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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년 왕국' 향한 손정의 33조원 베팅···우정과 배신의 드라마틱한 승부서울문화사 '손정의 300년 왕국의 야망' 출간...천재 사업가의 알려지지 않은 스토리 가득
6일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를 찾은 한 고객이 판매대에 진열된 '손정의 300년 왕국의 야망'을 살펴보고 있다. /문인영 기자 photoiym@gmail.com
6일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를 찾은 한 고객이 판매대에 진열된 '손정의 300년 왕국의 야망'을 살펴보고 있다. /문인영 기자 photoiym@gmail.com

'손정의 300년 왕국의 야망'은 그동안 한번도 밝히지 않았던 손정의의 도전을 한편의 드라마를 보듯 흥미진진하게 풀어 놓았다. 600쪽 두꺼운 분량에도 지루할 틈이 없다. 술술술 읽힌다. 

소프트뱅크가 영국의 암 홀딩스를 약 33조원이라는 거액을 들여 인수하면서 그의 '모험'이 또한번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암은 반도체 칩 설계회사로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컴퓨터 산업의 플랫폼이긴 했지만, 일반인에게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회사였다. 더욱이 내로라 하는 기업가들조차 그 회사의 가치를 충분히 알고 과감하게 투자할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손정의는 엄청난 베팅을 한 것이다. '손정의 300년 왕국의 야망'(서울문화사 출간, 스기모토 다카시 지음·유윤한 옮김, 2만5000원)에서는 손정의와 그의 동지들이 암을 인수하기 위한 과정이 무척 흥미롭게 묘사된다. 

분명 손정의라는 기업가는 세계 어디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아주 독특한 경영자다. 하지만 아무리 천재 경영자라 해도 결코 혼자의 힘으로 오늘날의 손정의가 될 수는 없었다. 그가 지금의 소프트뱅크를 키워올 수 있었던 이유 그리고 300년 야망을 꿈꿀 수 있는 이유 역시 그를 둘러싸고 있는 수많은 동지들 덕분이었다. 이 책에서는 바로 손정의와 그의 동지들이 이루어내는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상세히 소개한다.

이 책은 무엇보다 손정의가 얼마나 인공지능, 로봇, 사물인터넷으로 하나 되는 지구촌 건설을 꿈꾸는지, 세계적인 차량공유업체에 막대한 투자와 기회를 통해 그가 얼마나 미래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자세히 설명한다. 

암을 인수한 소프트뱅크는 통신에 치중한 과거 사업 모델을 버리고 종합 인터넷 기업이 되겠다는 야망을 ‘300년 왕국’이라는 비전에 담아내고 있다. 

300년 앞을 먼저 내다볼 수 있는 지혜와 단 10분의 면담으로 450억 달러 투자를 받아낼 수 있는 재능은 그가 얼마나 흔들리지 않는 초심을 가지고 뚝심으로 밀어붙이는 사업가인지를 엿보게 하는 단면이다. 

손정의에게 ‘300년 왕국’이란 허풍이 아니라, 300년 정도는 내다볼 수 있어야 오래도록 번영하는 사업을 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그의 진심 어린 300년 왕국을 향한 도전과 야망에 대한 이야기는 이 책을 단숨에 흥미롭게 읽히게 하는 이유다.

6일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를 찾은 한 고객이 판매대에 진열된 '손정의 300년 왕국의 야망'을 살펴보고 있다. /문인영 기자 photoiym@gmail.com
6일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를 찾은 한 고객이 판매대에 진열된 '손정의 300년 왕국의 야망'을 살펴보고 있다. /문인영 기자 photoiym@gmail.com

'손정의 300년 왕국의 야망'은 손정의가 사사키의 백수(白壽) 기념파티를 찾아가는 것으로 시작된다. 샤프의 전 상무였던 사사키는 그가 사업가의 길에 들어서도록 종잣돈을 마련해준 평생의 은인이다. 사사키가 눈빛부터 남달랐던 청년 손정의에게 투자할 수밖에 없었던 사연을 들려준다. 비범한 사람이나 그것을 알아봐주는 또 다른 비범한 사람이나 모두 소중한 만남을 지나치지 않았기에 새로운 역사가 탄생할 수 있었다.

제1장에서는 리먼 쇼크 때 자산이 100분의 1로 줄어든 손정의가 일본을 초고속 인터넷 선진국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다시 일어선 이후부터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다른 책이나 기사를 통해 이미 알려진 어린 시절이나 소프트뱅크의 설립 이야기는 훨씬 뒤에 나오는데, 이는 이 책을 더욱 흥미롭게 하는 구성이다. 이미 알고 있는 손정의 이야기가 아닌 평소 궁금해 하던 최근 이야기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책 속으로 빨려들게 만든다. 

최근 암을 거액에 인수한 이유와 과정, 암이란 기업에 대한 분석이 흥미로운 이야기를 통해 펼쳐진다. 또한 후계자로 정했던 아로라를 내치는 자세한 내막도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공개한다.

6일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를 찾은 한 고객이 판매대에 진열된 '손정의 300년 왕국의 야망'을 살펴보고 있다. /문인영 기자 photoiym@gmail.com
6일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를 찾은 한 고객이 판매대에 진열된 '손정의 300년 왕국의 야망'을 살펴보고 있다. /문인영 기자 photoiym@gmail.com

제2장에서는 암을 인수하기 이전부터 300년 왕국이란 사업계획을 세우게 된 이야기가 펼쳐진다. 트위터와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활용하는 과정이 돋보인다. 이 모든 이벤트를 기획했던 아사노를 스카우트해 오는 과정뿐만 아니라, 그 외 측근을 스카우트하고 기업을 매수해 계열사를 늘려나가는 이야기 역시 흥미롭다.

제3장부터 제11장까지는 캘리포니아대학교를 졸업한 손정의가 일본으로 돌아와 유니슨월드라는 기획 회사를 차린 뒤 자신의 생명을 위협하는 지병과 내부 배신을 이겨내고, 일본 최대 기업으로 만들기까지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일본이 경제 위기와 후쿠시마 원전 폭발이라는 대재앙을 겪을 때 사장직에서 물러나려 했던 것이나 브로드밴드 기업에 진출할 때 NTT의 벽에 가로막히자 분신하려 했던 것은 그동안 잘 공개되지 않았던 부분인데 이 책에서는 아주 자세하게 나온다.

마지막으로 사물인터넷과 로봇 개발로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정보혁명의 편리함을 선물하려는손정의 300년 왕국의 현주소와 사업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매정한 사람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미국으로 떠났던 출발점을 되짚어보는 것으로 이 책은 마무리되고 있다.

좋은 책을 읽고 나면 안목이 넓어지듯 이 사람, 손정의를 알고 나면 ‘인생에 대한 통찰력’을 얻게 된다. 손정의라는 천재 기업가의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수많은 조력자들, 배신자들의 이야기는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람들의 인생이기도 하다. 또한 정보혁명을 이루려는 천재 사업가들 즉 손정의,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등의 얽히고설킨 인연들이 자세히 밝혀지고, 그 측근들의 우정과 배신이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 과정 속에서 여전히 진행 중인 손정의의 도전을 통해 미래를 보는 눈과 용기를 배울 수 있게 되며, 앞으로 경제를 이끌어갈 산업의 축이 어디로 옮겨지고 있는지도 깨닫게 만든다.

 

민병무 기자  joshuamin@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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