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7.10.24 화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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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국민 상대로 갑질하는 꼴”···1850만명 가입 'SPC해피포인트' 고속도로에선 못쓴다휴게소 운영 서희건설·프랜차이즈 가맹 SPC그룹 등 서로 매출 감소 우려에 '나몰라라' 뒷짐만
1850만명이 가입한 SPC그룹의 해피포인트를 고속도로 휴게소 입점 매장에서는 사용할 수 없어 소비자들의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인근에 위치한 던킨도너츠 로드숍 매장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1. 서울 양천구 목동에 사는 이모(63)씨는 얼마전 경부고속도로 평택~음성간 안성맞춤 휴게소(상행) 내 던킨도너츠 매장을 찾았다가 황당한 경험을 했다. 평소 즐겨 찾는 브랜드이다보니 아메리카노 커피 한잔을 먹기 위해 자연스럽게 해피포인트 카드결제를 시도했지만 거절당했다. 매장 직원은 “포인트 적립은 가능하지만 사용은 불가하다”는 답변만 되풀이 했다.

#2. 정모(40·서울 동작구 상도동)씨도 역시 불쾌한 일을 당했다. 평택~음성간 하행선 안성맞춤 휴게소에 있는 던킨도너츠에서 도넛 한개와 커피 한잔을 주문하고 해피포인트 카드를 내밀었다. 그러자 직원은 “원래부터 이 매장은 멤버십카드 혜택이 적용되지 않는다”며 정씨를 타박했다. 정씨가 “안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자 “정확한 것은 나도 모른다”고 말했다.

1850만명이 가입한 SPC그룹의 해피포인트를 고속도로 휴게소 입점 매장에서는 사용할 수 없어 소비자들의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휴게소 운영회사, 프랜차이즈 매장이 수수료를 둘러싸고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애꿎은 고객들만 불편을 겪고 있는 것이다. 

26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한국도로공사는 고속도로 휴게소·주유소를 직접 운영하지 않고 최고가 입찰을 통해 민간업체에 운영권을 준다. 그러면 운영업체는 프랜차이즈 업체와 계약을 맺어 휴게소에 편의점, 커피전문점 등을 유치한다. 프랜차이즈 직영점이 들어오기도 하고 또 가맹점이 입점하기도 한다. 

현재 안성맞춤 휴게소는 서희건설이 도로공사로부터 운영권을 수주받았다. 이곳에서 영업하는 던킨도너츠 매장에서는 해피포인트 사용은 전혀 안되고 포인트 적립만 가능하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일부러 멤버십 혜택을 기대하며 단골 브랜드를 찾지만 사실상 서비스에 제한을 받는 셈이다. 

이처럼 고객들이 현금과도 같은 포인트를 사용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운영사와 프랜차이즈 업체가 맺은 수수료 계약 때문이다. 

시내에 있는 일반 로드숍과 달리 고속도로 휴게소나 할인매장, 역사, 리조트, 대학 캠퍼스 등에 입점한 특수매장의 경우엔 임대료를 정액으로 내는 것이 아니라 수수료로 낸다. 예를 들어 수수료 20% 계약을 맺었다면, 월매출액 1000만원인 경우 월 임대료형식으로 200만원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결국 운영업체인 서희건설 입장에서는 던킨도너츠의 매출규모가 커야 수익이 더 생기는 구조이기 때문에, 수수료 계약을 체결할 때 해피포인트 사용을 금지한 것이다. 커피 한잔이라도 더 팔아야 호주머니를 채울 수 있는데, 포인트를 사용해 무료커피를 준다면 그만큼 수익이 줄어드니 이런 규정을 뒀다.

이에 대해 서희건설 관계자는 “운영사 입장에서는 유명 프랜차이즈 매장을 입점시키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며 "사실상 모셔오는 입장이다보니 수수료율이 높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도로공사에서 수주를 받기 위해서 입찰가를 크게 써 영업이익도 크지 않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하지만 고객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자기들 이익을 한푼이라도 더 챙기기 위해 일반 소비자들이 누려야 할 해피포인트 혜택을 통째로 빼앗은 것이다. 

서희건설은 2009년 4월 고속도로 휴게소 및 주유소 운영권을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수주해 예산(당진·대전)휴게소, 함평나비(무안·광주)휴게소, 안성맞춤(평택·음성)휴게소 등을 운영하고 있다. 서희건설이 지난해 휴게소 운영을 통해 올린 매출액은 963억여원에 달한다. 

24일 서울 여의도 인근에 위치한 한 던킨도너츠 매장 직원들이 손님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현재 SPC그룹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해피포인트 카드회원은 1850만명에 달한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SPC그룹도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한 채 손을 놓고 있다. SPC 관계자는 “고객이 포인트를 사용하게 되면 운영업체는 그만큼 임대료를 적게 받아 수익이 줄어들기 때문에 가맹점에 쉽게 할인혜택을 허락하지 않고 있다”면서 “해피포인트는 강제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휴게소 내 가맹점주나 휴게소 운영업체가 꺼려하는 것도 사실이다”고 말했다. 가맹점주와 운영업체가 풀어야 할 문제이기 때문에 사실상 자기들도 어쩔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포인트를 활용해 커피나 도넛을 구입하려는 고객들은 SPC그룹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김모(29·여)씨는 “해피포인트 가입시 당연히 모든 매장에서 사용 가능한 걸로 알고 있었는데 고속도로에서는 쓸수 없다는 것을 알고 실망했다”며 “요즘 프랜차이즈 본사의 갑질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데 서희건설과 SPC는 전 국민을 상대로 갑질을 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씨는 이어 “아예 가게 입구에 큼지막하게 '우리 매장에서는 해피포인트를 사용할 수 없다'는 안내문을 붙여 놓아야 한다”며 “진정 소비자를 생각한다면 SPC는 더 적극적으로 포인트를 사용할수 있도록 해결해야 한다”며 쓴소리를 쏟아냈다.

SPC그룹에서 제공하고 있는 해피포인트 서비스를 정작 고속도로 휴게소 내 입점해 있는 매장에서는 사용할 수 없어 소비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현재 해피포인트 카드회원은 1850만명에 달한다. 사진은 던킨도너츠 매장을 찾은 고객이 해피포인트를 적립하고 있는 모습.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나몰라라 하는 도로공사에도 역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도로공사에 따르면 전국 189곳의 고속도로 휴게소 내 프랜차이즈 매장은 2009년 45개에서 2011년 137개로 늘었고, 작년 기준으로는 416개 매장이 영업 중이다. 이중 할인혜택을 적용하고 있는 매장은 271곳으로 절반을 조금 넘는다. 반면 아예 혜택이 없는 매장은 145곳이나 된다.

프랜차이즈 매장이 늘어난 만큼 매출액 또한 수직상승 중이다. 지난해 고속도로 189개 휴게소의 월평균 매출액은 840억원이며 작년 한해만 1조원 가량을 벌어들였다. 한국도로공사가 지난해 민간 기업들과의 위탁계약을 통해 벌어들인 임대료 수익 역시 1700억원에 달한다.

사업상 지방출장이 잦아 고속도로를 자주 이용한다는 최모(42)씨는 “도로공사가 운영업체와 계약을 맺을때 소비자들의 포인트 혜택을 축소하지 못하도록 문서상에 명문화해야 한다”며 “이런게 바로 국민을 감동시키는 깨알정책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도로공사 측은 “포인트 부담은 비용 부담이기 때문에 휴게소 운영업체와 가맹점주간 비용부담으로 인해 기피하고 있는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때문에 도로공사에서는 매년 실시하는 휴게소 운영 서비스 평가를 통해 운영업체의 자발적인 할인혜택을 권장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SPC그룹에서 제공하고 있는 해피포인트 서비스를 정작 고속도로 휴게소 내 입점해 있는 매장에서는 사용할 수 없어 소비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현재 해피포인트 카드회원은 1850만명에 달한다. 사진은 던킨도너츠 매장을 찾은 고객이 해피포인트를 적립하고 있는 모습.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 그리고 휴게소 운영업체가 수익성 때문에 할인 서비스를 기피하고 있다”며 “이는 모든 국민을 상대로 정당한 소비자의 권리를 기만하는 행위다”라고 꼬집었다. 또 “뒷짐만지고 방관하고 있는 도로공사도 일정부분 책임이 있다"며 "어쨋든 휴게소 이용자들만 손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유통업계 전문가는 “고속도로 휴게소 매장에서의 할인 및 적립 서비스는 꾸준히 문제가 제기된 이후 대폭 개선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면서 “고속도로 매장은 장사가 잘 되니까 프랜차이즈 업체가 애써 할인 및 적립 혜택을 제공하는데 소극적이다”고 말했다. 

이어 “짧은 시간 이용하는 휴게소의 특성상 고객들이 할인 및 적립에 둔감한 것도 사실이다”면서 “도로공사나 휴게소 운영업체,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이 할인부담률을 조율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냥 참자'하는 소비자들의 마음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데 한몫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정창규 기자  kyoo78@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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