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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하면 곧바로 ‘여신’으로 만들어 준 즐거운 작당녀 7인“우리 임무는 엄마처럼 직원 돌보고 챙기는 일” 새 기업문화 만드는 우아한형제들 피플팀
우아한형제들의 ‘저녁이 있는 삶’ ‘워라벨’을 위해 즐거운 작당을 하고 있는 피플팀 7인. 왼쪽부터 안연주 책임, 박송인 선임, 이다민 선임, 김소희 사원, 김나영 선임. 한승혜 주임, 나하나 선임. /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직장에 적응하기 힘든가요. 동료와 불화가 있나요. 힘든 일이 있거나 회사에 대한 애매한 궁금증이 있다면 피플팀으로 문의하세요.”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 위치한 스타트업 기업 ‘우아한형제들’. 국내 1위 배달주문 앱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에는 ‘피플팀’이라는 이색 조직이 있다. 지난 2013년 11월 직원 복지만 연구하라고 김봉진 대표가 직속으로 설치한 팀이다. 현재는 인사담당자, 공간디자이너, 기업교육전문가, MD출신 등 한명한명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던 7명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회사 구성원 총 518명을 일일이 살피고 돌보는 엄마 역할을 한다. 한 직원이 콜록콜록 하면 재빨리 감기약을 챙겨주고 상사와 갈등을 겪는 직원과는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해결해 주는 만능 ‘치트키’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주 4.5일 근무, 주 35시간 근무, 지만가(지금 만나러 갑니다) 제도, 자기성장 도서비 지원, 이달의 피플 등 주요 복지제도를 만들고 정착화 시키며 독특한 기업문화를 만들어 냈다.

이들은 기업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는 다양한 실험을 하면서도, 그런 시도가 결국은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내고 있다. 

실제 우아한형제들은 단 한번도 업계 1위를 놓치지 않으며 3년 동안 연평균 70% 성장, 흑자 전환, 신규사업에 대한 끊임없는 도전 등 여러 성공적 결과를 이뤘다. 임직원의 만족도가 커지면 자연히 업무성과도 향상되는 선순환 구조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이다. 

직장 구성원들의 ‘저녁이 있는 삶’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일과 삶의 균형)’을 위해 즐거운 작당을 하고 있는 피플팀을 지난 26일 만났다.

회사 내에서 ‘여신(임신한 여직원의 호칭)’으로 통하는 이다민 씨는 일반 직원들과 식별하기 쉽게 사원증 부터 ‘흰색 명찰’을 목에 패용하고 있다. 이씨는 “사소하지만 여신을 위한 패스트트랙(프리패스)이 있어 엘리베이터를 탈 때 배려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9시1분은 9시가 아니다.”

이 회사를 대표하는 규율 중에는 ‘9시1분은 9시가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 ‘규율 위에 세운 자율적인 문화를 지향한다’는 우아한형제들의 업무 철학을 함축하는 말이기도 하다.

안연주 책임, 나하나 선임, 김나영 선임, 박송인 선임, 이다민 선임, 한승혜 주임, 김소희 사원 등 모두 7명으로 구성된 피플팀은 우아한형제들에 대해 “규율에 책임을 가지고 자율적으로 일하는 회사지만 꿈의 직장은 아니다”라고 입을 모았다.

입사 3년차 나하나 씨는 “언론에 비춰진 우아한형제들의 톡톡 튀는 기업문화로 인해 자칫 마냥 자유로운 회사로만 비춰질 수 있다”면서 “이 같은 기업문화는 사실 구성원들이 일을 더 잘할 수 있게 뒤받침 하기 위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곳에 오기 3년 전 대기업에서 근무했던 그는 어떻게 보면 대기업보다 더 규율이 잘 지켜지고 있는 회사라고까지 표현했다.

나 씨는 “대기업들이 조직문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지만 스타트업에 비해 대기업이 가질 수 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면서 “우아한형제들엔 핵심규율을 중심으로 책임을 가지고 자율적으로 할 수 있는 것도 다른 스타트업과 차별된 점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자신들의 최종적인 목적은 구성원이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도록 도모하고 도와주는 조력자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실제 이곳은 협업하고 잡담하기 편하게 공간을 배치했다. 파티션이 없다. 파티션이 필요한 공간은 화분으로 대신한다. 카페처럼 음악도 틀어놓고, 반대로 집중을 위한 독서실 골방도 있다. 또 2층부터 18층까지 6개월에 한번씩 제비뽑기를 통해 층을 이동하는 이른바 ‘민족 대이동’도 실시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규율 위의 자율’ ‘스타보다 팀워크’ ‘진지함과 위트’ ‘열심히 한만큼 성과’ 등의 4가지 핵심가치를 제시하고, 사내복지에 대한 기본 철학으로 ‘관리가 아닌 관심’ 그리고 ‘시간을 선물한다’는 등의 구체적 가치를 내세우고 있다.

피플팀장인 안연주 씨는 “회사는 일을 하는 곳이자 성과를 내야하는 곳이다”라며 “일에 있어서만큼은 스트레스를 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빠르게 일을 해 나가지 않으면 도태되기 마련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반면 그는 일 외적인 것에는 스트레스를 주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예를 들어 휴가를 눈치 보면서 가야하고, 상사가 퇴근 못해서 그냥 자리에 앉아 기다려야하는 일 등 사람과의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안주려고 한다는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한국노동자의 1인당 연평균 노동시간은 2069시간으로 OECD 평균 1764시간보다 305시간 더 많다. 우아한형제들엔 살인적 노동시간이 없다. 또 한국 사회의 오랜 문제점으로 지목되고 있는 고용절벽, 저출산, 여성경력단절과 같은 고민도 없다.

‘저녁이 있는 삶’ ‘워라벨’의 실천은 수많은 기업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이러한 강점은 여성 구직자들로부터 좋은 기업문화를 가진 스타트업으로 평가 받고 있다. 

MD출신 박송인 씨는 “3년 전 다른 스타트업에 다녔는데 이곳과 다르게 규율을 크게 강조하지 않았다”면서 “개개인의 의견이 너무 활발해서 조금은 산만해 질 수 있는 조직이라 뭔가 한 가지가 흔들리면 다 같이 중립성을 잃을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는 기본 규율이 있고 자유를 주고 있다”며 “규율 위에서 자유롭게 정제된 느낌의 탄탄한 스타트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막내 김소희 씨도 스타트업에 근무한 경험을 풀어놓았다. 김 씨는 “전에 다닌 회사의 경우 너무 자유로웠다”며 “이곳에 왔을 때 규율이 있고, 그 안에서 자유를 찾는 것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너무 자유로운 곳을 첫 회사에서 배우다보니 나 스스로 이러면 안 되는데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회사 구성원 총 518명을 일일이 살피고 돌보는 엄마 역할을 한다. 한 직원이 콜록콜록 하면 재빨리 감기약을 챙겨주고 상사와 갈등을 겪는 직원과는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해결해 주는 만능 ‘치트키’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우아한형제들의  복지제도는 하나하나 열거하기에도 숨이 가쁠 정도다. 금요일 저녁에 출발해월요일 오전에 돌아오는 넉넉한 주말 여행을 계획할 수 있게 한 ‘주 4.5일 근무제’와 본인과 배우자·부모님 생일에는 2시간 일찍 눈치 보지 않고 퇴근하는 ‘지만가 제도' 등을 시행하고 있다. 만약에 퇴근을 눈치 보는 직원이 있다면 피플팀 직원들은 해당 직원을 찾아가 등을 떠밀어 퇴근을 독려한다.

또 올해부터는 ‘주 35시간 근무제’를 도입하기도 했다. 구성원 개개인의 성장을 위해 외부 강연자를 두 달에 한번씩 초청해 강연을 하는 ‘우아한 세미나’와 구성원들의 성장을 위한 도서구입비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자기성장 도서 지원비’ 제도는 만족도가 큰 대표적인 복지제도 중 하나다.

도서 지원비에는 조건이 있다. 온라인 구매는 지원하지 않고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구매만 가능하다. 여기에는 깊은 뜻이 있다. 서점을 방문해 공간이 주는 지식의 힘을 느끼라는 메시지다. 책을 직접 만지고 목차도 보면서 이 책이 나와 맞는지 책과 교감할 수 있는 시간을 주자는 의미다.

입사 3년 차인 한승혜 씨는 우아한형제들 같은 다양한 조직문화를 가진 회사들이 많이 생겨났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 씨는 “이 회사는 적어도 나를 일하는 도구로만 쓰고 있지는 않는구나, 하나의 구성원으로 생각하고 존중하고 있구나라는 느낌을 주고 싶다”며 “이런 것들을 하나하나 하다 보니 너무 외부에서 복지가 좋은 회사, 꿈의 직장으로 보고만 있는데 좋은 제도에 대해 제대로 의미가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 팀장은 “가끔 외부에서 경영책임자분들이 오셔서 작년에 비해서 피플팀을 통해서 매출이 얼마나 올랐냐는 말씀들을 하시는데 명확하게 증명할 수 있는 부분들은 없지만 확실한 것은 이런 제도에 대해 중요성을 공감하고 용감하게 도전하는 회사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피력했다.

이외에도 일과 가정 양립을 위한 복지제도는 수두룩하다. 1년 이상 근속한 구성원을 위한 리프레시 차원의 2주 장기휴가제도, 임신한 구성원의 건강관리를 위해 임신 확인 시점부터 출산 휴가를 들어가기 전까지 매일 2시간을 일찍 퇴근하거나 늦게 출근할 수 있도록 배려한 ‘임신기간 단축근무’ 제도, 임신한 아내를 둔 남자 구성원이 아내의 산전검사에 함께 할 수 있도록 배려한 재택근무 제도인 ‘우아한 아재근무’, 아내의 출산 시 옆에서 고생한 아내를 도울 수 있도록 한 ‘남자구성원의 2주 출산 휴가’, 남녀 모두 육아를 위한 1개월의 특별휴가를 제공하는 ‘우아한 육아휴가’, 입학식·졸업식·운동회나 재롱잔치 등 아이의 주요 행사에 별도의 연차 사용 없이 특별 휴가를 쓸 수 있는 ‘우아한 학부모휴가’ 등 다양한 정책을 시행해 지난해 여성가족부로 부터 가족친화인증을 받았다. 

팀의 ‘여신(임신한 여직원의 호칭)’으로 통하는 이다민 씨는 일반 직원들과 식별하기 쉽게 사원증 부터 ‘흰색 명찰’을 목에 패용하고 있었다.

이 씨는 “본인이 원하는 시점부터 다른 구성원들에게 임신 사실을 알리면 명찰부터 검정색에서 흰색으로 바뀌고 호칭도 여신님으로 불린다”면서 “처음에는 어색했는데 지금은 여신으로 불리는 게 기분이 매우 좋다”고 했다. 이어 “사소하지만 여신을 위한 패스트트랙(프리패스)이 있어 엘리베이터를 탈 때 임산부를 우선 배려해주는 등 회사 안에서 돌봄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1위 배달주문 앱(응용프로그램)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고 있는 우아한형제들의 ‘피플팀’ 7인. 왼쪽부터 박송인 선임, 김소희 사원, 나하나 선임, 안연주 책임, 이다민 선임, 김나영 선임, 한승혜 주임./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그는 업무적으로도 2시간 단축근무를 할 수 있어서 가장 기쁘다고 했다. 이 씨는 “2시간 늦게 출근하거나 혹은 2시간 일찍 퇴근하는 형식으로 혼잡한 출퇴근시간을 피할 수 있어 진짜 내가 배려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육아휴직 전 검진휴가와 같은 복지 제도도 눈치보지 않고 쓸 수 있어서 몸을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이사를 하면서 사라져 아쉬운 복지도 있다. ‘오픈키친(구내식당)’이라는 공간이다. 셰프들이 상주하면서 식당처럼 돌솥밥도 먹을 수 있고, 인덕션이 있어서 직원끼리 마음껏 요리를 해먹는 재미도 있어서 회사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공간이었다. 이 공간은 지난 2월 잠실 석촌호수에서 이곳 올림픽공원 앞으로 사무실을 옮기면서 사라졌다.

피플팀 맏언니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김나영 씨는 “이곳의 복지 제도는 실패해서 사라졌다기보다 완벽한 제도가 없기 때문에 베타기간을 거쳐 항상 수정 보완하고 있다”면서 “이곳에 이사 오면서 조리시설을 갖출수가 없어 사라진 구내식당은 층마다 조그마한 식당을 만들었고 18층에 카페가 들어와 도시락도 먹고 음료나 빵도 먹을 수 있게 오히려 효율적으로 변신했다”고 덧붙였다.

안 팀장은 “피플팀은 ‘배민다움’ 조직문화를 계속 가꿔가는 팀이다”라며 “처음에는 구성원이 100명일 때를 생각했지만 300명에서 500명이 됐고, 내년에는 1000명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1000명의 구성원이 보아도 이게 배민다움이라는 것을 같이 공감할 수 있는 분위기를 계속 만들어갈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피플팀은 “구성원이 생활하고 우리의 문화를 담고 있는 공간의 경우도 인테리어를 잘 해놓고 깨끗하게 운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계속해서 취지에 맞게 이곳을 잘 이용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며서 “사소하지만 피플팀에 문의하고 취지에 맞게끔 안내를 하고 서로 상의해서 구성원 간 커뮤니케이션 역할을 하는 것이 우리들의 역할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에 대한 케어(돌봄)다”라며 “계속해서 한명한명 케어할 것이고 직원이 입사할 때마다 맞이하고 챙김을 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정창규 기자  kyoo78@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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