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7.11.24 금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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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탕탕! 좀비 10여마리 물리치며 ‘사랑도 스릴있게’2030 새 놀이공간 ‘VR게임방’ 성황…박진감·몰입감 최고지만 만만찮은 가격 등 부담
   
▲ 홍대에 위치한 '샵브이알 카페'를 방문한 커플이 좀비탈출 게임을 즐기고 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아무것도 없는 한평 남짓한 방에 홀로 들어가 VR 헤드셋을 착용하고 모션 컨트롤러를 양손에 쥐자 눈앞에 황야의 모래밭이 펼쳐졌다. 이어폰을 통해 들려오는 새 울음소리와 모래 흩날리는 소리가 ‘현실 사막’에 온듯 몰입감을 더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아득한 사막. 두 손에 쥐어진 건 오로지 작은 권총 하나 뿐. 마음의 준비를 채 끝내기 무섭게 좀비와 쫓고 쫓기는 서바이벌 사투가 시작됐다.

난생 처음 잡아 본 총을 비장하게 꺼내들고 침을 꼴깍 삼키며 준비 태세를 취하자 기다렸다는 듯 목 꺾인 좀비가 성큼성큼 다가왔다. 벌벌 떨리는 마음을 가까스로 진정시키고 놈을 향해 방아쇠를 당기자 피를 흘리며 바닥에 툭 하고 쓰러졌다.

“휴~” 안도의 숨을 내쉬기 무섭게 이번에는 더 많은 좀비들이 빠르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재빨리 작전을 바꿔 수류탄을 꺼내 들고 좀비들을 향해 있는 힘껏 내던졌다. ‘펑’ 하는 폭발음과 함께 좀비 네 마리가 순식간에 나가 떨어졌다. 10여분의 전투 끝에 결국 좀비들을 물리쳤다. 요란을 떨던 행동을 멈추고 VR 헤드셋을 벗고 나니 고요한 주변 상황에 웃음이 터져 나왔다.

◆ 젊음의 메카 홍대앞 지금 ‘VR 게임방’ 인기몰이

   
▲ 홍대에 위치한 '샵브이알 카페'를 방문한 커플이 레이싱 게임을 즐기고 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젊음의 메카 홍대 앞을 가면 요즘 가장 핫한 장소와 먹거리를 쉽게 접해 볼 수 있다. 지난 5월 중순 서울 강북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다는 홍대거리에 나가봤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거리 양쪽에 주를 이뤘던 다양한 카페와 술집을 대신해 ‘VR(Virtual Reality)게임방’ 이라는 새로운 간판이 그 자리를 꿰찼다.

다양하고 이색적인 즐거움을 추구하는 20~30대들의 욕구에 따라 놀이문화 또한 변하고 있다. ‘특별한 경험’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새로운 트렌드에 발 맞춰 ‘미래지향적’인 놀이공간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증강현실게임 ‘포켓몬 고’의 바람을 타고 ‘현실세계’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가상현실’을 체험하기 위한 ‘공간여행’이 가파르게 성업하고 있다.

가만히 앉아 손과 눈을 이용하는 2차원적인 게임이 아닌 작은 공간에서도 자신의 몸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움직이며 하는 게임이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거다. VR게임방은 유행에 민감한 커플들을 중심으로 세상에 없는 특별한 데이트 장소로 각광 받고 있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글로벌 VR 시장 규모는 2016년 67억달러(약 7조7500억원)에서 2020년 700억달러 (약 81조530억원)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 ‘게임도 하고 커피도 마시고’ 커플들에게 각광 받아

   
▲홍대에 위치한 '샵브이알 카페'를 방문한 커플이 활쏘기 게임을 즐기고 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VR게임방이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으로 뜨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중순쯤이다. 홍대에 위치한 ‘샵브이알 카페’ 또한 작년 11월 문을 열었다.

샵브이알 카페는 4명의 공동대표 청년 창업가들이 모여 만든 국내 최초의 ‘VR카페’(VR게임방+카페)다. ‘게임방’이라는 어둡고 퀴퀴한 이미지를 과감히 버림과 동시에 커피라는 친근한 만남을 통해 양지의 이색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서성욱(26) 샵브이알 카페 공동대표는 “영화보고 밥먹고 카페에 가는 연인들의 지루한 데이트 루트를 과감히 바꿔보고 싶다는 큰 발상에서 시작하게 됐다”며 “지난해 오픈했을 때와 비교해 올해 10배가 넘는 매출이 올랐을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샵브이알에서는 70분 이용금액(1만원)과 함께 음료 주문(4000~6000원 사이)은 필수다. 번호표를 배정받은 후 사물함에 짐을 놓고 주어진 시간 내에 10가지의 다양한 테마방을 오가며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준비된 게임은 ‘활쏘기’ ‘좀비 탈출’ ‘귀신의 집’ ‘암벽등반’ ‘레이싱’ ‘고소공포증체험’ 등 다양하다. 한게임당 10분 정도가 소요된다. 원하는 게임방 앞에 이용권을 꽂아두면 진동벨이 울리는 전자시계 시스템을 통해 스태프가 순서대로 안내한다. 게임을 대기하는 동안에는 커피를 마시며 기다릴 수 있다. 1시간이 경과될 경우 10분에 1500원의 추가 이용료가 발생한다.

◆ 최근 미세먼지 극성도 성업에 한몫

   
▲ 홍대에 위치한 '샵브이알 카페'에서 청년 창업가 서성욱 공동대표가 여성경제신문과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오후 1시. 샵브이알 카페를 방문하는 커플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고개를 돌리자 눈을 가린 채 엉거주춤 양손을 허공에 대고 허우적거리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평소에는 볼 수 없는 우스꽝스러운 풍경에 웃음이 절로 나왔다.

남자친구와 함께 처음 방문했다는 이소영(23)씨는 “단순히 게임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어폰을 통해 남자친구의 목소리를 들으며 협력하며 할 수 있으니 좋고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재미있다”면서 “앞으로 자주 찾게 될 것 같다”고 재방문 의사를 밝혔다.

SNS 검색을 통해 방문하게 됐다는 성광인(24)씨도 “여자친구랑 특별한 데이트를 하고 싶어 찾아오게 됐다”면서 “멀리 나가지 않고 가까운 홍대거리에서 기분전환 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최근 미세먼지가 극성인 것도 VR게임방이 호황을 누리는데 한몫하고 있다. 야외 활동을 자제하는 대신에 실내 놀이시설을 찾는 이들이 부쩍 늘어나는 추세다. 직장인 최모씨(25)는 “5월 초 황금연휴 동안 밖에서 놀려 했지만 미세먼지가 걱정돼 VR게임방 등 실내 활동을 주로 즐겼다”고 말했다.

◆ 일부 ‘멀미 증상’ 호소...만만찮은 가격도 부담

   
▲ 홍대에 위치한 '샵브이알 카페'를 방문한 커플이 좀비탈출 게임을 즐기고 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하지만 이처럼 젊은이들의 구미를 당기는 VR 카페에도 단점은 분명 존재한다. 기술적인 문제로 인한 ‘멀미 증상’과 ‘가격 부담’이 바로 그것이다.

두 번째 방문했다는 대학생 김미주(22·여)씨는 “원하는 게임을 지정해서 연달아 하지 못하고 10분씩 돌아가며 해야 하니까 처음 방문한 사람들에게는 맛보기로 좋을 것 같지만, 일정한 게임을 생각해 두고 재방문한 나 같은 사람들에게는 아쉬움이 있다”면서 “남자친구와 둘이 이용하면 한 시간에 3만원 정도의 돈이 드는데 가격적인 부분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월차를 쓰고 방문했다는 직장인 김민준(30)씨는 “가격적인 부담보다는 아무래도 나이가 있어서 그런지 장시간 이용을 하면 어지럽고 멀미증상이 있다”고 웃어보였다.

이처럼 두 가지의 큰 보완점이 과제로 남은 가운데 어떻게 보다 많은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VR카페’ 라는 생소한 장소를 ‘대중화’할 수 있을지 기대되는 부분이다.

서성욱 공동대표는 “VR카페 1세대라 미흡한 점도 있지만 이를 보완하기 위해 최선을 다 해 고민하고 노력중이다”며 “한 달에 한 번씩 새 게임으로 업데이트 시키고 있으니 ‘샵브이알 카페’에 방문해 세상에 없는 이색경험을 즐겨 보시라”고 전했다.

임유정 기자  wiselim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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