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7.11.24 금 23:38
  •  
HOME 스포츠·연예 공연 다이내믹 우먼
강혜정 "노래에 살고 무대에 산다" 365일중 120일 '라이브 우먼'국내무대 데뷔 10주년 콘서트 대성황..."앞으로 앨범 자주 발표"
국내무대 데뷔 10주년을 맞은 소프라노 강혜정은 "공연으로 정신없이 바쁘기도 하지만 무대 위에 서서 노래하는 일이 너무 즐겁고, 무엇보다 좋은 소리를 낼 수 있을 때 열심히 팬들과 많이 만나고 싶다"며 환하게 웃고 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국내무대 데뷔 10주년을 맞은 소프라노 강혜정은 "공연으로 정신없이 바쁘기도 하지만 무대 위에 서서 노래하는 일이 너무 즐겁고, 무엇보다 좋은 소리를 낼 수 있을 때 열심히 팬들과 많이 만나고 싶다"며 환하게 웃고 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처음엔 능청스럽고 깜찍한 ‘노리나’가 되어 파스콸레 영감의 재산을 몽땅 가로채려는 귀여운 악녀를 연기하는가 하면, 곧이어 왕자에게 마음을 빼앗긴 물의 요정 ‘루살카’로 변신해 휘영청 밝은 달에게 “내 마음을 제발 왕자님에게 전해줘”라며 애틋한 사랑을 표현했다. 오페라 아리아 외에도 ‘새야새야’ ‘아라리요’를 부를 땐 한국민요 특유의 아련하고 애절한 감성이 관객 가슴속으로 파고 들었다.

트레이드 마크인 청아한 목소리를 넘어 콜로라투라 기교까지 뽐낸 소프라노 강혜정(계명대 음악공연예술대학 교수)의 무대는 그야말로 ‘엄지척’이었다. 지난 9월 27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국내 무대 데뷔 10주년을 기념하는 리사이틀을 열어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역시 강혜정"이라는 찬사가 이어졌다. 큰 무대를 마쳐 마음이 홀가분해진 그녀를 17일 세종문화회관에서 만났다. 

“주변 반응이 참 좋았습니다. 세계적 거장 카를로 팔레스키와 호흡도 잘 맞았고, 그가 지휘하는 ‘코리아 쿱 오케스트라’ 연주도 100점이었습니다. 하나의 공연 속에서 다양한 오페라 아리아를 만날 수 있어 볼거리가 풍성했다고 많이 칭찬해주었습니다.”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진행한 공연인 만큼 부담감이 컸다. 특히 오케스트라에 맞춰 노래를 하는 것은 피아노 반주만으로 연주를 할 때와는 또 달라서 신경 쓸 부분도 많다. 다행히 좋은 평가로 막을 내려 무척 뿌듯하다고 털어 놓았다.

강혜정은 “보통 곡을 선정할 때에는 내가 부르고 싶은 노래와 다른 사람의 리퀘스트를 두루 섞어 무대에 올린다”면서 “드보르작의 ‘루살카’에 나오는 ‘달에게 부치는 노래’를 많이 요청해 부르게 됐는데 인기 신청곡이었던 만큼 반응도 꽤 좋았다”면서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루살카’는 동화 ‘인어공주’의 이야기와 비슷하다. 왕자를 사랑해 목소리를 잃은 주인공이 등장하는데, 노래를 업으로 살아가는 성악가로서 동병상련의 애틋함이 더욱 절절하게 느껴졌던 것일까. 그 마음은 고스란히 관객에게 전달돼 깊은 감동을 안겨줬다.

국내무대 데뷔 10주년을 맞은 소프라노 강혜정은 “평소 뮤지컬을 보는 것도 즐기는데 이들처럼 여러 장르의 노래와 공연을 접하는 일은 내 노래를 할 때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하고 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강혜정은 “성악가에게는 목소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가끔 ‘인어공주처럼 목소리를 잃게 되면 어쩌지’라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웃음)”면서 “꼭 인어공주처럼 목소리를 잃어버리게 되는 상황이 아니더라도 사람이라면 누구나 나이 들면서 목소리에도 노화가 올 수밖에 없고 어쩌면 그게 자연스러운 일이다”라고 말했다.

강혜정이 1년 중 거의 3분의 1을 공연에 할애하는 이유도 바로 조금이라도 목소리가 젊고 건강할 때 음악 팬들을 만나는 자리를 많이 갖고자 함이다.

강혜정은 “지난해 공연 횟수를 세어보니 120회였다”면서 “정신없이 바쁘기도 하지만 무대 위에서 노래하는 일이 너무 즐겁고, 무엇보다 좋은 소리를 낼 수 있을 때 열심히 팬들과 많이 만나고 싶다”고 밝혔다. 노래에 살고 무대에 사는 '라이브 우먼'인 셈이다.

강혜정은 '라이브 체질'이다. 크고 작든 자기를 원하는 사람이 있으면 기꺼이 무대에 선다. 그러다보니 이름값에 비해 그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앨범이 많지 않아 아쉬움을 토로하는 팬이 많다. 그래서 앞으로는 앨범으로도 자주 만나겠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했다. 

강혜정은 “11월 첫 주에 ‘그대가 꽃이라면’이라는 타이틀로 새 앨범이 발매된다”면서 “러시아 자장가를 번안한 곡 외에는 모두 한국 가곡으로 채웠다"고 설명했다. 신작과 기존 노래를 편곡한 비율이 50:50이란다.

그는 “작곡가 이안삼 선생님으로부터 10여년 전 ‘그대가 꽃이라면(장장식 시)’을 받은 뒤 많은 무대에서 불러 큰 인기를 얻게 됐다”면서 “대중들이 많이 사랑해주는 곡이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도 시와 곡 모두 아름다워 애정이 많이 갔고, 그런 이유 때문에 이번에 타이틀로 결정하게 됐다”며 꽃처럼 환하게 웃었다.

강혜정은 비슷한 또래의 성악가들에 비해 비교적 한국 가곡을 많이 부른다. ‘강 건너 봄이 오듯’ ‘신아리랑’ ‘내맘의 강물’ 등을 노래하는 모습을 자주 만날 수 있는데, 그녀가 한국 가곡을 즐겨 부르는 이유는 10세부터 시작한 월드비전 어린이합창단(옛 선명회 어린이 합창단) 활동의 영향이 컸다.

강혜정은 “월드비전에서 한국 가곡을 비롯해 외국곡과 찬양곡 등 다양한 곡을 접할 수 있었는데 특히 한국 가곡의 경우 특유의 편안함과 한국적 정서가 아름답다”면서 “한국 가곡은 시를 노래하다보니 가사 전달이 무척 중요한데 그 때 받은 피아노, 청음, 가사전달 등의 엄격한 트레이닝은 현재까지도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한국 가곡 위주로 구성된 새 앨범 외에도 내년 1월에는 바로크 고전 곡을 녹음할 예정이다. 이번 앨범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의 목소리를 만날 수 있다는 얘기다. 벌써부터 두근두근 기다려진다. 

소프라노 강혜정이 지난 9월 27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국내 무대 데뷔 10주년 리사이틀에서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사진제공=두잇컴퍼니
소프라노 강혜정이 지난 9월 27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국내 무대 데뷔 10주년 리사이틀에서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사진제공=두잇컴퍼니

강혜정은 지금까지 계속 정통 클래식의 길을 걸어왔다. 혹시 크로스오버 등 다른 음악 장르에 도전해보고 싶지 않느냐는 질문에 “앞으로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면 다른 음악 장르를 노크할 수도 있겠지만 아직은 정통 클래식에 대한 배움의 영역도 광대하다”면서 “당분간은 한길만 걸을 것이다”라고 정리했다.

강혜정은 “그러나 가요나 팝송을 비롯해 특히 루이 암스트롱·노라 존스 등 재즈의 자유로운 분위기를 좋아한다”면서 “뮤지컬을 보는 것도 즐기는데 이들처럼 여러 장르의 노래와 공연을 접하는 일은 내 노래를 할 때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성악가로서의 삶에 대해 강혜정은 “직업으로서의 음악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만큼 책임이 뒤따르지만, 다행히도 직업으로서의 음악도 즐겁게 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도 감사하다”면서 "사실 한우물만 파왔기 때문에 누군가가 ‘성악가가 되지 않았다면 무엇을 했을 것 같나’라고 질문하면 선뜻 대답할 수 없지만 한편으로는 그만큼 한 분야에 더 깊게 들어가 보고 싶다”고 속내를 밝혔다.

지난 10년간 강혜정 덕분에 행복했던 음악팬들은 앞으로 10년, 20년 동안 그가 새롭게 펼칠 노래에 더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신은주 기자  44juliet@naver.com

<저작권자 © 여성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신은주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