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7.11.22 수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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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 엄마 위해 만든 '효심 팥콜릿' 한국 대표초콜릿으로 키운다‘레드로즈빈’ 한은경 대표 내년 오프라인숍 다시 오픈 팥카롱·팥케이크·팥라떼 판매

 

   
▲ 한은경 레드로즈빈 대표가 내년에 다시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해 레드로즈빈 만의 차별화된 건강 디저트를 완성하고, 소비자들이 그 디저트를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한 번 먹어본 사람은 꾸준히 저희 초콜릿만 찾을 만큼 단골이 돼요. 건강한데 맛까지 좋으니 안 먹을 이유가 없는 거죠."

한은경(31) 레드로즈빈 대표는 ‘초콜릿계의 이단아'다. 그는 '초콜릿은 달고 몸에 해롭다'는 상식에 맞서 '팥'이라는 건강한 식재료를 이용해 완벽한 초콜릿 맛을 구현했다. 오랜 연구 끝에 자신만의 비법을 담아 ‘팥콜릿(팥+초콜릿)’이라는 새로운 초콜릿을 완성한 주인공이다. 일반 생초콜릿과 같은 쫀득한 식감을 그대로 살린 것은 물론 건강이라는 최근 먹거리의 중요 트렌드까지 정성스럽게 녹여 만들었다.

지난 14일 홍대앞 한 카페에서 만난 한 대표는 “요즘 팥콜릿의 인기를 정말 많이 실감하고 있다”며 “최근 들어 연매출이 10배 이상 껑충 뛰었을 정도로 팥콜릿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고 환하게 웃었다.

팥콜릿은 그가 개발한 대표메뉴 '팥차' '쑥콜릿(쑥+초콜릿)' 등과 함께 레드로즈빈의 온라인몰과 카카오 메이커스, 현대백화점 대구점 등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해 12월 서울시 관광 상품으로 지정되면서 서울시청 시민청 다누리점에서도 선보이고 있다.

팥차는 특허 등록과 함께 2012년 세계여성발명대회에서 금상과 특별상을 수상할 만큼 맛과 품질 모두 인정 받은 메뉴이기도 하다.

◆ 효녀 딸 진심이 건강하고 맛있는 디저트 ‘팥콜릿' 완성시켜

   
▲ 한은경 레드로즈빈 대표가 홍대앞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마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한 대표가 초콜릿이라는 달콤한 간식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계기는 어머니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엄마가 당뇨병을 앓았는데 단것에 중독돼 초콜릿을 매일 입에 달고 살았어요. 울면서 싸워 보기도 하고, 먹지 못하게 뺏어보기도 하는 등 별짓 다 해봤는데 한번 굳어진 습관은 하루아침에 절대 고쳐지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매일 이렇게 옥신각신할 게 아니라 환경을 바꿔드려야 겠구나 생각했어요."

한 대표는 어머니가 나이 마흔에 어렵게 낳은 늦둥이 외동딸이다. 7살 어린 나이에 갑작스러운 사고로 아버지까지 여읜 그에게 어머니의 당뇨병 소식은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것과 같은 충격이었다.

그는 “당시 당뇨병으로 인해 쇼크까지 왔을 정도로 엄마의 증상이 굉장히 심각했다”면서 “무슨 수를 써서라도 엄마의 병을 낫게 해드리고 싶었다. 학업에 집중이 안 될 정도로 정말 간절했다”고 회상했다.

이때부터 나름의 해법을 찾아 발로 뛰기 시작했다. 당시 학생 신분이었던 그가 어머니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극히 제한적이었다. 좋은 병원에 데리고 가는 일도, 좋은 약을 사드리는 것도 불가능했기에 직접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 움직였다.

가장 먼저 주목한 것은 동의보감과 같은 고서였다. 다양한 책을 친구 삼아 밤낮없이 공부에 매진하며 필요한 자료를 모으기 시작했다. 또한 부족한 점은 집 앞 한의원을 학교삼아 매일 출석체크를 하며 한의사 선생님께 받은 조언을 토대로 보완해 나갔다.

"아무것도 몰랐으니 막막했죠. 하지만 무작정 집 앞에 있는 한의원에 찾아가 조언을 구할 정도로 용감하기도 했어요. 그때는 오로지 병을 낫게 해드려야겠다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엄마가 좋아하는 곡물 중에 단맛을 내는 것이 있나 찾아봤는데, 그것이 바로 팥이었어요. 꾸준히 공부를 하다 보니 팥이 비만을 막고 부기를 빼거나 당뇨를 예방하는 데도 좋은 것을 알게됐습니다."

가장 먼저 만든 것은 '팥차'였다. 팥차의 달달함을 통해 어머니가 초콜릿을 드시지 못하게 하자라는 것이 묘안이었다.

"솔직히 초콜릿이 당뇨병을 낫게 해드릴 수 있다는 생각이 보편적인 상식과 맞지 않아 처음엔 단맛이 나는 팥차를 끓여 드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엄마가 팥차만으론 만족스럽지 않은지 자꾸만 초콜릿에 손을 대는 거에요. 그래서 팥차를 끓이고 남은 팥이 아깝기도 하고 해서 이걸로 한번 초콜릿을 만들어볼까 하고 생각했어요."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처음엔 팥콜릿에 팥이 들어갔다고 말하지 않고 드리기 시작했는데 아무런 의심 없이 곧 잘 드셨다. 그렇게 초콜릿과 흡사한 맛이 나기까지 5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한 대표는 "제가 음식을 연구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엄마의 당수치가 줄어들고 또 맛있게 먹는 모습까지 보고나니 너무너무 신기하고 기뻤다"고 밝혔다.

◆ ‘팥콜릿' 통해 나눔을 실천하고 싶어 판매 결심하게 돼

   
▲ 14일 홍대팔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만난 한은경 레드로즈빈 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 레드로즈빈의 팥콜릿. /사진제공=레드로즈빈

처음부터 팥콜릿을 판매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 만드는 방법도 워낙 까다로울 뿐만 아니라 재료비 원가 자체가 굉장히 비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팥콜릿의 판매를 결심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나눔’이었다. 어머니의 병을 호전시켜준 팥콜릿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다. 당뇨병 탓에 단 음식을 전혀 먹지 못하는 사람들과 또 건강에 유의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 청년 창업자금을 통해 2013년 9월 홍대앞에 첫 오프라인숍을 열게 됐다. 이 때 그의 나이 고작 스물 일곱이었다.

한 대표는 “팥콜릿을 통해 어머니의 당뇨병 증상이 점점 호전되기 시작하니 주변에서 팥콜릿을 원하는 분들이 하나 둘 늘어나기 시작했다”며 “당시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을 시기기도 했고, 이렇게나 많은 분들이 원한다면 팥콜릿을 통해 나눔을 실천 해야겠다 생각해 판매를 결심하게 됐다”고 했다.

하지만 야심차게 문을 연 소비자 테스트숍은 생각처럼 호황을 누리지 못했다. 만만치 않은 재료값과 소비자들의 팥에 대한 선입견으로 매달 적자를 기록했다. 어쩌다 한 번 찾아 온 소비자들도 차(tea)만 마시고 자리를 뜨는 바람에 무료로 팥콜릿을 제공하며 팥콜릿을 알리는 것에 주력해야만 했다. 결국 오프라인숍은 당시 월 100만원의 수익도 안됐을 만큼의 큰 패배를 맛보고 1년 만에 문을 닫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생소한 것에 지갑을 잘 열지 않아요. 익숙한 것과 남이 먹는 것만 찾아 먹는 심리가 있어 장사가 최악이었죠. 당시 주변의 프랜차이즈 카페들과 비교되면서 자괴감이 굉장히 컸습니다. 그나마 팥콜릿을 먹어본 단골들이 매번 찾아봐 매출을 올려줬는데 올 때마다 자신의 엄마를 드리겠다고 사 가니 마음이 찡해 마구 퍼주다 보니 장사가 정말 안됐습니다.(웃음)"

팥콜릿의 주재료는 전라도 한 농촌과 직거래를 통해 구입한다. 똑부러지는 패기로 유기농 재배를 실천하고 있는 농촌에 일일이 전화를 걸어 직거래를 성사시켰다.

한 대표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시골에서 젊은 사람들을 볼 수 없으니 전화를 걸어 농활을 가겠다고 하면 굉장히 좋아하시고 두 팔 벌려 환영해주신다. 서울에서 다섯 시간이나 걸리는 장거리에도 불구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팥을 얻으러 갔다"며 "어느날 전화를 했는데 가뭄으로 작황이 좋지않아 팥이 없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이렇게 얻어 쓰다가는 팥콜릿을 못 만들 수도 있겠구나 생각해 직접 재배를 결심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최근 온오프라인을 중심으로 기대했던 것 보다 팥콜릿 시장이 점점 더 커지기 시작하자 올해 6월 처음으로 팥 재배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지인의 도움으로 양평에 위치한 1000평정도 되는 큰 땅에 무료 임대를 얻게 돼 직접 팥씨를 뿌리게 됐다.

한 대표는 “팥콜릿을 만들게 된 취지를 전해 듣고 모르는 분께서 땅을 무료로 빌려주시겠다며 연락이 오게 돼 감사한 마음으로 재배를 시작하게 됐다. 아무리 좋은 땅도 그냥 놀리기 보다는 지속적으로 농사를 지어줘야 더 좋은 땅으로 거듭나기 때문에 서로 좋은 '상생'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아무리 직거래를 통해 팥을 거래하더라도 팥 원가 자체가 워낙 비싸다. 그래서 수출을 통해 외국 사람들에게는 정당한 가격에 판매해 수익을 내고, 저희 나라사람들에게는 재배를 통해 저렴하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원가를 최대한 낮춰서 판매하고 싶다”고 전했다.

◆ 효도를 장려하는 한국의 대표 초콜릿 기업으로 크고 싶다

   
▲ 한은경 레드로즈빈 대표가 내년에 다시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해 레드로즈빈 만의 차별화된 건강 디저트를 완성하고, 소비자들이 그 디저트를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그는 앞으로 레드로즈빈을 통해 이뤄내고 싶은 몇가지 꿈이 있다.

먼저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레드로즈빈 만의 차별화된 건강 디저트를 완성하고, 소비자들이 그 디저트를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내년 동지날을 기점으로 인사동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지난 2013년도의 '실패' 이후 두번째 도전인 셈이다.

한 대표는 “팥콜릿뿐만 아니라 팥을 이용한 다양한 먹거리를 선보이고 싶다”며 “팥카롱, 팥케이크, 팥라떼 등과 같은 이색 메뉴 제공을 통해 ‘건강한 음식은 맛없다'라는 소비자들의 인식을 전환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사업 규모를 키워 보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전국적으로 최대 50개까지 직영점을 늘려 부모님과 함께 찾아오는 '건강 이색 공간'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유행처럼 생겼다 금방 사라지는 프랜차이즈가 아니라, 자기와 뜻이 통하는 사람들과 합심해 직영점을 열어 브랜드의 모토를 지켜 나가고 싶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이는 레드로즈빈 브랜드를 통해 인재를 양성하고 싶다는 작은 바람도 깃들어 있다.

한 대표는 “오프라인숍을 운영할 때 엄마는 가게 안으로 잘 들어오지 않았다. 늙은이들이 카페에 버티고 앉아있으면 젊은 사람들이 싫어한다고 밖에서만 바라보다 갔다”면서 “당시 엄마의 얘기를 들을 때마다 왜 한국에는 부모님과 손잡고 당연히 방문할 수 있는 카페가 없는 것일까 하고 고민했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그는 “부모님과 당연히 찾을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카페를 만들어 함께 방문하면 부모님의 차 1잔은 무료로 제공해 드리고 싶다”면서 “효(孝)를 장려하는 브랜드로 거듭나고 싶다”고 덧붙였다.

또한 한 대표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진출을 통해 한국의 단일 초콜릿 브랜드로 자리 잡고 싶다는 장기적인 꿈도 가지고 있다. 즉 세계적인 초콜릿으로 이름 난 일본의 ‘로이스’와 미국의 ‘고디바’ 등의 초콜릿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우리나라를 대변할 상징성있는 초콜릿으로 성장하고 싶다는 거다.

실제 그는 이러한 꿈에 가까이 가기 위해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코트라와 손잡고 해외 진출을 준비하는 단계에 있다. 한 대표는 “외국 사람들에게 팥콜릿을 주며 이거 한국에서 만들었는데 한번 먹어봐. 너희 나라 초콜릿보다 더 맛있는데 건강하기까지 해. 그리고 초콜릿에 효(孝)도 들었어. 너네는 이런 거 없지? 라고 자랑하고 싶다”고 웃어보였다.

그리고 그는 인터뷰 말미에 이런 말을 남겼다.

"여력이 된다면 브랜드의 힘을 튼튼하게 키워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저희 팥콜릿이나 팥차와 같은 상품을 무료로 제공해 주고 싶어요. 저희 어머니가 팥차와 팥콜릿을 통해 건강이 호전됐듯이 몸이 아픈 다른 분들에게도 건강을 선물한다는 의미로 '정'을 나누고 싶습니다.”

임유정 기자  wiselim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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