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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곡 별들의 잔치···황홀했던 2시간30분 못잊을 아리수가곡제김지현·강혜정·김성혜·이정원·송기창·김진추 등 정상의 성악가 12명 출연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열린 '제8회 아리수가곡제'에서 출연진이 다같이 피날레곡으로 '보리밭'을 합창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현, 이윤숙, 송기창, 신승아, 이정원, 김지현, 이정식, 정선화, 전병호, 김성혜, 김진추. 강혜정은 다른 일정 때문에 피날레 무대는 서지 못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대한민국 가곡의 별 12명이 광화문 한복판을 빛냈다.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 가슴에도 감동의 별빛이 쏟아졌다.

해마다 1월이면 음악 애호가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아리수 가곡제'가 올해에도 소프라노 김지현·강혜정·김성혜·신승아·이윤숙·정선화, 테너 전병호·이정원·이현, 바리톤 김진추·송기창 등 최고 성악가들이 화려하게 무대를 장식했다. 가곡 애호가며 아마추어 성악가인 바리톤 이정식 서울문화사 사장도 특별출연했다. 기획 및 진행은 김정주 아리수사랑 대표가 맡았다.

서울문화사와 아리수사랑이 주최하는 '제8회 아리수 가곡제'가 13일 오후 6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열렸다. 3년 연속 전석매진이라는 기록을 달성한 콘서트답게 2시간30분 동안 단 한순간도 한눈을 팔 수 없었다. 

바리톤 송기창이 13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열린 '제8회 아리수 가곡제'에서 열창하고 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오프닝은 바리톤 송기창이 '평창의 노래(한여선 시·한지영 시)'로 열었다. 마침 음악회가 시작된 시간에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평창동계올림픽 서울 성화봉송 행사가 동시에 열려 노래의 의미를 더했다. "평창은 우리의 꿈~ 저 넒은 세상을 향하리"라고 노래할땐 콘서트홀에 앉아 있는430여명 모두가 올림픽 성공개최를 한마음으로 응원했다.

송기창은 푸시킨의 시에 김효근이 곡을 붙인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에서 새해엔 더 열심히 살자는 긍정의 메시지를 담아냈다. 전체적으로 잔잔한 선율이었지만 '세상이 그대를 버릴지라도~슬퍼하거나 화내지 마~ 힘든 날들을 참고 견디면~기쁨의 날 꼭 올거야'라는 부분에선 비장한 삶의 결기가 느껴져 뭉클했다.

소프라노 정선화가 13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열린 '제8회 아리수 가곡제'에서 열창하고 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한국가곡연구회와 세계음악협회 회장을 맡아 한국가곡 살리기에 앞장서고 있는 소프라노 정선화는 '억새꽃 사랑(박수진 곡·김애경 곡)'과 '내 맘의 강물(이수인 시·곡)'을 연주했다.

"기다리고 기다리다 하얗게 바랜 세월~ 스쳐가는 바람은 그대의 손길인가"라고 노래할땐 정선화의 흰색 드레스에 절절한 사랑이 고스란히 새겨졌다.

바리톤 김진추가 13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열린 '제8회 아리수 가곡제'에서 열창하고 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그대의 근심 있는 곳에~ 나를 불러 손잡게 하라~큰 기쁨과 조용한 갈망이~ 그대 그대 있음에~ 그대 있음에" 김진추가 김남조 시·김순애 곡 '그대 있음에'의 첫소절을 부르자 관객은 심쿵했다. 바리톤 특유의 저음에 이토록 큰 떨림과 울림이 전달된다는게 그저 놀라웠다. 

김진추는 무대에 오르기전 1주일 동안 지독한 감기를 앓았다. 대화도 거의 어려운 지경이었다. 하지만 프로는 프로였다. 신기하게도 노래를 부르는 그 순간만은 목소리가 탁 트였다. '산아(신흥철 시·신동수 곡)'에서도 또한번 괴력이 빛났다.

소프라노 신승아가 13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열린 '제8회 아리수 가곡제'에서 열창하고 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눈물 꽃다발'은 성악가, 작곡가, 작사가 세 사람의 멋진 하모니를 보여줬다. 곡을 쓴 정덕기 작곡가는 리허설에 직접 참여해 소프라노 신승아에게 원포인트 레슨을 하며 완벽한 준비를 했고, 가사를 쓴 전세원 시인은 노래가 끝나자 맨 앞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기립박수를 치며 응원했다. 

이에 앞서 신승아는 '노을에 젖다(이재봉 시·박영란 곡)'에서 언젠가는 끝내야하는 생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삶을 노래해 공감을 이끌어 냈다.

테너 전병호가 13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열린 '제8회 아리수 가곡제'에서 열창하고 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참 오랜만에 맑은 테너의 목소리를 만나 반가웠다. 전병호는 '가고파 후편(이은상 시·김동진 곡)'과 '달빛은 어둠을 타고(조재선 시·김현옥 곡)'를 불렀다. 

평소 자주 들을 수 없었던 '가고파 후편'은 전편에 비해 애상적 곡조가 덜하며 조금 더 밝은 느낌이다. 전병호는 한편의 드라마를 보듯 기승전결 뚜렷하게 후편을 소화했다. '달빛은 어둠을 타고'에서는 마지막 '달그림자 달그림자' 부분에서 미성이 보석처럼 반짝였다.

소프라노 김지현이 13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열린 '제8회 아리수 가곡제'에서  열창하고 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2017년 가장 빛난 오페라의 별에 오른 소프라노 김지현은 '월영교의 사랑(서영순 시·이안삼 곡)'과 '꽃구름 속에(박두진 시·이흥렬 곡)'를 선사했다. 

제10회 대한민국오페라대상 여자주역상 주인공은 한국판 '사랑의 영혼' 원이엄마의 애절한 스토리가 녹아있는 '월영교의 사랑'을 아름답게 표현했다. 흥겹게 '꽃구름 속에'를 부를땐 벌써 복사꽃 살구꽃이 환하게 콘서트장을 채웠다.

테너 이정원이 13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열린 '제8회 아리수 가곡제'에서 열창하고 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테너 이정원은 '그리운 사람아(임승천 시·박경규 곡)'에서 오랫동안 잊고 살았던 우리 마음속 그 사람을 불러내 주었다. 

사람하는 사람을 찾아 가는데 무슨 이유가 있겠는가. 이정원은 '그냥(이순희 시·한성훈 곡)'에서도 그녀에게 끌리는 뜨거움을 멋지게 노래했다.

소프라노 이윤숙이 13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열린 '제8회 아리수 가곡제'에서 열창하고 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소프라노 이윤숙은 '고풍의상(조지훈 시·윤이상 곡)'과 '그리운 금강산(한상억 시·최영섭 곡)'을 불렀다.

'고풍의상'은 전통 국악풍의 선율이 가미돼 인상적이었고, 대한민국 국민이 가장 사랑하는 가곡 중 한곡인 '그리운 금강산'은 평창올림픽 남북실무협상을 앞두고 있어 더 귀에 쏙쏙 들어왔다.

소프라노 김성혜가 13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열린 '제8회 아리수 가곡제'에서 열창하고 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가녀린 체구에서 환상적 고음을 거침없이 뽑아내는 콜로라투라 소프라노 김성혜는 '그리움의 크기(한상완 시·이안삼 곡)'와 '나팔꽃(고옥주 시·임긍수 곡)'을 노래했다. 

감각적이고 서정적인 노랫말이 김성혜의 폭풍 보이스를 타고 관객의 가슴을 울렸다. "내 속의 가지 못한 길 나팔꽃으로 피어나리" 클라이막스 부분에선 애절함의 극치를 보여줬다.

테너 이현이 13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열린 '제8회 아리수 가곡제'에서 열창하고 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테너 이현은 힘이 넘쳤다. 이안삼 작곡가의 대표곡 '사랑이여 어디든 가서(문효치 시)'를 부를땐 처음부터 끝까지 팽팽한 긴장감이 느껴졌다. 정말 사랑이 어디든 닿기만 하면 활활 불타오를것 같았다.

이에 앞서 부른 '사랑하는 마음(임긍수 시·곡)'에서는 한편의 아름다운 세레나데를 연상케 했다.

소프라노 강혜정이 13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열린 '제8회 아리수 가곡제'에서 열창하고 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지난해 국내 데뷔 무대 10주년을 맞은 소프라노 강혜정은 트레이드 마크인 깨끗하고 우아한 음색에 '동심초(설도 시·김억 번역·김성태 곡)'와 '매화연가(황여정 시·이안삼 곡)'를 실어 보냈다. 

연일 계속되는 한파로 꽁꽁 얼어붙은 겨울이지만 "아아 / 꽃비 내리는 뜨락에 앉아 / 고요 속에 젖어들어 / 하늘을 날아가면 / 복에 겨운 내 마음 / 출렁이는 봄빛이다"라는 노랫말로 봄의 설렘을 안겨주었다. 

소프라노 강혜정과 바리톤 송기창이 13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열린 '제8회 아리수 가곡제'에서 듀엣으로 '둥개둥개 둥개둥'을 부르고 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강혜정과 송기창은 듀엣으로 '둥개둥개 둥개둥(심응문 시·정애련 곡)'을 불러 큰 호응을 받았다. 소프라노가 부르면 바리톤이 받쳐주고, 또 바리톤이 치고 나가면 소프라노의 아름다운 목소리가 배경으로 깔려 멋진 앙상블을 만들었다.

바리톤 이정식이 13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열린 '제8회 아리수 가곡제'에서 열창하고 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특별출연한 바리톤 이정식은 '사공의 노래(함효영 시·홍난파 곡)'와 '떠나가는 배(양중해 시·변훈 곡)'을 연주했다. 

묵직한 중저음으로 "두둥실 두리 둥실 배 떠나간다~ 물 맑은 봄 바다에 배 떠나간다" 노래하자 벌써 저만치 봄이 손짓을 하고 있었다.

서울문화사와 아리수사랑이 주최한 '제8회 아리수 가곡제'가 13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열린 가운데 성악가와 작사·작곡가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피아니스트 이세호가 13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열린 '제8회 아리수가곡제'에서 반주를 마친 뒤 관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김정주 아리수사랑 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열린 '제8회 아리수 가곡제'를 진행하고 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프로그램북에 올라온 25곡을 모두 마친 출연진이 다함께 피날레곡으로 '보리밭(박화목 시·윤용하 곡)'을 합창하며 아리수 가곡제는 막을 내렸다.

연주를 마친 후 김성혜는 "아리수 가곡제를 통해 우리 가곡 애호가들이 참 많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면서 "좌석이 일찍 매진돼 오고 싶어도 오지 못한 팬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앞으로 이런 자리가 많이 마련돼 더 많은 분들이 한국가곡을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반주를 맡은 피아니스트 이세호는 "아일랜드에서 활동하다 오랜만에 입국해 우리 가곡을 반주하게 됐는데, 최고의 성악가들과 함께 한국의 정서를 연주하다보니 감정이 많이 순화된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신은주 기자  44juli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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