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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장길 칼럼] 평창올림픽 이후 복잡해질 한반도 정세
  • 송장길(언론인·수필가)
  • 승인 2018.02.12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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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전용기를 타고 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 KTX를 타고 평창으로 가기위해 이동하고 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북한이 남한에 제의한 정상회담이 뜨거운 감자가 되면서 한반도 안보는 검은 구름 속으로 들어섰다. 김여정 특사가 전달한 김정은 북한 정무위원장의 평양 초청에 문재인 대통령이 “여건”을 전제로 걸어 응답하므로서 험난한 숙제를 안겼기 때문이다. “여건을 만들어서 성사되도록 하자”는 대통령의 반응은 북핵이라는 난제의 해법을 찾자는 의미다. “성사”에 방점을 두면 회담에의 의지가 읽히지만, “여건”을 들여다 보면 만만치 않은 벽이 보인다. 여건의 핵심인 북핵은 한국과 미국에게 무서운 파괴력의  안보적 위협이고, 북한은 물러서지 않으려고 완강하게 진을 치고 있어서 양측에게 사활을 거는 문제다.  

북한이 회담 자체를 고집스럽게 저울질하던 과거와 달리 정상회담을 선뜻 제시하고 나온 것은 미국의 압박과 제재에 못견디고 이이제이(以夷制夷) 식으로 남한을 공략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핵의 포기가 전제되지 않는 한 대화 자체를 거부해 왔고, 한국은 대화로 풀자는 유연한 입장을 견지해 왔기 때문이다. 미국은 평창 올림픽에 북한이 참여하는 데에도 펜스 부통령의 방한 중 북한대표를 철저히 무시한 태도에서 보였듯이 냉랭하다. 한국정부와 북핵에의 접근방식이 차이가 있음을 분명히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와 트럼프 정부 사이의 이러한 입장차이는 남북정상회담의 성사에도 가장 큰 현안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의 성향으로 봐서는 한국정부는 일단 만나서 해법을 찾자고 설득하겠지만, 미국 정부는 북의 위험한 노림수라는 강경 노선을 견지할 것이다. 문재인 정부에는 자주파의 입김이 센 만큼 가까운 시일 안에 답방 형식의 특사 파견은 예상된다. 핵 개발의 동결과 한미군사훈련의 연기라는 쌍중단을 얻어올지 모른다. 그러나 미국은 그 정도의 협상안에 만족하지 않을 것이며, 자국의 안보와 세계지도국의 견지에서 핵의 완전 폐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일 백악관에 탈북자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평창 이후는 아무도 모른다”는 함축적인 말을 세계에 던졌다. 그리고 펜스 부통령과 메티스 국방장관, 던퍼드 합참의장 등의 강경한 발언이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아무도 모른다는 언급의 함의는 실낱 같은 타결의 여지와 강경한 제재라는 두 가지 의미가 담겨져  있다. 타결은 북한이 핵을 완전히 포기하는 것을 뜻하는데, 미국도 쉽지 않은 선택임을 알고 있을 것이다. 강한 압박은 두 가지 카드밖에 남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 하나는 해상봉쇄와 함께 2차 규제(Secondary Boycott)을 바짝 조여서 북한과 교역하는 제3국의 정부와 은행, 기업을 전면적으로 차단해서 북의 경제를 고갈시키는 것이다. 김정일 생존 당시 마카오 은행, BDA에 대한 제재를 북한은 매우 고통스러워했다는 후문이다. 

다른 하나는 군사적인 시위와 선제공격이다. 트럼프 행정부는그 전 정권과는 다르고, 반드시 해결하겠다며 선제공격 가능성을 띄우면서 북한을 계속 압박해 왔다. 한미군사훈련도 4월부터 재개할 예정이다. 그 정도의 압박으로 북한이 항복하지 않았어도 무력행사에 대한 국내외 여론의 지지도를 높이는 효과는 계산됐을 것이다. 최근에 북한의 인권상황을 집중적으로 들추는 이유도 일종의 여론전이다. 힘의 사용에 명분을 얻기 위함이다. 

북한의 핵기지를 때려 혼을 내주는 코피(Bloody Nose) 전략이 보도되고 있지만, 미국이 실력을 행사한다면 그보다 훨씬 더 강력할 것이다. 전면전까지는 아니라도  주민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도 북한군의 지휘를 마비시키는 신경마비(Neuroparalysis) 전략 정도는 돼야 남한의 피해까지 막을 수 있다. 속전속결로 대항할 수 없도록 무력화시킨다는 전략이 훈련과정에서 감지된다. 최근에 미국이 한반도에 전개해서 보여준 첨단무기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여겨진다.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지휘부의 언급으로 미루어보면 작전계획은 이미 세워져 있다. 미해군 태평양 사령부 전직 지휘관은 15분 내에 북한군을 완전 제압할 수 있다고 장담한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여정 특사에게 “미국과의 대화에 적극 나서달라”고 요청한 것은 비핵화를 간접적으로 요구한 것이다. 미국은 비핵화를 전제로 하지 않는 한 대화는 없다고 누누히 밝히고 있어서 대화의 선택지가 없기 때문이다. 북한이 협상에 나온다면 남북군사훈련은 물론, 주한미군의 철수와 미·북 간의 평화협정, 그리고 몇 십조의 배상을 요구할 것이 뻔하다. 북한이 비핵화를 받아들여 IAEA, 국제원자력기구의 감시 아래 핵 폐기가 이뤄질 수 있다면 정상회담 뿐 아니라 미·북협상도 급진전할 것이다. 다만 주한미군의 철수는 한국의 안보와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정책상 타협이 불가한 사항이다.

북한 정권이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한국측에 파격적으로 유화책을 들고나온 배경이 내부의 견디기 힘든 빈곤과 위기의식이라면 실낱같던 평화적인 타협이 가능하겠다는 기대를 아주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들이 핵을 포기하고 국제사회에 복귀하겠다고 발상의 전환을 결정했는지는 알 수 없다. 또한 그들의 판을 뒤엎는 위약의 행태에 대한 경계심이 여전히 높게 퍼져 있음도 엄연한 사실이다.

송장길(언론인·수필가)  womaneconomy@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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