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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면서도 들으면서도 행복했다" 이안삼 명품가곡 14곡 '감동은 1400곡'제53회 돌체마티네 콘서트 성황...74세 생일맞아 성악가 11명이 '음악 잔칫상' 차려 흐뭇
11일 서울 역삼동 강남시어플라자에서 열린 '작곡가 이안삼 초청 음악회'에서 출연진들이 다같이 이안삼 작곡가의 지휘에 맞춰 '우리의 사랑'을 합창하고 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소프라노 김성혜가 '월영교의 사랑'과 '여름 보름밤의 서신'을 잇따라 부를 때 알았다. 작곡가 이안삼에게는 아직 대표작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비교적 최근에 나온 '신상' 두곡이 이토록 사람을 사로잡는데, '내 마음 그 깊은 곳에'나 '사랑이여 어디든 가서'를 덜컥 트레이드 마크로 확정할 수는 없다. 1943년 9월 12일 생. 올해 74세의 베테랑 작곡가는 이처럼 우리를 늘 두근거리게 한다. 행복하게 만든다. 또 다음달엔 어떤 노래가 나올까 목이 빠지게 한다.

이안삼 작곡가가 11일 서울 역삼동 강남시니어플라자 돌체아트홀에서 열린 '작곡가 이안삼 초청 음악회'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11일 서울 역삼동 강남시니어플라자 돌체아트홀에서 '제53회 돌체마티네콘서트'로 개최한 '작곡가 이안삼 초청 음악회'는 열기로 가득했다. 생일을 하루 앞두고 성악가 11명이 그의 노래 14곡으로 '음악 잔칫상'을 차렸다. 준비한 자리가 동났다. 맨 뒤쪽과 중간 통로까지 발디딜 틈 없이 가득찼다.

소프라노 김미현이 11일 서울 역삼동 강남시니어플라자 돌체아트홀에서 열린 '작곡가 이안삼 초청 음악회'에서 '내 마음 그 깊은 곳에'를 부르고 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소프라노 황윤정이 11일 서울 역삼동 강남시니어플라자 돌체아트홀에서 열린 '작곡가 이안삼 초청 음악회'에서 '가울 들녘에 서서'를 부르고 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소프라노 박선영이 11일 서울 역삼동 강남시니어플라자 돌체아트홀에서 열린 '작곡가 이안삼 초청 음악회'에서 '그대가 꽃이라면'을 부르고 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바리톤 장철준이 11일 서울 역삼동 강남시니어플라자 돌체아트홀에서 열린 '작곡가 이안삼 초청 음악회'에서 '황혼의 숲'을 부르고 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소프라노 김미현이 ‘내 마음 그 깊은 곳에'로 1부 무대를 활짝 열었다. "내 마음 그 깊은 곳에 / 내 마음 그 깊은 곳에 / 그리움만 남기고 떠나버린 그대여 / 내 마음 먹구름 되어 내 마음 비구름 되어 / 작은 가슴 적시며 흘러내리네 / 아! 오늘도 그날처럼 비는 내리고 / 내 눈물 빗물되어 강물되어 흐르네" 김명희 시인의 노랫말에 입혀진 아름다운 선율은 뭉클함을 선사했다.

이어 소프라노 황윤정이 초가을 날씨에 잘 어울리는‘가을 들녘에 서서’를 노래했다. 이 시를 쓴 최숙영 시인은 이안삼 작곡가와 호흡을 맞춰 '그런거야 사랑은'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대가 꽃이라면 민들레 하얀 민들레 / 수많은 별들이 떨어져 피었다는 민들레 / 험한 세상 솜털에 실어가는 그대는 민들레 / 하늘에서 왔으니 그대는 민들레"라면서 소프라노 박선영은 장장식 시인의 감각적 언어가 빛나는 ‘그대가 꽃이라면'을 선보였다. 노래 소리는 꽃의 향기를 품었다.

바리톤 장철준은 '황혼의 숲'(조재선 시)을 불렀다. 조재선 시인은 이 곡 외에도 '가을의 기도' '겨울하늘에 띄우는 편지' '갈망의 봄' 등 이안삼 작곡가와 함께 여러 노래를 만들었다. "뚜벅 뚜벅 밤길을 달빛따라 걸어가네 / 황홀했던 설레임도 / 새벽이슬 같은 것 / 넉넉한 숲속에서 나 위안을 얻으리" 남성다운 웅장함이 홀을 울렸다.

소프라노 정혜숙이 11일 서울 역삼동 강남시니어플라자 돌체아트홀에서 열린 '작곡가 이안삼 초청 음악회'에서 '금빛날개'를 부르고 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소프라노 조정순이 11일 서울 역삼동 강남시니어플라자 돌체아트홀에서 열린 '작곡가 이안삼 초청 음악회'에서 '매화 연가'를 부르고 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소프라노 정선화가 11일 서울 역삼동 강남시니어플라자 돌체아트홀에서 열린 '작곡가 이안삼 초청 음악회'에서 '연리지 사랑'을 부르고 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다음으로 가곡에서는 드물게 탱고리듬을 입혀 흥겨움을 더한 '금빛날개'(전경애 시)’를 소프라노 정혜숙이 불렀다. "오 내 눈물 씻어주는 눈부신 날개여 / 훨훨 날아라 / 높이 날아라 / 날아라 금빛 날개여"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목소리에 맞춰 관객들은 박수를 치며 브라보를 외치기도 했다.

소프라노 조정순은 '매화연가'(황여정 시)를 불렀다. "아아 / 꽃비 내리는 뜨락에 앉아 / 고요 속에 젖어들어 / 하늘을 날아가면 / 복에 겨운 내 마음 / 출렁이는 봄빛이다"라고 노래할땐 진한 매화향 어느새 가득했다.

얼마나 사랑했으면 하나가 되었을까. 소프라노 정선화는 ‘연리지 사랑(서영순 시)’을 연주했다. 연리지는 중국 당나라 시인 백거이가 지은 장편 서사시 '장한가'에도 나오는 나무다. 뿌리는 다르지만 서로 엉켜 한몸이 되어 자라는 나무다. 정선화는 이 지극한 부부애를 아주 애절한 보이스로 선보였다. " 우리 하나되어 눈보라 속에서도 / 따뜻한 미소로 / 천년만년 / 사랑하리 / 우리 사랑 / 지극한 사랑 / 우리의 사랑 / 우리의 행복 / 연리지 사랑 / 연리지 사랑"

소프라노 김순향이 11일 서울 역삼동 강남시니어플라자 돌체아트홀에서 열린 '작곡가 이안삼 초청 음악회'에서 '고독'을 부르고 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바라톤 송기창이 11일 서울 역삼동 강남시니어플라자 돌체아트홀에서 열린 '작곡가 이안삼 초청 음악회'에서 '어느날 내게 사랑이'와 '위로'를 부르고 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소프라노 김성혜가 11일 서울 역삼동 강남시니어플라자 돌체아트홀에서 열린 '작곡가 이안삼 초청 음악회'에서 '월영교의 사랑'과 '여름 보름밤의 서신'을 부르고 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테너 이재욱이 11일 서울 역삼동 강남시니어플라자 돌체아트홀에서 열린 '작곡가 이안삼 초청 음악회'에서 '사랑이여 어디든 가서'를 부르고 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2부는 소프라노 김순향의 ‘고독’으로 시작됐다. 이 시를 쓴 이명숙 시인은 '그리움은 낙엽되어'(임긍수 곡) '님 마중(한성훈 곡)'의 노랫말을 쓰기도 했다. "그대 바람으로 / 떠나가던 날 / 내 슬픔은 호수 건너 / 초원에 남았네 / 사랑하는 이여 / 내 고독의 숲으로 다가와 / 이 고통을 씻어주오 / 이 아픔을 달래주오"라면서 애절함을 극대화 시켰다.

바리톤 송기창은 ‘어느 날 내게 사랑이(다빈 시)’와 ‘위로(고옥주 시)’를  불러 관객의 큰 호응을 받았다. "어느 날 그대 꽃잎처럼 / 나를 찾아 온다면 / 나 파랑 가랑잎되어 / 그대 곁에 머물리" 정말 '어느 날 내게 사랑이' 찾아 온다면 이런 느낌이리라. 시인의 감수성이 노랫말에 고스란히 전달되면서 몰입도를 높였다. '위로'도 눈길을 끌었다. 그동안 여성들의 연주로만 만나볼 수 있었는데 송기창이 남성 버전으로 선보여 색다르면서도 장엄한 느낌을 선사했다. "스쳐 지나가는 사람 / 하나하나 / 수북이 쌓인 낙엽 / 하나하나 / 언젠가 누군가에게 / 사무치는 위로였다는 것이 / 나를 나를 노랗게 어루만지는 가을날 / 너를 알기 위해 / 이 세상을 살아보는 것이다" 가을 정취를 물씬 느끼면서 감수성을 자극하는 목소리에 관객들은 박수를 계속해서 쳤다.

'목소리가 얼마나 아름다운 악기인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소프라노 김성혜는 이안삼의 따끈따끈 최신곡을 선보였다. ‘월영교의 사랑(서영순 시)’과 ‘여름 보름 밤의 서신(한상완 시)’ 이렇게 두 곡이었다. 

월영교는 경북 안동에 있는 나무다리다. 먼저 저 세상으로 떠난 남편을 위해 머리카락을 뽑아 한 켤레의 미투리를 지은 지어미의 애절하고 숭고한 사랑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었다. 조선판 사랑과 영혼으로 알려진 '원이 엄마'의 애절한 로맨스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구름 헤치고 / 달빛 내려와 / 길게 누운 / 월영교 어루만지면 / 먼 옛날 / 미투리 신고 / 건너간 / 은하에 / 강물이 흐르고 / 그리움이 밀려와"라고 노래하자 사랑은 아름다웠다.

‘여름 보름 밤의 서신’엔 '토지'를 쓴 박경리 선생을 향한 애틋한 그리움이 녹아있다. 연세대 부총장을 지낸 한상완 시인은 선생이 하늘나라로 가시기 전 직접 10여년간 가까이에서 모시며 큰 사랑를 받았다. 그런 까닭에 늦깎이 시인으로서 세권의 시집을 내는 동안 선생님께 드리는 사모의 시를 일곱편이나 썼을 정도다. 휘영청 달 밝은 어느 여름날 밤, 문득 선생님이 사무치도록 그리워 이 시를 썼다면서 "그림자 짙은 / 치악 연봉 위에 / 홀로 뜬 / 보름달 / 그건 / 내 그린내의 / 환한 얼굴"이라고 노래하는 부분에선 결국 배달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그립노라"하고 꼭 편지를 써야할것 같은 간절한 마음을 표현했다.

테너 이재욱은 남자다운 박력이 흠뻑 느껴지는 ‘사랑이여 어디든 가서(문효치 시)’를 노래했다. 2005년에 만들어졌으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사랑이여 / 어디든 가서 / 닿기만 닿기만 해라 / 가서 불이 될 온몸을 태워서 / 찬란한 한점의 섬광이 될 / 어디든 가서 / 닿기만 해라"라고 폭발하자 일제히 환호성이 터졌다.

11일 서울 역삼동 강남시니어플라자 돌체아트홀에서 열린 '작곡가 이안삼 초청 음악회'에서 국내 정상의 성악가들이 이안삼 작곡가의 생일을 축하하는 노래를 부르고 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11일 서울 역삼동 강남시니어플라자 돌체아트홀에서 열린 '작곡가 이안삼 초청 음악회'에서 출연진과 참석자들이 이안삼 작곡가의 생일을 축하하며 건배를 하고 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피날레는 모든 출연진에 다함께 이안삼 작곡가의 지휘로 '우리의 사랑'(서영순 시)을 불러서 더 뜻깊은 시간이었다.  "천년을 기다려 / 만난 우리 / 나는 그대의 날개 / 천년을 기다려 / 만난 우리 / 그대는 나의 눈 / 나는 그대의 심장 / 그대는 나의 영혼 / 그대는 내가 되었지"라면서 11명의 성악가들이 멋진 합창을 보여 주였다. 

1부는 강은경, 2부는 장은혜가 피아노 반주를 맡았고  올해도 진행은 음악 칼럼니스트인 돌체오페라 이준일 대표가 진행했다. 그는 흰색 세일러 햇을 쓰고 등장해 '캡틴'답게 매끄러운 사회를 맡았다.

생일 축하송이 빠질수는 없는 일. 사랑하는 이안삼 작곡가의 생일을 축하한다면서 "해피 버스 데이 선생님"이라는 노래가 홀을 메웠다. 관객들도 아름다운 선율을 선사한 이안삼 작곡가의 생일을 한마음으로 축하하며 같이 불렀다.

공연이 끝난 후 이안삼 작곡가는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사실 예술은 가난하고 힘들지만 사랑해주시는 분들의 격려에 힘입어 길어진다"면서 관객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테너 이재욱은 "이안삼 선생님의 노래를 부를 수 있어서 영광이다"라면서 "오늘은 특히 많은 사람들이 와서 더 보람있고 감동을 공유할 수 있어서 기뻤다"고 말했다.

소프라노 정혜숙은 "이안삼 선생님의 노래는 언제 불러도 늘 마음을 기쁘게 한다"면서 "선생님을 정말 존경해서 아버지에게 효도한다는 느낌으로 노래했고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이 행복하고 좋은 일이 가득하길 바란다"면서 축복을 전했다.

양혜원 기자  moneyss@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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