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8.10.18 목 19:46
  •  
HOME 금융·증권 금융종합
은행·카드사 대혼란…정부 가상화폐 규제 '오락가락'신한은행, 가상화폐 실명제 연기…은행권 '눈치만 보는 중'
신한은행은 실명확인계좌 도입을 무기한 연기하고, 가상화폐 거래소에 제공했던 기존 가상계좌의 입금을 중지하고 나섰다. KB국민·KEB하나·NH농협·IBK기업은행 등도 가상화폐 거래에 대한 실명확인 계좌 도입과 관련해 정부 정책을 지켜보겠다고 입장이다./여성경제신문 자료사진

은행과 카드사들이 대혼란에 빠졌다. 

정부가 암호화폐(가상화폐) 거래소 규제 정책과 관련해 오락가락하면서 결제·거래시스템을 정비해야 하는 금융사들이 사실상 모든 진행 과정을 일단정지했다. 일각에서는 정부와 금융당국의 압박 수위가 점점 높아지자 추이를 지켜보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하고 있다. 

12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실명확인계좌 도입을 무기한 연기하고, 가상화폐 거래소에 제공했던 기존 가상계좌의 입금을 중지하고 나섰다. KB국민·KEB하나·NH농협·IBK기업은행 등도 가상화폐 거래에 대한 실명확인 계좌 도입과 관련해 정부 정책을 지켜보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앞서 11일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가상화폐 거래소를 통한 거래를 금지하는 법안을 준비 중이고, 거래소 폐쇄까지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범정부 차원에서 거래소를 폐쇄하는 법안이 마련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폐쇄 법안을 마련하는 것에 대해서는 부처간 이견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투자자들이 반발하자 청와대가 이날 오후 직접 "확정된 사안이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그러나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날 오후 열린 국회 제4차 산업혁명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당 김성식 의원이 박 장관의 기자간담회 발언(가상화폐 거래금지법)에 대해 묻자 "법무부와 같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에 다시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12일 기자들과 만나 박 장관의 얘기는 법무부 안일뿐이라며 부처 간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다시 진화했다.

이처럼 정부 정책의 혼선이 거듭하자 금융권은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명확하지 않은 만큼 우선 거래를 중단하고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으로 돌아섰다.

신한은행은 오는 20일 계획했던 암호화폐 실명확인계좌 도입을 돌연 연기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자금세탁방지의무 가이드라인을 가다듬을 때까지 실명확인계좌 도입을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면서 "아예 (실명제를) 안 하겠다는 게 아니라 안정성과 투명성을 담보할 수준으로 시스템을 구축한 뒤 도입할 것으로 언제가 될지는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계약을 맺고 있는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과 코빗, 이야랩스 등 3곳에 대해서는 기존 가상계좌로의 입금을 아예 중지하기로 했다. 가상계좌 신규 발급을 중단한데 이어 기존 가상계좌에 대한 정리도 나선 것이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2월 이들 3곳에 대해 신규 가상계좌 발급 중단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가상화폐 거래 실명제는 금융위원회가 내놓은 규제안 중 하나로 당초 22일부터 은행권에서의 순차적인 도입이 예정돼 있었다. 은행이 실명확인 시스템을 구축해 거래소와 계약을 맺고 가상계좌가 아닌 실명확인이 된 계좌로 거래가 이뤄지도록 한 방안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8일 기자 간담회에서 "가상화폐 거래 실명제를 1월중 차질없이 시행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었다.

하지만 가상화폐 거래 실명제 이행 여부는 사실상 불투명한 상황이다. 가상화폐 거래에 대한 정부 당국의 옥죄기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시중은행들이 나서서 실명확인계좌를 도입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여신금융협회는 국내 카드사 8곳이 국내 카드로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암호화폐를 구매할 수 없도록 신용·체크카드 거래를 중지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국내 카드사의 카드 거래도 어려워질 전망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지금은 정부와 당국의 지침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며 "무턱대고 암호화폐 거래소와 관련된 거래를 막았다가는 정상적으로 거래를 하는 고객들이 피해를 보게 되는 등 문제가 발생할 것이어서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창규 기자  kyoo78@seoulmedia.co.kr

<저작권자 © 여성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창규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