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7.11.18 토 12:23
  •  
HOME 부동산 분양 머니머니테크
"한집에 7000만원씩 이사비 줄테니 찍어줘" 현대건설 파격베팅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수주 출혈경쟁 우려...분양가 상한제 따른 일반분양 손실분도 보전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 사업의 경쟁이 뜨거운 가운데 지난 30일 지하철 4·9호선 동작역과 9호선 구반포역 내부에 현대건설의 홍보물이 붙어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한집당 7000만원씩 이사비 지원, 분양가 상한제 따른 일반분양 손실분 보전, 미분양 발생하면 대물로 인수...

강남권 재건축 사업 시공권을 따내기 위한 건설사들의 출혈경쟁이 거의 벼랑끝 매치다. 미분양 발생시 건설사가 대물로 인수하는 것은 물론 수천만원에 달하는 이사비 지원에 분양가 상한제 적용시 일반분양 손실분을 보전하겠다는 공약까지 등장했다.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시공사 선정 입찰에 참여한 현대건설은 조합에 가구당 7000만원의 이사비를 지원하겠다는 파격 조건을 제시했다.

조합원들에게 이사 비용을 무이자로 빌려주는 게 아니라 공짜로 주겠다는 것이다.

상가 조합원을 포함해 현재 반포주공1단지 조합원은 2292명으로, 현대건설이 부담해야 할 금액이 1600억여원에 달한다.

7000만원 가운데 기타소득세 22%와 주민세 2.2% 등을 제외하고 가구당 실제 지급되는 돈은 5400만원 안팎이 될 전망이다.

인근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시공사가 1600억원이나 공짜로 주고 뭐가 남을지 모르겠다"며 "7000만원을 그냥 주겠다고 하니 조합원들이 상당히 놀라워하는 분위기다"라고 말했다.

현대건설의 당근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이 단지가 연말까지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해 재건축 초과이익환수를 피할 수 있도록 교육영향평가에 필요한 비용을 모두 부담하겠다고 약속했다.

인근 학교들과의 비용 문제로 협의가 지연될 것에 대비해 현대건설이 그로 인해 발생하는 합의비용 등을 모두 책임지겠다는 것이다. 업계는 그 금액이 수십억원에서 최대 수백억원이 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 시행에 따른 조합원 일반분양 금액 손실분도 현대건설이 떠안겠다는 파격 조건을 제시했다.

조합이 책정한 분담금 상의 추정 일반분양가는 3.3㎡당 평균 5100만원 안팎이다.

만약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이 금액보다 일반분양가가 낮게 책정된다면 줄어드는 분양 수입을 현대건설이 보전하겠다는 것이다.

오는 14일 청약에 들어가는 서초구 신반포 센트럴자이 아파트의 경우 분양가 상한제 대상은 아니지만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요구에 따라 분양가가 3.3㎡당 4250만원으로 낮아졌다.

반포주공1단지의 일반분양 시기는 2019년 5월(조합 예상)로 아직 2년 가까이 남았다. 시장 상황에 따라 집값과 땅값이 오를 수도 있지만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반포주공1단지 설계안을 보면 상당히 고급스러운 마감재가 많이 사용됐는데 이걸 가산비로 다 인정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며 "만약 상한제가 적용돼 가산비를 모두 인정받지 못하면 현대건설에 상당히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합 사업비 무이자 대여금도 조합의 요구를 뛰어넘는다.

현대건설이 제시한 무이자 대여금은 1조9783억원으로, 경쟁사인 GS건설의 1조740억원에 비해 9000억원 이상 높은 것은 물론 조합이 당초 입찰 조건에서 제시한 1조7000억원보다도 많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대건설이 강남권의 재건축 수주를 많이 해왔지만 한강변에 랜드마크 단지가 없다는 것이 아쉬운 부분이었다"며 "반포주공1단지 시공권을 꼭 수주해 한강변에 명품 '디 에이치'를 만들기 위한 간절함 때문에 전략적으로 파격 조건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반포주공1단지의 수주 경쟁사인 GS건설은 초과이익환수를 피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는 LH 소유 등 국공유지 매입 비용을 무상으로 돌리겠다고 공약했다.

이 경우 조합 사업비에서 7300억원이 줄어들어 세대당 3억2000만원의 사업비 절감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GS건설 관계자는 "국공유지 매입비와 법인세 절감을 위한 용역을 진행 중이다"라며 "구역내 LH 토지를 무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법률·행정업무 지원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건설은 "국공유지는 조합에서 이미 법률 검토를 거쳐 무상 매입을 추진하고 있던 것이다"라며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현대건설은 국공유지 매입비를 무이자 대여비에 포함시켰다"고 주장했다.

GS건설과 현대건설은 또 미분양이 발생하면 분양가격 그대로 대물로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 재건축 사업의 미분양 리스크는 조합이 책임지는 게 보통이지만 건설사가 대신 떠안겠다는 것이다.

양사 모두 시장 상황이 나쁘거나 분양가 문제 등으로 선분양을 못하게 되면 후분양을 하겠다고 공언했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공사비 회수가 빠른 선분양이 유리하지만 후분양도 받아들이겠다는 것이다.

GS건설 관계자는 "과거 재건축 단지에서 실제 후분양 경험이 있던 회사는 GS건설과 삼성물산 두 곳 뿐이다"라며 "조합원들이 후분양을 원하면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두 회사가 이렇게 과도한 경쟁을 펼치는 것은 반포주공1단지가 한강변에 있는 2000가구가 넘는 대단지 아파트로 지역 랜드마크가 될 가능성이 크면서 공사비만 2조6000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이는 역대 재건축 단지의 공사비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건설업계는 8·2 부동산 대책으로 주택경기가 위축돼 집값이 하락할 가능성이 큰 가운데 시공권을 따내기 위해 제시했던 과도한 보장 조건이 추후 시공사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부동산 전문가는 "건설사들이 시공권을 확보하기 위해 과잉 경쟁을 함으로써 '조합원 퍼주기' 논란은 차치하고 건설사의 재정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양혜원 기자  moneyss@seoulmedia.co.kr

<저작권자 © 여성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양혜원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