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7.12.13 수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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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가 1개로, 1개가 3개로···'트랜스포머 캐리어' 만든 여행의 달인오아름 '보그앤보야지' 대표, 한국적 문양에서 힌트 얻은 캐리어 커버 등으로 영역 확장
오아름 '보그앤보야지' 대표가 13일 우리나라 전통문양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든 캐리어 커버를 선보이고 있다. 한눈에 확 띄는 디자인과 색감으로 공항에서 쉽게 캐리어를 찾는데 도움이 된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제 첫 해외여행은 9살 무렵이었어요. 그후 유럽, 미국, 태국 등 여행을 좋아해서 이곳저곳 정말 많이 돌아다녔죠. 캐리어를 싸고 풀고 한 횟수만 세어봐도 1000번은 넘을걸요(웃음)."

그녀는 ‘짐싸기’의 달인이다. 빨리 싸기도 하지만 빠뜨리는 것 없이 정확히 짐을 꾸린다. 그게 계기가 되어 '추억의 동반자' 캐리어를 만든다. 디자인은 물론 실용성과 경제성까지 고루 갖췄다. 하나가 세개가 되기도 하고, 또 세개나 하나가 되기도 하는 국내 최초로 모듈형 캐리어를 만들어 낸 오아름(28) '보그앤보야지(Vogue and voyage)' 대표의 이야기다. 13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그의 사무실에서 스타트업 창업 스토리를 들어봤다. 

◆ 일상 속 아이디어 현실이 되다… 여행의 동반자 ‘캐리어’ 만들겠다고 결심 

오아름 '보그앤보야지' 대표가 13일 '3개가 1개로, 1개가 3개로 변신'하는 트랜스포머 캐리어의 장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오 대표는 대일외고 러시아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조지워싱턴대학교에서 국제경제학을 전공했다. 영어, 프랑스어, 러시아어까지 능통한 그는 이후 모스크바에 있는 무역회사를 거쳐 코트라에서 통역원으로 근무했다. 비교적 젊은 나이에도 그의 이력은 화려했고 세계를 무대로 활동했다.

스무 살 때부터 본격 해외 생활을 시작하며 잦은 출장과 여행 등으로 자연스럽게 짐을 싸고 푸는 일이 많았다. 그 때 마다 ‘보다 실용적으로 짐을 정리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생각했다. 캐리어를 들고 지나가는 사람만 봐도 유심히 살피는 것이 습관이 됐다.

“시중에 나와 있는 여행 가방을 보면 크기별로 종류도 많고 되게 잘 나와 있는데 여행 일정에 따라 각각 사서 따로 들고 다녀야하잖아요. 비용적인 부분도 부담이고 양손 가득 캐리어에 정신도 없고요. 보다 실용적으로 여행 짐을 싸면서도 간편하게 들고 다닐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늘 고민했습니다.”

그때 그의 머릿속에서 번뜩이는 아이디어 하나가 떠올랐다. 다양한 크기의 가방을 일정에 맞게 분리하고 결합해 사용하면 이동하기도 편하고 짐 정리 하기에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여행이라는 선물을 통해 추억을 포장하는 '상징적인 아이템' 캐리어에 고개를 돌렸다.

일하던 회사를 그만두고 제2의 꿈을 달성하기 위해 창업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과감히 두 발을 내딛었다. 두려움보다는 설렘이 앞섰다. 창업환경에 대한 사전조사를 마친 뒤 곧바로 중소기업청에서 운영하는 청년창업사관학교에 입학했다. 거기서 기업 운영에 필요한 전반적인 교육을 받으며 창업을 위한 지식을 터득했다. 특허 출원과 시제품 제작 및 창업비 지원 등도 받았다.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있으니 열정과 아이디어는 덤으로 샘솟았다.  

“언젠간 창업을 하는 것이 제 인생의 목표였어요. 아이디어가 있을 때 도전해야겠다고 생각했고요. 어쩌면 젊어서 가능했던 일 같아요. 실패해도 언제든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믿었거든요."

◆ 여행에 최적화 된 캐리어 나왔다… 용도에 따라 맞춤형 변형에 튼튼하고 가볍기까지

보그앤보야지의 대표 '모듈형 캐리어'는 일반 캐리어와 달리 3개의 크고 작은 각각의 캐리어를 여행 일정과 용도에 따라 분리하거나 하나로 결합해 총 6개의 캐리어로 사용가능하다. /사진제공=보그앤보야지

보그앤보야지는 지난해 7월 ‘패션과 여행’이라는 뜻을 담아 론칭했다. 여행으로서의 기능적인 역할뿐만 아니라 패션 아이템으로서의 디자인까지 충실히 넣어 만들고자하는 오 대표의 뜻을 담아 이름에 녹였다.

그가 만든 캐리어 ‘밸류즈(Valluse)’는 여행을 다니며 터득한 센스와 시각적 감성이 결합돼 탄생했다. '모듈형 캐리어'로 여행의 목적과 기간에 따라 다양한 사이즈의 캐리어를 자유롭게 변형해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큰 특징이자 장점이다. 대형, 중형, 소형 등 3개의 캐리어를 용도에 따라 분리 및 결합해 6가지의 형태로 만들어 활용할 수 있다. 즉 '트랜스포머 캐리어'인 셈이다. 공항에 갈 때 크기별 캐리어를 바리바리 들고 다니지 않아도 돼 간편하다.

"요즘엔 큰 캐리어 안에 여행용 파우치를 크기별로 나누어 정리하는 것이 유행이잖아요. 그런데 저희 가방은 출발할 때부터 아예 용도별로 분리해 정리할 수 있어요. 무엇보다 변형이 자유로우니 옷이 가벼운 여름엔 작은 캐리어 하나만 분리해서 들어도 되고, 겨울엔 세개의 캐리어를 하나의 캐리어로 크게 결합해서 들고 다녀도 되고요. 한마디로 말하면 모듈형 자체가 타제품과 비교해 차별성이 있는 거죠."

캐리어를 만들 때 특히 실용적인 부분을 많이 고려했다. 6개의 바퀴가 360도로 회전하는 것은 물론 탄성이 좋고 파손 위험도가 낮은 PC(polycarbonate)소재를 선택해 견고하면서도 가볍게 만들었다. 지퍼를 대신해 알류미늄 프레임을 입혀 도난으로부터 안전함과 완전방수를 가능하도록 했다. 각 가방마다 TSA(Transportation Security Administration) 록을 설치해 보완성을 높였다. 3개에 가방을 하나의 캐리어 가격으로 책정해 경제성까지 갖췄다.

"캐리어가 완성되기까지 고민도 많이 하고 시장조사도 굉장히 많이 했어요. 큰 업체에서 일했던 분들께 제품에 대한 기본 설계라든지 디자인 컨설팅도 받았고요. 해외에서 판매되고 있는 저희 제품 후기도 꼼꼼히 체크하며 제품에 반영하려 노력했습니다. 내년 2월말에는 라스베가스에서 여행 박람회가 열리는데 거기도 반드시 참여할 예정이에요."

'롤리트롤리'의 캐리어 커버는 한국의 전통 문양을 모티브로 만들었으며 총 6가지 디자인으로 소,중,대 3가지 사이즈로 제작된다. 캐리어 커버와 맞는 캐리어 밸트도 있으며 이 역시 3가지 사이즈로 따로 구입가능하다. /사진제공=보그앤보야지

하지만 모듈형 캐리어만으로는 버티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캐리어와 연관된 여러 가지 아이템을 함께 선보여야겠다고 생각했다. 비교적 저렴하면서도 빠르게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캐리어 커버와 캐리어 벨트에 주목했다. 그리고 해당 아이템을 만드는 '롤리트롤리(Lolley Trolley)' 브랜드를 만들었다.

"세계 속에서 한국이 빛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우리나라 전통 문양을 모티브로 만들었어요. 한국적인 디자인에 브라질, 아프리카, 산토리니 등 세계 유명 도시를 테마로 해서 색을 입혔고요. 공항에 도착해 캐리어를 찾을 때 다양한 캐리어 속에서 돋보일 수 있도록 신경 썼습니다. 현재 나오는 캐리어 커버는 총 6가지로 각각 3가지의 사이즈로 제작되고 있어요."

캐리어 액세사리는 '아마존' 직구 사이트와 '롤리트롤리' 공식 사이트를 통해 구입가능하다. 단 현재 캐리어는 한국에서는 판매되고 있지 않다. 이유는 제품 양산금 때문이다. 완전하게 제품을 만들어 국내시장에 선보이는 데는 적지않은 돈이 필요하다.

주머니에 가진 것이 없어 이러저리 뭉칫돈을 마련했다. 자금조달의 한 방법으로 크라우드펀딩인 '킥스타터(Kickstarter)'를 활용해 지난 9월 목표 금액 3만달러 펀딩에 성공하기도 했다. 국내 시장과의 좋은 협상과정을 거쳐 내년 상반기 공식 판매할 예정이다.

◆ 행복한 여행을 함께 하는 '보그앤보야지' 되겠다...최첨단 캐리어와 여행 플랫폼 구축하는 것 '꿈' 

오아름 '보그앤보야지' 대표가 13일 우리나라 전통문양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든 캐리어 커버를 살펴고 있다. 한눈에 확 띄는 디자인과 색감으로 공항에서 쉽게 캐리어를 찾는데 도움이 된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오 대표는 보그앤보야지 브랜드를 통해 이루고 싶은 꿈이 많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제품에 녹여 여행의 즐거움을 플러스 할 예정이다. 그리고 오 대표는 그것을 가리켜 앞으로 이뤄야 할 브랜드의 성장 과제라고 표현한다.

단기적인 목표로 모듈형 캐리어에 이어 오는 12월 보급형 캐리어에 IT 기능을 더한 '똑똑한 캐리어'를 출시할 예정이다. 또 내년 하반기에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핸드폰과 캐리어를 연동시켜 핸드폰으로 짐의 무게도 보고 가방 안에 들어 있는 물건도 즉시 확인 할 수 있도록 최첨단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출시 예정된 제품들의 이름은 아직 미정이다.

"여행을 다니다 보면 항상 짐이 늘어나곤 하는데 조금만 무게가 초과돼도 추가 요금을 내야하고 그 금액도 굉장히 비싸잖아요. 그래서 캐리어 손잡이 자체에 무게를 잴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넣어서 공항에 가기 전에 짐의 무게를 미리 예측할 수 있도록 고안했습니다. 그리고 내년 하반기엔 핸드폰과 캐리어를 연결해 여행객이 조금 더 쉽고 즐겁게 여행할 수 있도록 편리함을 선물할 예정이에요."

또 보그앤보야지만의 캐리어와 브랜드 이미지가 어느 정도 안정기에 접어들면 이루고 싶은 한 가지의 꿈이 더 있다. 그는 캐리어 부속 아이템의 지속적인 디자인 출시와 더불어 여행하는 사람끼리 연결해 주는 플랫폼 서비스를 만들고자 한다. 확보된 보그앤보야지 유저를 베이스로 2019년 하반기에는 완성시킬 방침이다.

“많은 사람들이 저희 보그앤보야지 캐리어와 함께 여행하며 다양한 세계인들과 교류하고 다채로운 경험을 체험해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저희 회사 비전 자체가 여행을 많이 북돋아서 다양성을 인정하는 삶을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인도하는 것이거든요. 여행하는 사람들 마음속에 추억을 함께 할 수 있는 든든한 캐리어로 기억에 남고 싶어요.”

임유정 기자  wiselim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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