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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악~" 비명 지르자 경광등이 삐요삐요···지하철 여자화장실 더 안전해진다5호선 10개역에 '이상음원 감지기' '비상벨SOS 터치패드' 등 설치 성범죄 예방
23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구청역 5호선 여자화장실 앞에 안전한 화장실 안내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다. /문인영 기자 photoiym@gmail.com

"으악~" 20대 회사원 이정혜씨가 여자 화장실에 몰래 숨어있는 남자를 발견하곤 비명을 질렀다. 화장실 위쪽에 달려 있는 '이상음원 감지기'가 이 소리에 즉각 반응하면서, 화장실 입구 경광등이 번쩍거리며 "삐요 삐요" 요란하게 울린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화장실 안에 위급한 상황이 발생했다는 것을 자동으로 알려준다. 
세면대 옆 '비상벨SOS 터치패드'도 마찬가지다. 살짝 1초만 대고 있어도 직원과 곧바로 연결되는 스피커폰 역할을 한다. "네, 영등포구청역입니다." "도와주세요. 안에 이상한 사람이 있어요" "네, 지금 출동합니다. 잠시만 기다리세요." 직원이 곧바로 현장으로 달려간다.
이게 끝이 아니다. 이상음원 감지기와 비상벨 터치패드가 작동하면 동시에 지하철역 근무 직원의 휴대전화에 '비상벨 경보발생'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위급상황 발생장소와 시간이 뜬다. 지하철역 직원 모두가 긴급 대기조 역할을 하는 셈이다. 

여성들은 앞으로 이런 시스템 덕에 서울 지하철 화장실을 더욱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여자 화장실은 지하철 성범죄의 주요 발생 장소였지만 개인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범죄예방 CCTV를 설치 할 수 없었다.

서울교통공사는 KT와 손을 잡고 이런 문제를 한번에 해결했다. 여자 화장실의 비명을 감지해 실시간으로 긴급 상황을 알려주는 세이프 메이트(Safe Mate) 시스템을 설치한 것.

이상음원 감지기와 비상벨SOS 터치패드 등이 '든든한 여성 지킴이' 역할을 한다. 위기에 처한 여성이 별도의 신고 없이 소리만 질러도 화장실 내 상황을 역무원에게 알릴 수 있게 되어 편리해졌다.

서울교통공사는 우선 5호선 방화, 을지로4가, 군자, 영등포구청, 광화문, 왕십리, 장한평, 상일동, 우장산, 마천 등 10개역 여자 화장실에 세이프 메이트를 설치했다고 23일 밝혔다.

현재는 비명이 감지되면 화장실 입구 경광등이 울리고 역 직원의 휴대전화로 연락이 간다. 추후 경찰서로 사고 상황을 전송하는 시스템도 구축할 예정이다.

서울교통공사는 오는 27일 언론매체를 대상으로 시연회를 열어 실효성을 점검한 뒤 확대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당연히 안전을 강화하는 측면에서 설치했다"면서 "범죄를 적발하기 보다는 예방하는 차원에서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도와주세요 또는 살려주세요라고 외치는 것보다 으악 비명을 지르는게 소리를 더 잘 감지한다"고 설명했다.

23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구청역 5호선 여자화장실에 손으로 터치하는 비상벨이 설치되어 있다. /문인영 기자 photoiym@gmail.com
23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구청역 5호선 여자화장실에 이상음원 감지기가 설치되어 있다. /문인영 기자 photoiym@gmail.com

여성 안심 화장실뿐만 아니라 서울 지하철이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업그레이드' 된다.

​​​​​​광화문·왕십리·장한평역에는 실시간으로 공기 질을 분석할 수 있는 장치가 부착됐다.

KT의 '공기 질 관리 솔루션(GiGA IoT Air Map)'이 적용된 이 장치는 역사 내 초미세먼지는 물론 미세먼지, 이산화탄소, 온도, 습도, 소음까지 측정한다.

관제센터에서는 공기 질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확인해 역 환기시스템 운영 시간과 횟수를 조절할 수 있다.

23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구청역 5호선 여자화장실에 손으로 터치하는 비상벨이 설치되어 있다. /문인영 기자 photoiym@gmail.com

광화문·천호역과 고덕 차량기지에는 지능형 CCTV와 사물인터넷(IoT) 기반 관제시스템이 설치됐다.

지능형 CCTV는 외부인의 무단 침입을 감지해 인근 역무실과 종합관제센터로 영상을 전송하는 기능이 있다. 이를 이용하면 출입금지 구역에 누군가 들어갔을 때 바로 감지할 수 있다. 역사의 혼잡도 파악에도 용이하다.

5호선 역에 전력을 공급하는 14개 변전소에는 '기가 에너지 매니저'를 설치해 전력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분석한다.

23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구청역 5호선 여자화장실 앞에 안전한 화장실 안내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다. /문인영 기자 photoiym@gmail.com

서울교통공사 김태호 사장은 "정보통신기술 기반의 시스템을 시범 설치해 실효성이 검증될 경우 전역으로 확대 설치할 예정이다"라며 "혁신 기술을 지하철에 적용해 보다 안전하고 깨끗한 교통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KT 경영지원부분장 구현모 사장은 "시민의 건강과 안전을 개선을 체감할 수 있는 시민 밀착형 서비스, 그리고 서울교통공사의 운용 관리 편의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문인영 기자  photoiym@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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