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7.11.20 월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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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하게 실내서 뻐끔···대형환풍기 12대 빼곡 '스모킹 카페' 인기퀴퀴한 냄새·뿌연 연기 '굿바이'...담배 장려 아니라 흡연자위한 건전공간 제공 역할
   
▲ 10일 서울시 성북구 성신여대 인근에 위치한 스모킹카페 성신여대점은 깔끔한 인테리어가 돋보였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
10일 서울시 성북구 성신여대 인근에 위치한 스모킹카페에서 한 고객이 자유롭게 흡연을 하며 차를 마시고 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

"담배 마음 놓고 피우세요." 

최근 금연구역이 늘어남에 따라 갈 곳 없어진 애연가들을 공략해 실내 공간을 내주고 있는 카페가 생겼다. 이 카페는 흡연자와 비흡연자 모두에게 주요한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비흡연자를 위한 카페가 아닌 흡연자를 위한 카페라니 과연 어떤 곳일까. 직접 찾아가 보기로 했다.

◆ 흡연자 비흡연자 모두를 위한 실내 공간 … “흡연자만 오세요” 흡연카페 인기

"흡연자들도 당당히 갈 수 있는 곳이 생겨서 좋아요."

지난 10일 서울시 성북구 동소문로에 위치하고 있는 한 카페.  문을 열고 들어서자 성별을 불문하고 삼삼오오 모여앉아 커피를 마시며 담배를 피우고 있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심지어 테이블 위에는 당당히 올려놓은 재떨이와 담배갑도 보였다. 그러나 카페 안에는 이를 이상하게 여기거나 제지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렇게 카페에 앉아있길 30분. 카페를 들어서기 전 퀴퀴한 냄새와 뿌연 담배 연기가 자욱할 것 같다는 예상을 완전히 뒤집었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가득했음에도 불구하고 담배 연기는 심하지 않았고, 화이트 컬러의 깔끔한 인테리어와 각 테이블마다 자리하고 있는 아기자기한 소품이 일반 여느 카페와 비슷해 보였다.

눈에 띄게 다른 점이 있다면 바로 환풍기. 천장 가득 위치한 12개의 대형 환풍기가 분주히 돌았고 소음은 비교적 적었다. 담배 연기를 순식간에 빨아들이는 이 장치 덕에 32평의 넓은 공간이 24시간 쾌적한 공기를 유지했다.

이 카페는 흡연자들 사이에 만남의 장소로 통하고 있다는 국내 1호 흡연카페 '스모킹 카페' 성신연대점이다.

스모킹 카페는 흡연자들이 커피도 마시고 담배도 피울 수 있도록 배려한 이색 공간이다. 지난 2015년 11월 경기도 용산에 1호점이 오픈 한 뒤, 전국적으로 확대되기 시작해 현재 19개의 지점이 각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성신여대점은 17호점으로 올 2월 문을 열었다.

이 카페는 도로 밖으로 내몰리고 있는 흡연자들을 끌어안는 한편, 비흡연자 또한 담배 연기로부터 자유롭게 하자는 기발한 전략을 가지고 출발했다. 흡연자들을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올리는 것에 일조했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만하다.

이진규(47) 스모킹 카페 성신여대점 대표는 “지난 22년간 일본에서 생활하다가 올해 한국으로 다시 돌아오게 됐는데, 한국의 길거리 풍경을 보며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면서 “도로가에 서서 아무렇지 않게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과 그 담배꽁초를 너무나 당연하게 길바닥에 버리는 것을 보며 이 사업을 결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10일 서울시 성북구 성신여대 인근에 위치한 스모킹카페를 방문한 손님이 음료 계산 후 셀프바를 이용해 커피를 제조하고 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
10일 서울시 성북구 성신여대 인근에 위치한 스모킹카페에서는 음료 제조를 손님이 직접 만들어 마시는 셀프로 운영하며, 1인1컵 사용을 원칙으로 하고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

스모킹 카페는 전 메뉴를 셀프로 운영한다. 음료를 만드는 것부터 음료를 가지고 자리로 이동하는 것까지 카페를 방문한 손님의 몫이다. 이 때문에 카운터에는 주문을 받는 바리스타를 대신해 음료 제조방법이 적힌 레시피 종이가 자리하고 있다. 음료 가격도 3500원~4000원 사이로 책정돼 있다. 

또 이곳은 음료와 더불어 맥주 등과 같은 간단한 주류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 외부 음식을 허용하고 있어, 배달 음식을 시켜먹거나 개인적으로 준비해온 음식을 먹을 수 있다.(지점에 따라 상이)  

셀프로 운영을 하게 된 특별한 이유는 바로 흡연 카페의 운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 카페는 관할 구청에 ‘식품자동판매기영업’으로 신고해 영업하고 있기 때문. 법률상 금역구역 지정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점을 이용해 실내 흡연이 가능토록 한 것이다. 이곳엔 커피 제조기가 매대에 놓여 있어 메뉴를 선택해 점원을 통해 결제하고 손님 스스로 커피 제조기를 이용해 원하는 메뉴를 만들어 자리에 앉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재떨이는 1인 1개를 원칙으로 한다.

이날 카페는 '셀프'라는 다소 불편하고 번거로워 보이는 주문방식에도 불구하고 애연가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졌다. 카페를 방문한 손님들은 익숙한 듯 스스로 음료를 제조해 마시는 모습이 눈에 띄기도 했다. 

카페를 방문한 이미연(34·여)씨는 “요즘 실내 흡연이 엄격히 금지돼 있어 흡연자들이 설 곳이 정말 없다고 생각했는데 눈치 보지 않고 편하게 흡연할 수 있어서 좋다”며 “특히 친구와 대화할 때 대화의 흐름에 방해를 받지 않아 좋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민규(26)씨도 “무엇보다 커피를 마시면서 이동하지 않고 담배를 피울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고 웃어보였다.

실제로 이 대표는 “오픈 한 지 두 달 밖에 되지 않았는데 하루 평균 50~70명의 애연가들이 다녀가고 있다”며  “주말엔 자리가 없어 돌려보낼 정도다”라고 부연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극찬 뒤에도 따가운 눈총은 존재했다.

성신여대 부근에서 쇼핑을 즐기고 있던 김모(20대·여)씨는 “가뜩이나 담배 피우지 말라고 가격 인상하고 광고도 잔인하게 내보내고 있는데, 흡연자들을 위한 카페까지 생기면 담배를 더 피우라고 장려하는 것과 다를 게 뭐냐고”고 발언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나는 비흡연자 이지만 한번 담배를 피우기 시작한 사람은 금연을 결심해도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담배를 장려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 준 것이다”라며 “흡연가들에게 무조건 안 된다 끊어라 라고만 할 것이 아니라 그들이 특정한 공간을 통해 흡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흡연자 비흡연자 모두에게 좋은 일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향후 스모킹 카페를 통해 흡연가들이 길거리가 아닌 실내에서도 담배를 피울 수 있는 건전한 공간으로 거듭나고 싶다”고 덧붙였다.

스모킹 카페 프랜차이즈는 올해 안에 전국적으로 100개 이상의 지점이 늘어날 예정이며, 오는 8월 강남에 2층과 3층의 큰 스모킹 카페를 오픈해 흡연자들에게 '안테나 숍'으로서의 역할을 공고히 할 계획이다.

임유정 기자  wiselim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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