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8.12.13 목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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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9시간30분 조사 받은 뒤에는 "김지은씨에 미안하다"검찰 일단 새벽에 귀가조치 곧 추가조사...성폭행 피해자 김씨도 23시간30분 조사후 돌아가
수행비서 성폭행 의혹을 받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9일 오후 검찰조사를 받기위해 마포구 서울서부지방검찰청에 자진 출석하고 있다. 지난 5일 오후 4시 이후 행방이 묘연했던 안 전 지사는 이날 잠적 97시간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나를 지지하고 나를 위해 열심히 했던 내 참모였다. 미안하다. 그 마음의 상실감과 배신감, 다 미안하다."

비서를 성폭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잠적 나흘 만에 검찰에 자진 출석해 9시간 30분에 걸친 조사를 받고 귀가하면서 피해자 김지은씨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안 전 지사는 검찰에 출석하면서는 "국민 여러분께, 도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 올린다"며 "제 아내와 아이들, 가족에게 너무 미안하다"고 말했고, 정작 피해자 김씨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 안희정 "나를 위해 열심히 일했던 참모였다. 그 마음의 상실감과 배신감, 다 미안하다"

수행비서 성폭행 의혹을 받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9일 오후 검찰조사를 받기위해 마포구 서울서부지방검찰청에 자진 출석하고 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서울서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오정희 부장검사)는 9일 오후 5시께 자진 출석한 안 전 지사에 대한 피의자 조사를 진행한 뒤 10일 새벽 2시 30분께 집으로 돌려보냈다.

안 전 지사는 조사에서 혐의를 인정했는지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앞으로 검찰 조사에서 제가 가지고 있던 객관적인 사실에 대해 사실대로 말하겠다. 모욕감과 배신감을 느꼈을 많은 분께 정말로 죄송하다"고 답했다.

혐의를 인정하는지 재차 묻자 안 전 지사는 "앞으로 검찰 수사와 진행 과정에서 계속 이야기될 것이다"라며 말을 아꼈다.

안 전 지사는 또 성폭행 피해를 폭로한 정무비서 김지은씨에 대해 "나를 지지하고 나를 위해 열심히 했던 내 참모였다. 미안하다. 그 마음의 상실감과 배신감, 다 미안하다"고 말했다.

자진 출석한 배경을 묻자 안 전 지사는 "(검찰의) 소환을 기다렸습니다만 견딜 수가 없게…"라며 말을 흐린 뒤 미리 준비한 흰 K5 차에 올라 자리를 떠났다.

검찰은 이날 안 전 지사를 상대로 고소가 접수된 성폭행 의혹을 둘러싼 사실관계와 경위, 입장 등을 확인했다.

수행비서 성폭행 의혹을 받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9일 오후 검찰조사를 받기위해 마포구 서울서부지방검찰청에 자진 출석하고 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검찰은 안 전 지사를 추후 재소환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안 전 지사는 당연히 추가 조사가 이뤄질 것이다"라며 "아직 일정을 정하지 않았고, 일러도 주말 중에는 어려울 것이다"라고 말했다.

안 전 지사는 지난해 6월부터 8개월 동안 김씨를 총 4차례 성폭행한 혐의(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위계 등 간음)로 고소됐다. 자신이 설립한 싱크탱크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여직원을 수차례 성폭행·성추행했다는 의혹도 불거진 상태다.

김씨가 방송에서 성폭행 피해를 폭로한 후 자취를 감췄던 안 전 지사는 8일 오후 3시 충남도청에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예고했다가 "검찰에 출석해 수사에 협조하는 것이 우선이다"라며 돌연 취소했다.

회견을 취소하면서 "검찰은 한시라도 나를 빨리 소환해달라"고 했던 그는 이날 오후 검찰에 자진 출석했다.

◆ '성폭행 피해' 김지은씨 23시간30분 밤샘조사 후 귀가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김지은씨의 변호인단 장윤정 변호사(왼쪽)와 정혜선 변호사가 10일 오전 서울서부지검에서 김씨의 고소인 조사가 끝난 뒤 검찰 청사를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안 전 지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김씨도 검찰에서 23시간 30분에 걸친 고소인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검찰은 김씨를 9일 오전 10시께 불러 고소인 조사를 진행한 뒤 10일 오전 9시30분께 집으로 돌려보냈다.

김씨의 고소 대리인 정혜선 변호사는 조사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김씨가 피해 사실을 기억에 있는 대로 차분하게 사실대로 진술했다. 검찰이 철저하고 엄정하게 수사해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피해자를 향한 악의적 소문과 허위사실, 사적 정보가 유포되고 있다. 이는 2차 피해인 만큼 하지 않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안 전 지사의 자진출석에 대해 정 변호사는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었지만 피해자(김씨)가 담담하게 진술했다"고 말했다. 안 전 지사의 출석으로 조사가 잠시 중단된 데 대해서도 "(김씨가) 충분한 휴식 시간을 갖고 잘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청사 정문을 통해 귀가한 대리인들과 달리 김씨는 신변 노출을 피하기 위해 따로 청사를 빠져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날 김씨가 폭로한 성폭행 피해를 둘러싼 사실관계와 경위, 입장 등을 확인했다. 이와 함께 김씨의 진술 내용을 토대로 주말에도 김씨와 안 전 지사 주변인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자세한 사실관계를 확인할 계획이다. 

검찰은 피해자 의사와 관할, 신속한 수사 필요성을 고려해 사건을 직접 수사하기로 하고 김씨에 의해 성폭행 장소로 지목된 서울 마포구 한 오피스텔을 3차례 압수수색하고 안 전 지사의 출국을 금지하는 등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민병무 기자  joshuamin@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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