오페라 페스티벌'의 개막식을 활짝 연다. /사진제공=라벨라오페라단

"1막2장에 딱 한번 잠깐 등장하지만 극 전체의 스토리를 암시하는 중요 역할이에요. 짧게, 굵게 에너지를 쏟아 붓고는 바로 사라집니다. 하지만 그 카리스마는 공연이 끝날때까지 무대에 그대로 남아있죠. 정말 탐나는 배역인데 드디어 꿈을 이루었습니다."

메조소프라노 김소영이 라벨라오페라단과 함께 오는 27일 '제9회 대한민국 오페라 페스티벌'의 개막식을 활짝 연다. 

김소영은 베르디 오페라 중 최고 역작으로 꼽히는 '가면무도회'에서 오랫동안 흠모해온 점쟁이 울리카 배역을 맡았다. 언제쯤 울리카로 변신할까 늘 기대했던 까닭에 설레는 마음은 그대로 드러났다. 

미국의 전설적인 콘트라 알토 메리언 앤더슨이 흑인으로서 세계 최초로 오페라 무대에 오르게 한 역할로도 유명한 울리카는 1막 2장에 잠깐 등장하지만 극 전체의 스토리를 암시하는 중요한 인물이다. 

특히 베르디의 모든 오페라 중에서 여성으로는 가장 낮은 목소리가 필요한 역할이기 때문에 국내 최고의 저음 가수로 정평이 난 김소영에게 안성맞춤 배역이다. 

지난 5일 저녁 서울 서초동의 라벨라오페라단 회의실에서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가면무도회' 울리카 역할을 드디어 맡게 됐네요.

"기분 좋습니다. '가면무도회'는 이번이 첫 무대입니다. 사실 제가 메조소프라노면서도 콘트라 알토에 가까운 소리에요. 그래서 독일에 있을 때도 브라운슈바이크 극장에서 바그너 전문 가수로 활동했어요. '가면무도회'는 굉장히 하고 싶었던 작품이었는데 지금까지 희한하게 기회가 닿지를 않았죠. 이번에 처음으로 하게 돼서 영광이고 라벨라오페라단을 비롯한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많은 유명 메조소프라노들이 울리카 역을 맡았는데 김소영만의 어떤 스타일을 보여주고 싶은지.

"역대 울리카들의 모든 자료를 살펴보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많은 분들이 굳이 어떤 큰 액션을하려고 하지 않더라고요. 딱 서서 그냥 카리스마 있게 노래에 집중하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저는 현재 표정, 연기, 몸짓 등을 계속해서 연구하고 또 연출가와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실제 무대에서 어떻게 표현하는게 좋을지 조율하고 있어요. 울리카 역할 자체가 사실 점술가·점쟁이에 아리아 가사도 “어둠의 왕이여, 내려오소서!”하면서 음침하고 어둡지만 음역대가 저랑 잘 맞아서 아주 즐겁게 연습하고 있어요."

-그런 어두운 역할을 하는 동안에는 마음이 힘들거나 본인의 실생활에 실제 영향을 받지는 않는지.

"어느 정도는 받아요. 예전에 했던 '메디엄'이라는 작품에서도 가짜 주술가 역을 한 적이 있어요. 그 때는 특히 그 역할에 빙의해서 연기했고 보신 분들이 “너무 소름 끼쳤다”하는 평을 많이 주셨어요. 개인적으로 기독교 신앙인이지만 무대에서 만큼은 김소영이 아닌 그 역할에 완전히 몰입합니다. '메디엄' 때는 심적으로 잠깐 힘들기도 했어요. 역할에 너무 빠져서."

메조소프라노 김소영이 오는 27일 '가면무도회'의 점쟁이 울리카 역할로 '제9회 대한민국 오페라 페스티벌'의 개막식을 활짝 연다. /사진제공=라벨라오페라단

-지난 2013년 라벨라오페라단과 '일 트로바토레' 무대에서 아주체나 역으로 함께했는데, 음산하고 카리스마 있는 두 캐릭터가 닮은 듯 다른 것 같다. 메조소프라노에게 베르디 오페라의 매력을 말해 준다면.

"대부분의 베르디 오페라는 서곡부터 웅장하고 화려한게 특징이죠. '일 트로바토레'의 아주체나는 거의 주역이나 다름없는 배역인데, 그 기회를 라벨라오페라단에서 주셔서 2013년은 정말 행복했습니다. 이번 '가면무도회' 울리카의 경우 1막에만 잠깐 나오지만 전체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역할이기 때문에 너무 만족하며 지금 열공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베르디의 메조소프라노 배역이 집시와 점술가 등 음산하고 어두운 역할이지만 극에 굉장히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는 만큼 거기에 맞게 즐겁고 재미있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번 '가면무도회' 프로덕션과 출연자들과의 호흡은 어떤지.

"너무 좋아요. 개인적인 이야기를 좀 하자면, 사실 이회수 연출가는 상당히 예민하고 까다로워 함께하는 가수들이 힘들어 한다는 소리를 들었어요. 물론 저는 이미 예전에 '안드레아 셰니에'도 같이 했기 때문에 정말 전혀 안그렇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이야기도 너무 잘 통하고 의견 조율도 잘 되고요. 특히 이번 울리카 역할은 '작은 연기'도 좀 들어가고 해서 연출가와 이야기를 하면 이 분이 정말 많은 공부를 해 온것을 느껴요. 모든 연출가들이 그렇게 깊게 공부를 다 해오지는 않아요. 음악은 음악대로 가사는 가사대로 모든 캐릭터의 분석이나 몸짓 하나까지 완벽하게 공부를 해 오셔서 정말 놀랐고 많은 것을 느꼈어요. 또 한 분 자랑하고 싶은 분이 장은혜 부지휘자에요. 장 선생님은 10여 년 전에 제가 유학 다녀오자마자 피아니스트로 만났죠. 그 후 이번 작품에서 지휘하는 모습으로 재회했는데 이 분 또한 공부를 너무 완벽하게 해오시고 모든 지휘자가 할 수 없는 큐사인을 암보로 다 하시고요. 이런 훌륭한 연출가와 지휘자와 함께 작품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너무너무 만족감과 감사함을 느끼고 있어요."

-관객들에게 '가면무도회' 감상 포인트를 짚어 준다면.

"감상 포인트 하나를 꼽는 게 너무 어렵지만 사실 '가면무도회' 스토리가 자칫하면 삼각관계의 불륜 스토리로 국한될 수 있잖아요. 리카르도와 아멜리아의 사랑이 단순한 불륜의 사랑으로 끝맺음이 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것을 어떻게 관객들에게 설명할지는 저 스스로도 계속하고 있는 공부입니다. 리카르도와 아멜리아는 마음을 다해 진실한 사랑을 했고, 리카르도는 죽기 전에 아멜리아를 레나토에게 보내며 그 사랑을 보내기로 한거잖아요. 관객들이 그렇게 아름다운 사랑으로 승화했으면 좋겠어요. ‘불륜의 사랑을 하다 칼에 찔려 죽었다’ 이렇게만 남지 않기를 바라요. 음악도 너무 아름답죠."

메조소프라노 김소영이 오는 27일 '가면무도회'의 점쟁이 울리카 역할로 '제9회 대한민국 오페라 페스티벌'의 개막식을 활짝 연다. /사진제공=라벨라오페라단

-이미 많은 것을 이룬 성악가로서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 또는 목표가 있다면.

"사실 거의 다 했어요. 정말 '카르멘'을 비롯해서 제 음역대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지금까지 하나 남아있는 숙제가 '가면무도회' 였어요. 제 오페라 인생에서 가장 하고 싶었던, 20대 때부터 가장 하고 싶었던 역할이 '가면무도회', 그 다음이 '일 트로바토레' 였습니다. 그 두 작품을 라벨라오페라단과 함께하는 인연을 갖게 되었네요. 사실 메조소프라노라면 '카르멘'을 가장 하고 싶은 작품으로 대부분 꼽을 거예요. 하지만 저는 비록 1막에 한번 나오지만 짧게 굵게 그 어마어마한 에너지로 극 전체에 큰 비중을 차지하며 모든 줄거리를 이끌어 나가는 이 울리카 역에 큰 매력을 느껴왔죠. 소리 자체도 가장 낮은 저음부터 고음까지 섭렵해야하기 때문에 가벼운 메조소프라노는 할 수 없는 역할이기도 하고요."

-끝으로 이번 '가면무도회' 공연에 대한 기대와 각오가 있다면.

"열심히 하자는 것이 제 각오입니다. 지금 함께하는 스태프를 비롯한 모든 출연자들이 협력해서 잘 이루어 나가가고 있어요. 남은 기간 동안 충분히 그리고 열심히 연습해서 완성도 있는 작품을 올리고 싶습니다. 연습은 정직한 것이고 연습만이 훌륭한 작품을 표현해 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믿고 보는’ 라벨라오페라단이지만 이번에는 더욱 더 모든 출연자들이 연구하고 최대한 연습해서 훌륭한 작품을 선사할 겁니다. 많이 오셔서 함께 해 주세요."

라벨라오페라단의 '가면무도회'는 오는 27일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개막공연을 시작으로 28일(토) 오후 3시·7시 30분과 29일(일) 오후 4시 등 3일간 4회 공연을 한다.  

민병무 기자  joshuamin@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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