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7.11.22 수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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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문학기행'에서 힌트 얻은 문 대통령의 연설동방경제포럼 기조연설서 "이광수의 소설 '유정'과 바이칼호수 인연 깊다" 언급
문재인 대통령이 7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 기조연설에서 춘원 이광수의 소설 '유정'과 시베리아 바이칼 호수를 언급해 눈길을 끈 가운데, 연설의 일부 내용이 서울문화사에서 출간한 '이정식의 시베리아 문학기행'에 나와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출간된 '시베리아 문학기행'을 제대로 활용했다. 한·중·일 등이 참가한 동방경제포럼 연설때 이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춘원 이광수와 시베리아 바이칼 호수' 내용을 일부 넣어 화제가 되고 있다. 사실상 '시베리아 문학기행'에서 힌트를 얻어 연설문을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7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의 기조연설에서 "춘원 이광수의 소설 '유정'의 배경이 바로 시베리아와 바이칼 호수다"라며 한국과 러시아가 문학에서도 오랜 인연이 있음을 강조했다.

동방경제포럼은 러시아의 주관으로 동러시아 지역 개발을 위한 투자 유치 및 주변국과의 경제 협력 활성화를 목적으로 2015년부터 매년 개최되는 포럼이다. 올해가 세번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이곳 극동지역은 러시아인과 한국인이 이미 오래전부터 서로 협력했던 곳이다. 러시아의 선조들이 개척했고 한국의 선조들이 찾아와 함께 살아온 터전이다"라며 "동토였던 이곳은 러시아인의 땀과 한국인의 땀이 함께 떨어져 따뜻한 땅으로 변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지역 곳곳의 삶에서도 연결되어 있다.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토예프스키, 톨스토이와 함께 극동과 사할린을 문학에 담아낸 러시아 작가 안톤 체호프를 한국인은 매우 사랑한다"라며 연설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이곳은 한국문학의 중요한 공간이기도 하다. 한국의 근대소설가 이광수의 작품 '유정'은 시베리아와 바이칼 호수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라며 "작가 조명희는 연해주에서 살면서 이곳의 삶을 소설로 썼다. 그의 문학비가 지금 극동연방대학 악사코브스카야박물관(과학박물관) 앞에 서 있다. 이러한 사실만으로도 나는 오래되고도 깊은 양국의 관계를 느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쌓아온 러시아와의 문화적·예술적 교류를 이제는 더 굳건한 경제협력 관계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의지를 표명하면서 이광수의 대표작을 언급한 것이다. 

이광수의 '유정'과 '바이칼'에 대한 스토리는 그동안 잘 알려져 있지 않았지만, 이정식 서울문화사 사장이 쓴 '시베리아 문학기행'이 출간되면서 베일을 벗었다.

이미 지난주에 시내 대형서점과 인터넷 서점 등에서 판매를 시작한데다 이에 앞서 여성경제신문과 우먼센스 등에도 연재됐기 때문에, 연설문을 맡은 청와대 비서진이 책이나 인터넷에 올라온 내용을 참고해 연설문을 작성한 것으로 추측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 기조연설에서 춘원 이광수의 소설 '유정'과 시베리아 바이칼 호수를 언급해 눈길을 끈 가운데, 연설의 일부 내용이 서울문화사에서 출간한 '이정식의 시베리아 문학기행'에 나와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유정'이 바이칼 호수를 무대로 하고 있지만 이광수가 어떤 연유로 거기까지 갔는지는 미스터리였는데, '시베리아 문학기행'에 100여년전 당시의 상황이 자세히 나와있다.

이광수는 22세 때인 1914년,  바이칼 인근에 있는 도시 치타에서 2월부터 8월까지 6개월 가량 머문적이 있다. 그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발행되는 '신한민보'의 주필로 가기 위해 치타까지 갔다가 여비 문제로 출발하지 못하고 시간을 보낸던 중 제1차 세계대전의 발발로 유럽행이 막히면서 발이 묶였다.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러시아를 지나 유럽까지 간 후 대서양을 건너 미국으로 가려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결국 조선으로 발길을 돌렸다.

이광수가 바이칼에 간 것은 바로 이때 치타에 머문 동안이었을 것이다. 그는 바이칼 호수 지역을 둘러보며 깊은 인상을 받은 것 같다. 그때의 기억을 되살려 19년 후인 1933년에 내놓은게 바로 '유정'이다.

한편 서울문화사에서 출간한 '시베리아 문학기행'의 필자 이정식 사장은 수차례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춥고도 황량한 이곳을 여행하면서 러시아 대문호들의 작품 활동과 작품 배경을 연구했다. 이뿐만 아니라 과거 일제 강점기하에 있던 우리 민족의 설움과 애환을 이곳에서 찾으려는 노력도 계속하고 있다.

민병무 기자  joshuamin@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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