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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단녀 '감' 잡아주고 독박육아녀 '힘' 덜어주는 엄마들의 따뜻한 라디오'맘스라디오' 김태은 대표 "엄마들 목소리 오롯이 담은 콘텐츠 활성화 힘쓸 것"
'맘스라디오' 김태은 대표(가운데)가 9일 경기도 일산에서 ‘부자 엄마 되기 프로젝트’ 팀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양문숙 기자photoyms@seoulmedia.co.kr

“출산을 하고 문득 ‘엄마들을 위한 콘텐츠는 없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육아에 대해 궁금한 점은 많은데 필요한 정보를 나눌 수 있는 채널이 정말 많이 부족하더라고요. 특히 맘카페 등은 모바일에 한정되어 있어 소통도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전문가가 아닌 엄마들이 가지고 있는 육아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지혜를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는 콘텐츠 플랫폼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9일 '맘스라디오' 탄생 스토리를 이야기하는 김태은(40) 대표의 얼굴엔 당시의 설렘이 다시 떠오르는 듯 흐뭇한 미소로 가득했다. 그는 독박육아에 지친 여성과 경력단절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성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육아, 살림, 자기계발, 창업 등 여성에게 필요한 전방위적인 지식과 지혜를 담아 ‘엄마들을 위한’ 획기적인 콘텐츠를 만들었다.  

사실 그의 콘텐츠 사업은 운명적인 요소가 적지 않다. 과거 TV와 라디오 방송작가로 14년 동안 활동하며 국내 콘텐츠 활성화에 힘써왔다. 그러다 출산을 계기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면서 아예 대표로 나서게 됐다. 즉 임신과 출산 등 일련의 과정이 어떻게 보면 그를 창업의 길로 인도해준 셈이다.

그는 생각에 그치지 않고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남동생과 함께 소자본 1000만원을 투자해 엄마들의 이야기로 가득 채운 콘텐츠를 하나씩 만들어 나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만든 콘텐츠만 700여개. 작가로 활동하며 쌓은 네트워크를 통해 다양한 피드백을 얻고 도움도 받았다.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콘텐츠를 형성하는 큰 자양분으로 썼다. 하지만 사업에 대한 경험이 없어 우왕좌왕 하기도 수차례. 시행착오도 적잖이 겪었다.

“당시 방송작가 경험이 있었지만 사업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아는 게 없어 참 막막했어요. 콘텐츠를 가지고 어떻게 돈을 벌어야 하는지 조차 몰라 헤매기도 했고요. 그래도 이것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으니 길이 열리더라고요. 아마 사업이 이렇게 어려운 것 인줄 알았더라면 시작도 못했을 겁니다.(웃음)”

초창기 맘스라디오는 한국콘텐츠진흥원과 창업진흥원의 도움을 받아 성장의 발판으로 삼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진행하는 ‘아이디어융합팩토리’에 선정돼 3개월간의 멘토링 등을 지원 받았다. 또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창업발전소’라는 지원 사업에도 선정돼 4000만원을 받았다. 이후 창업진흥원 지원 사업을 통해서는 1억2000만원의 도움을 받았다.

◆ 엄마가 만들고 엄마가 청취하는 ‘맘스라디오’… “시간대 구애받지 않고 소통 가능해” 

김태은 '맘스라디오' 대표가 9일 경기도 일산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양문숙 기자photoyms@seoulmedia.co.kr

2015년 탄생한 맘스라디오는 엄마를 위한 미디어 플랫폼이다. 유튜브 영상과 오디오 형식의 두 가지 채널을 통해 육아에 지친 엄마들의 일상과 고민을 함께 나누고 해소하는 역할을 한다. 다양한 주제의 콘텐츠로 이뤄졌으나 궁극적으로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는 신념은 동일하다. 

콘텐츠는 살림과 육아를 전담하고 있는 엄마들이 직접 만들어 나간다. 독박육아를 하게 된 초보 엄마는 물론 출산과 동시에 세상과 단절된 경력단절여성 등이 마이크를 잡고 소통에 나선다. 단순히 수다를 떨며 진행하는 방식이 아닌 스스로 경험을 통해 터득한 지혜 혹은 소통하고 싶은 하나의 카테고리를 선정한 뒤 그 주제에 맞는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예컨대 현재 운영되고 있는 ‘부자 엄마 되기 프로젝트’ ‘아이를 바꾸는 시간(아바시)’ ‘워킹맘톡쇼’ ‘박재연의 공감 톡’ ‘예지맘의 괜찮아 시즌2’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콘텐츠에서는 ‘학군 때문에 이사를 가야하나요?’ ‘어휘력이 부족한 아이 어떻게 공부를 시켜야 하나요?’ 등과 같은 궁금하지만 물어볼 곳 없었던 주제를 시원하고 유쾌하게 풀어낸다.

“엄마들 마다 저마다의 콘텐츠가 있어요. 가령 ‘예지맘의 괜찮아’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한 오민주 씨는 발달장애 아이를 키우는 엄마인데 죄인처럼 숨어 지내다가 다른 발달장애 부모들을 위해 방송을 시작한 케이스에요. 발달장애를 가진 엄마들에게 교육 정보를 제공하면서도 공감과 위로를 전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이 방송으로 인해 힘을 얻는 엄마들이 참 많아요. 현재 시즌 2를 진행 중인데 책까지 펴냈을 정도로 굉장한 유명 인사가 됐어요.”

맘스라디오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틈틈이 원하는 주제를 선택해 들을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무엇보다 같은 궁금증이나 관심사를 가진 엄마들이 그룹핑 되는 효과도 거둘 수 있어 좋다. 이렇다 보니 방송을 듣던 개인이 방송을 만들어 달라며 제작비를 들고 찾아오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아이가 있는 엄마들 같은 경우에는 외출하기도 힘들고, 아이를 재워놓고 드라마를 보는 게 할 수 있는 여가생활의 전부에요. 그런데 원하는 시간대에 원하는 방송을 골라 들으며 여러 엄마들과 소통을 하고 지혜도 얻어가니 반응이 뜨겁습니다. 일정 상황을 공유하고 공감하는 것만으로 큰 힘을 얻는 법이니까요. 실제 방송을 듣고 울면서 사연을 보내오는 엄마도 많아요. 제가 직접 콘텐츠 방향을 잡아주니 방송을 해보겠다고 나서는 엄마들도 많고요. 이것을 계기로 인지도를 쌓고 다양한 커리어로 뻗어 나가는 엄마들을 볼 때 가장 뿌듯합니다.”

맘스라디오의 주요 수입원은 제작비다. 개인의 방송을 제작해주거나 홍보를 원하는 각 기업들로부터 의뢰를 받으면 관련 자막 패널 등을 프로그램에 넣어 방송을 제작해 창출해주는 방식으로 수익을 얻는다. 엄마들이 직접 방송을 할 경우 소자본으로 일을 시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꾸준한 자기계발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어 좋다.

◆ 지속적인 콘텐츠 발굴로 ‘소외감 없는 엄마들의 세상’ 만드는 것 목표

김태은 '맘스라디오' 대표가 9일 경기도 일산에서 인터뷰가 끝난 뒤 직접 작업하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양문숙 기자photoyms@seoulmedia.co.kr

김 대표는 새해에도 쉴 새 없이 달릴 예정이다. 단기적인 목표로는 내년 상반기 내에 경력이 단절된 엄마들을 위한 플랫폼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경력 단절녀들의 능력을 업그레이드 하는 이른바 ‘업글맘 프로젝트’다.

“엄마들 대부분 아이를 낳고 재취업을 할 때 마다 듣는 소리가 ‘감 떨어진다’에요. 집에서 하루 종일 아이와 함께 고립돼 있으니 감이 떨어진다는 소리도 많이 듣죠. 그렇다 보니 사회생활을 하다가도 다시 집으로 돌어가는 악순환을 겪게 되고요. 그런데 엄마들이 모여 지속적으로 소통하기만 해도 능력이 업그레이드 돼요. 그래서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서 네트워크 구성도 하고 좋은 책도 돌려 읽으며 공부도 할 수 있는 그런 오프라인 모임을 만들어 볼 생각입니다.”

또 그는 장기적으로 질 좋은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양산하며 글로벌 자막을 만드는데 힘 쓸 계획이다. 맘스라디오의 세계화와 동시에 다문화가정 부모 등 국내에서 거주하는 외국인 여성을 겨냥한 번역 콘텐츠 기획을 통해 ‘두 토끼’ 모두 잡겠다는 목표다.

“해외에 나가있는 우리나라 엄마들이 잘 듣고 있다고 편지도 써주고 하는 것을 보면서 글로벌화 시켜야겠다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어요. 영어자막만 만들어도 세계의 여러 사람들이 볼 수 있잖아요. 다문화 엄마들을 위해서도 좋고요. 마지막으로 창업을 꿈꾸는 여성들에게 정부의 다양한 지원을 이용하라는 조언을 하고 싶어요. 무엇이든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면 아이에게 미안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주저 없이 도전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자녀도 엄마를 자랑스럽게 생각해요. 무엇보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해 지고요.(웃음)”

임유정 기자  wiselim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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