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7.11.24 금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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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훼손 퓨전한복 쓴소리 있지만 '걸어다니는 관광 홍보대사' 역할 톡톡고궁마다 '한복입기 붐'...외국인들도 울긋불긋 치맛자락 화려한 자태 가세
깊은 가을로 접어든 11월 어느 오후 경복궁에서 한복을 차려입은 여성들이 인생샷 찍기에 한창이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깊은 가을로 접어든 11월 어느 오후 경복궁에서 한복을 차려입은 여성들이 인생샷 찍기에 한창이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몇 달 전에 그냥 일상복을 입고 고궁을 왔는데 한복 입은 사람을 보니 부러웠어요. 그래서 이번엔 친구와 함께 특별한 추억을 만들기 위해 한복을 빌려 입었더니, 어떻게 찍어도 잘 찍혀 멋진 사진 건질 수 있겠네요."

남녀노소 국적 관계없이 10일 오후 경복궁 안은 저마다 흐뭇한 표정으로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인생샷' 건지기에 한창이다. 특히 20~30대 여성층 사이에서 한복을 입은 사진을 SNS에 올리는 '한복스타그램'이 유행하다보니 "누가 누가 더 예쁘나"를 경쟁이라도 하듯 카메라 앞에서 자신의 한복 자태를 맘껏 뽐내는 모습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남성들은 여자 친구의 권유로 마지못해 한복을 차려입는 정도였다면 최근에는 그들 역시 한복 인생샷 건지기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한복을 착용하다보니 '히잡'을 두른 한복자태, 금발·은발의 한복자태 등의 이색적인 모습도 연출되고 있다. 깊어가는 가을날 알록달록 단풍과 어우러져 그야말로 한복의 자태가 빛났던 경복궁 한복나들이객들을 만나보았다.

◆ 흐뭇한 웃음소리 가득 넘치는 경복궁

한복에 맞춰 곱게 땋은 헤어스타일이 단연 인기다. 하나로 묶은 헤어에는 구슬 장식 혹은 다양한 머리장식을 한 여성들이 눈에 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한복에 맞춰 곱게 땋은 헤어스타일이 단연 인기다. 하나로 묶은 헤어에는 구슬 장식 혹은 다양한 머리장식을 한 여성들이 눈에 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와 진짜 잘 나왔다."

평소와는 다른 복장 때문인지 카메라에 담긴 자신의 모습이 마음에 드는 모양이다. 경복궁에서 만난 한 20대 여성은 "처음엔 좀 어색하긴 했지만 '옷이 날개'라는 말에 공감할 수 있다"면서 "한복 덕분에 인생샷을 많이 건질 수 있었다"며 환하게 웃었다.

한국 여행 중인 중국인 남녀 커플도 "먼저 서울을 방문한 친구들이 SNS를 통해 한복 사진을 많이 올려 부러웠다"면서 "컬러와 문양이 아름답고 화려해 확실히 사진이 잘 나오고, 생각보다 착용감이 편해서 좋다"고 밝혔다.

한복에 히잡을 두른 여성도 눈에 띈다. 말레이시아 국적의 한 여성은 "히잡을 항상 착용하고 다니는데, 히잡과 한복이 꽤 잘 어울리는 것 같다"면서 연속 셔터를 눌러댔다.

깊은 가을로 접어든 11월 어느 오후 히잡을 쓰고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한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경복궁 안에서 한복 옷차림을 살펴보니 국적 불문하고 여성이 선호하는 스타일은 허리부분을 리본으로 길게 늘어뜨리고 풍성하게 부풀어 있는 치마 위에 금박 무늬의 저고리가 대세였다. 전통한복과는 조금 다른 디자인이지만 사진이 잘 나오는 이유 때문인지 여성에게는 좋은 반응이다.

일반복장으로 나들이를 나온 50대 여성들은 "우리가 보수적인 것인지는 몰라도 요즘 유행하는 한복의 '화려함'보다는 화려하지는 않더라도 아름다운 선이 드러나는 제대로 된 전통한복이 더 아름다운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 어느 때보다 한복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다수의 한복전문가들도 이 부분에 대해 우려한다. 전문가들은 "고궁 앞 한복대여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손님을 더 많이 받기 위해 화려하고 세탁이 편하게 디자인하다보니 한복이 점점 변질되고 있다"면서 "국적불명의 옷 보다는 한국의 정체성이 담긴 제대로 된 한복이 많이 알려졌으면 한다"고 아쉬워했다.

깊은 가을로 접어든 11월 어느 오후 경복궁에서 한복을 차려입은 여성들이 인생샷 찍기에 한창이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깊은 가을로 접어든 11월 어느 오후 경복궁에는 한복체험 중인 남녀로 가득차 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그러나 경복궁에서 만난 한복남녀들은 '한복의 정체성'이라는 큰 의미보다는 '인생샷'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기생복장을 한 여성은 "전통한복은 전통한복대로 예쁘고 경복궁 등 고궁에서 유행하는 퓨전한복은 퓨전한복대로 여성들에게 인기를 끄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라며 "무조건 전통을 고집하기보다는 한복의 모습도 시대에 맞게 변하는 것이 맞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유행하는 한복이라고 해서 계속 유행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라며 "한복의 정체성을 흔들 만큼 문제가 있다면 앞으로 조금씩 개선해가면 되지 않겠는가"라고 덧붙였다.

옷고름이 없이 뒤에 커다란 리본이 달리거나 풍성한 효과를 주기 위해 와이어링이 들어간 서양 드레스를 흉내 낸  퓨전한복에 대해 쓴소리가 이어지고 있지만, '걸어다니는 관광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긍정적 측면이 우세하다.

◆ '그레잇'하게 착한 가격으로 한복 빌려입기

한복대여업체 '참한복'에 한복을 빌리기 위해 들어온 단체고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이렇듯 간혹 '한복 정체성'을 놓고 지적을 받곤 하지만 여전히 고궁 앞 한복 대여업체들은 연일 문전성시를 이룬다. 가격대가 비싼 한복을 일일이 구입하는 건 상당히 부담스러운 일인데다가 특히 외국인 여행객의 경우에는 부피가 큰 한복의 특성상 한복을 갖고 이동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이 때문에 경복궁, 북촌한옥마을, 인사동 등을 중심으로 한복대여점이 늘어나고 있다.

서울 광화문 앞에 위치한 한복 대여점 '참한복'의 경우 직접 디자인해 자체 제작한 어린이 한복을 비롯해 일반 한복, 생활 한복, 퓨전 한복 등을 고루 갖추고 있다. 또 왕(곤룡포), 왕비(궁중당의)의 의상과 사또, 무사, 기생 등 각종 전통복 등 모두 1300여벌이 구비돼 있다.

참한복에서 만난 군산 나포중학교의 한 교사는 "30명의 남녀 학생들이 고궁체험을 왔다"면서 "이번 체험 중 학생들은 UCC촬영도 할 예정인데 한복을 차려입으면 영상도 예쁘게 나오고 한복 체험 그 자체만으로도 즐거운 추억이 될 것 같아 한복대여업체를 찾았다"고 말했다.

역시 고궁체험학습을 온 일산 대복초등학교 5학년 남녀 학생들도 "한복 종류가 많아서 취향대로 고를 수 있다"면서 분주하게 한복을 골랐다.

한복대여업체 '참한복'에서 여고생들이 한복을 빌리기 위해 살펴보고 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업체 관계자는 "많을 때는 하루 300여명의 손님이 찾고 있다"면서 "특히 단체손님이 올 때면 정신 없이 바쁘지만 한복을 차려입고 흐뭇해하는 이들을 보면 피곤한 것도 절로 잊게된다"고 말했다.

참한복은 의복수가 풍부해 단체한복대여는 물론 자신의 취향에 맞는 한복을 저렴한 가격에 빌릴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기본 2시간 기준으로 일반 한복은 1만원, 테마 한복은 1만5000원에 대여할 수 있는데 시간이 추가되면 4시간 각각 1만3000원과 1만8000원, 10시간 각각 2만원과 2만5000원, 24시간 기준은 3만원과 3만5000원으로 합리적인 가격에 경복궁 한복체험을 할 수 있다.

◆ '중고한복' 온라인 대여 및 구매 사이트도 덩달아 인기

깊은 가을로 접어든 11월 어느 오후 경복궁에서 한복을 차려입은 여성들이 인생샷 찍기에 한창이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깊은 가을로 접어든 11월 어느 오후 경복궁에는 한복체험 중인 여성들로 가득차 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한복의 인기가 꾸준히 이어지다보니 인터넷에서는 '중고한복'을 온라인으로 대여해주거나 구매할 수 있는 사이트도 인기를 끌고 있다.

기존에 한복 대여업체로도 이름이 알려진 '한복남'은 인터넷을 통해 집에서도 손쉽게 한복을 빌려입을 수 있다. 한복을 이용하는 날짜를 기준으로 최소 4일전 대여신청을 해야 한다. 이용일 최소 1일 전까지 요청한 배송지로 배송되며, 한복체험을 한 후 다시 박스에 포장해놓으면 한복남에서 예약해놓은 택배업체에서 한복을 회수해가는 방식이다.

역시 기존 한복 대여업체인 '주니아한복'은 중고한복을 퀄리티별로 다양한 금액으로 판매하고 있어 잘만 고르면 득템의 찬스를 얻을 수 있다.

주니아한복에서 중고한복을 구매한 한 여성은 "한복을 좋아하지만 비싼 비용인데다 자주 입는 옷이 아니다보니 중고한복을 선호한다"면서 "잘만 고르면 본견으로 제작된 고급 한복을 5만~10만원 정도의 비용으로 구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네이버 온라인쇼핑몰 '한복창고' 등에서도 다양한 중고한복을 만나볼 수 있다.

신은주 기자  44juli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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