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7.10.22 일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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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작품 계기가 된 그곳” 체호프 문학의 전환점 사할린 여정 흥미진진‘시베리아 문학기행’ 저자 이정식 서울문화사 사장 9월 우먼센스 인문강좌 진행
이정식 서울문화사 사장이 26일 서울문화사 별관 강당에서 '안톤 체호프의 사할린 방문과 사할린의 한인들'라는 주제로 인문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사할린 유형수들의 비참한 삶과 마주한 체호프는 이후 ‘갈매기’ ‘바냐 아저씨’ ‘세 자매’ ‘벚꽃동산’ 등 인생작품을 남기는 계기가 됐죠.”

여행을 더 재미있고 유익하게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우먼센스 인문강좌가 갈수록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9월에는 ‘안톤 체호프의 사할린 방문과 사할린의 한인들’을 주제로 강좌를 열었다.

26일 용산 서울문화사 별관(시사저널 건물) 강당에서 열린 인문강좌에서는 최근 발간된 ‘시베리아 문학기행’의 저자 이정식 서울문화사 사장이 강사로 나섰다. 이 사장은 출간을 앞두고 마지막 점검을 위해 지난 8월 체호프의 행적을 따라 사할린 구석구석을 여행한 기록을 흥미롭게 풀어놓았다. 다양한 사진까지 곁들여 생생한 현장 느낌까지 전달했다.

극작가 겸 단편 작가 체호프가 사할린에서 머물렀던 기간은 3개월밖에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그가 사할린 최고의 문화 아이콘으로 여전히 생명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은 체호프의 사할린 여정이 그의 문학과 인생관에 있어서 커다란 분수령이 됐기 때문이다.

26일 서울문화사 별관 강당에서 열린 '안톤 체호프의 사할린 방문과 사할린의 한인들' 인문강좌에서 참석자들이 설명을 경청하고 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이 사장은 “사할린으로 여행을 떠나기 전 그의 문학은 어느 정도 성공가도를 걷고 있었지만 일각에서는 그의 작품 속 주제의식이 분명치 않다고 비판하는 이들도 있었다”면서 “체호프는 작가로서 새로운 도전과 경험이 필요했기 때문에 폐결핵으로 건강이 좋지 않았음에도 사할린으로의 여정을 강행했다”고 설명했다.

톨스토이주의자로서 악에 대한 무저항 및 비폭력에 공감했던 체호프는 사할린 여행 후 악에 대한 무저항 철학에 회의를 갖게 된다. 사할린 여행에서 극한의 비참한 처지에 놓인 인간 삶의 모습을 마주했기 때문이다.

사할린이 ‘죄수의 섬’이 된 배경은 이렇다. 19세기 중엽 사할린이 러시아에 의해 개발되면서 이곳에 유형수들을 보냈는데, 사할린 유형수들은 다른 시베리아 유형수들과는 달리 형기를 마친 후 농민 신분이 되어도 사할린 섬을 벗어날 수 없게 했다. 사할린의 유형수들은 강제노동형과 종신유배형을 함께 받은 셈이다.

사할린에 머무르는 동안 체호프는 유형수들의 실태와 형이 끝난 후 사할린에서 주민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비참하고 절망적인 현실을 ‘사할린 섬’에 담아냈는데, 이 책에는 사할린에 거주했던 한국인에 대한 기록도 남겨졌다는 것이 흥미롭다.

이정식 서울문화사 사장이 26일 서울문화사 별관 강당에서 '안톤 체호프의 사할린 방문과 사할린의 한인들'라는 주제로 인문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이 사장은 “1905년 러일전쟁 말기 승리의 여세를 몰아 일본이 사할린 남부를 점령했는데, 당시 일제 식민지하의 많은 조선인들이 탄광에 강제 징용돼 끌려간 것이다”라며 “일본인들은 패전 후 모두 본국으로 돌아갔으나 조선인들은 무국적자가 되어 사할린에 그대로 방치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1945년 광복 당시 사할린의 조선인 강제징용 피해자의 숫자는 4만3000여명에 이르렀던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동포들은 남북 분단으로 오도 가도 못하고 이 섬에 갇힌 채 오랜 방황과 고난의 세월을 보내야 했다”고 덧붙였다.

이 사장은 또 “사할린이 오랫동안 체호프를 기억하고 기리는 이유는 바로 절망적 상황에 처해 있는 사할린 유형수들의 비참한 실태를 책으로 펴냄으로써 사할린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불러있으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라며 체호프의 사할린 여행 스토리를 마무리했다.

26일 서울문화사 별관 강당에서 열린 '안톤 체호프의 사할린 방문과 사할린의 한인들' 인문강좌에서 참석자들이 설명을 경청하고 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한편 푸시킨, 도스토옙스키, 톨스토이, 체호프 등 대문호들의 발자취를 찾아가는 ‘러시아 문학기행’이 국내 넘버원 여성 매거진 우먼센스와 바이칼BK투어 주최로 오는 10월 20일부터 27일까지 7박8일의 일정으로 실시된다.

이번 러시아 문학기행에서는 톨스토이가 태어나고 묻힌 야스나야 폴라냐 영지를 비롯해 도스토옙스키가 1821년부터 1837년까지 거주했던 주택을 개조해 만든 생가 박물관, 파스테르나크가 ‘닥터 지바고’를 집필했던 페레델키노 마을의 갈색 다챠(별장), 국민시인 푸시킨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만든 푸시킨 문학 박물관 등 대문호들의 예술적 고뇌가 오롯이 담긴 명소를 중점적으로 방문한다.

그뿐만 아니라 크렘린, 붉은 광장, 성 바실리 성당, 예카테리나 궁전, 에르미타주박물관 등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대표하는 핫 플레이스에도 들러 다채로운 문화와 예술을 경험한다.

이번 여행에는 ‘사평역에서’를 쓴 곽재구 시인과 이정식 서울문화사 사장도 동행할 예정이다. 유라시아 학자며 EBS세계테마기행의 러시아편 해설자인 전 고리키문학대학 박정곤 교수가 현지 해설을 담당한다. 여행 문의 및 신청은 바이칼BK투어(02-1661-3585, www.bktour.kr)로 하면 된다.

26일 서울문화사 별관 강당에서 열린 '안톤 체호프의 사할린 방문과 사할린의 한인들' 인문강좌에서 박유리 우먼센스 차장이 이정식 서울문화사 대표의 신간 '시베리아 문학기행'을 소개하고 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우먼센스 인문강좌는 매달 마지막주 화요일에 열리며 남녀 누구나 참석할 수 있다. 참가비는 없다. 장소는 용산의 서울문화사 별관 강당이다. 강좌 문의는 우먼센스 편집팀 인문강좌 담당(02-799-9343)에게 하면 된다. 

[우먼센스 인문강좌 순서]

-1회 강좌-3월 29일(수) : 몽골의 자연과 문화-신현덕(국민대 교수)

-2회 강좌-4월 25일(화) : 춘원 이광수와 바이칼-이정식(서울문화사 사장 겸 여성경제신문 발행인)

-3회 강좌-5월 30일(화) : 혜초스님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티베트-이태훈(여행 칼럼니스트)

-4회 강좌-6월 27일(화) : 러시아 문학의 자취를 찾아서-이현우(서평가 겸 러시아문학 전문가)

-5회 강좌-7월 18일(화) :러시아 문학의 뿌리, 시베리아-이정식(서울문화사 사장 겸 여성경제신문 발행인)

-6회 강좌-8월 29일(화) : 파고다의 숲, 미얀마-김성원(부산외국어대 미얀마어학과 교수)

-7회 강좌-9월 26일(화) : 안톤 체호프의 사할린 방문과 사할린의 한인들-이정식(서울문화사 사장 겸 여성경제신문 발행인)

-8회 강좌-10월 31일(화) : 타지마할의 무굴제국-이옥순(인도연구원 이사 겸 연세대 교수)

-9회 강좌-11월 28일(화) : 러시아의 음악과 예술-장일범(음악평론가)

 

신은주 기자  44juli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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