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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지도 않았는데 3000억 손실 발생···호반건설 '대우건설 인수' 변수 돌출인수가격 협상 영향 미칠 듯…해외 추가 부실 가능성도 배제 못해
대우건설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호반건설은 지난해 3분기까지 실적만 파악한 상태에서 단독 응찰했으나 미처 알지 못했던 손실이 돌출하면서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사진은 대우건설 사옥의  직원 모습. /여성경제신문 자료사진

대우건설이 지난해 해외현장에서 대규모 손실을 냈던 문제가 매각 작업에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대우건설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호반건설은 지난해 3분기까지 실적만 파악한 상태에서 단독 응찰했으나 미처 알지 못했던 손실이 돌출하면서 7일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올해 초 모로코 사피 복합화력발전소 현장에서 장기 주문 제작한 기자재에 문제가 생긴 것을 발견하고 재제작에 들어가며 작년 4분기 실적에 3000억원의 잠재 손실을 반영했다.

이에 따라 70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됐던 지난해 영업이익도 4373억원으로 축소됐다.

2010년 산업은행 체제에 들어간 이후 최대 수익과 최대 매출 실적이라는 회사의 설명도 빛이 바래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 같은 해외현장의 손실이 모로코 한 곳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대우건설은 현재 카타르, 오만, 인도, 나이지리아, 베트남,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싱가포르 등지에서 해외사업을 진행 중이다. 대우건설은 "현재까지 해외에서 추가로 예상되는 잠재부실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외현장에는 돌발 상황들이 늘 잠재해 있고 많은 건설사들이 사전 예고없이 해외 부실을 순차적으로 반영해왔던 점을 감안하면, 대우건설도 추가 부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실제 대우건설의 모로코 사피 발전소의 경우 지난해 3분기에도 23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바 있다.

최근 대우건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보고 받은 호반건설은 당혹해 하고 있다. 호반건설은 대우건설의 예비실사 과정에서 3분기까지의 실적만으로 인수 여부를 판단했기 때문이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아직 이와 관련해 공식적인 회사 입장은 없지만 본실사와 가격 협상을 앞두고 예상치 못한 변수가 나타난 것은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해외사업 경험이 없는 호반건설은 대우건설의 해외 부실을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호반건설은 지난해 3분기까지 실적만 파악한 상태에서 단독 응찰했으나 미처 알지 못했던 손실이 돌출하면서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서울 종로구 대우건설 본사의 모습. /여성경제신문 자료사진

대우건설의 4분기 해외 적자에 대해서는 산업은행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이번 매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고려되지 않은 돌발 변수임을 인정한 셈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대우건설이 최근 모로코 현장의 시운전 과정에서 부실을 인지했고, 작년에 진행된 사업이라 4분기 실적에 손실을 반영한 것으로 어제 보고받았다"며 "매각주간사나 호반건설도 3분기 실적 기준으로 (인수가치를) 판단했으며 모로코는 돌발 상황이라 고려치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건설업계는 대우건설의 해외 적자가 인수 양해각서 체결과 본실사, 가격협상 등을 앞두고 있는 이 회사의 매각에 적잖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호반건설과 산업은행 간 가격 협상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호반건설은 대우건설 본입찰에 단독 입찰하면서 지분 50.75%를 1조62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번 모로코 적자와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해외현장 등의 잠재 부실을 감안해 가격 인하를 요구할 수 있다.

산업은행과 호반건설은 대우건설의 사후 부실 발생에 대비해 사전에 정한 인수제안가 대비 가격조정폭을 3% 이내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의 수천억원대 잠재 부실에 대해 호반건설이 인수 제안가를 깎을 수 있는 범위는 480억원 안팎인 셈이다.

호반건설은 산업은행에 당장 지불해야 하는 지분 40%에 대한 대금 1조3000억원 가운데 6000억원 가량을 시중은행 등의 인수금융을 통해 조달할 예정이다.

만약 본실사 과정에서 대우건설의 해외 부실이 더 늘어날 경우 인수자금 조달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과거 금호타이어 등의 전례로 볼 때 호반건설과 산업은행의 가격 협상이 지연되거나 상호 이견으로 협상이 난관에 봉착할 경우 호반건설의 인수가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우건설이 올해 초 인지한 해외 부실을 작년 4분기 실적에 반영한 것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대우건설 노조를 비롯한 임직원들이 호반건설로의 매각을 탐탁치 않게 생각해 매각 후인 올해 1분기에 반영해도 될 손실을 의도적으로 작년 실적에 선반영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대우건설은 "2016년부터 수주산업 회계규정이 바뀌면서 부실을 해당 회기연도에 곧바로 반영하는 것이 맞는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양혜원 기자  moneyss@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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