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7.10.24 화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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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다 꽃 바치던 아버지···그 뜻 이어 ‘안중근 사상’ 세계화 앞장이영옥 안중근의사기념관 신임 관장 "안 의사의 평화정신은 세계인의 보물"
   
▲ 안중근의사기념관 제7대 관장으로 부임한 이영옥 관장이 기념관의 전시물을 설명해주고 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안중근 사상의 세계화가 목표입니다. 시대를 100년이나 앞서간 안 의사의 평화정신은 대한민국을 뛰어넘어 세계인들이 알아야 할 귀중한 보물입니다.”

서울 남대문로 남산 백범광장 너머에 자리잡은 안중근의사기념관의 제7대 관장으로 부임한 이영옥(71)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안중근 의사와 관련된 일을 맡게 돼 책임이 막중하고 대단한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이렇게 각오를 밝혔다.

이 관장과 안 의사와의 ‘공식적인 인연’은 2002년 안중근의사숭모회 이사를 맡으면서 시작됐다. 2012년엔 안중근 의사 홍보대사까지 겸직해 꾸준히 활동을 이어왔고, 올해 3월 22일 안중근의사기념관 새 관장에 임명됐다.

◆ “조국을 구한 분이니 은혜 잊지 마라” 아버지 가르침 생생

물론 ‘비공식적인 인연’은 그보다 훨씬 더 오래전인 어릴 때다. 안 의사에게 깊은 관심을 갖게 된 특별한 계기는 초등학교 교장이었던 부친(경광 이종락 선생) 덕분이다.

“아버지는 당신이 기거하는 방 한쪽 벽을 허물고 햇빛이 들어오게 큰 창문을 냈어요. 그리고 그 창문 앞에 안중근 의사와 이순신 장군의 위패를 모셨죠. 조국을 구한 분들이니 그 은혜를 절대 잊어서는 안된다고 가르쳤습니다. 봄·여름·가을·겨울 매일 아침 마당에서 핀 가장 예쁜 꽃을 꺾어다 그 앞에 올려 두시던 아버지가 지금도 눈앞에 선해요.”

이런 모습을 보고 자랐으니 안 의사에 대한 존경심은 자연스럽게 몸에 쌓였다. 2000년 12월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생전에 안 의사를 위해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던 부친의 뜻을 받들기로 마음 먹었다. 그때부터 안중근 의사 알리기에 나섰다.

이 관장은 영문학과 교수였다. 지난 32년간 성균관대학교 교단에 서며 학생들과 마주했다. 오랜 시간 가르치는 일에 매진했지만 역사 공부를 등한시 하는 학생들을 보면 ‘늘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말처럼 역사를 모른다는 것은 곧 ‘자신을 모른다는 것’과 같다고 강조했다.

   
▲ 안중근의사기념관 제7대 관장으로 부임한 이영옥 관장이 안 의사의 평화정신에 대해 설명해주고 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 기념관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사람들 보면 씁쓸

이 관장은 안 의사를 ‘테러리스트’로 지칭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들을 가리켜 “무지의 소치”라고 빗대어 표현했다. 그는 “안중근 의사를 원수로 기억하는 일본인들조차 오늘날 안 의사의 참뜻을 이해하고 그를 참배하기 위해 사비를 들여 매년 한국에 들어오고 있다”며 “한국 사람들은 정작 안중근의사기념관이 어디에 있는지 조차 모른다"고 탄식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안중근의사기념관은 ‘한줄기 빛’과 같다고 설명했다. 또한 젊은이들에게 ‘미래를 선사하는 곳’이라고 비유했다. 이 관장은 “안중근의사기념관을 방문한 사람들이 100년이나 앞서간 안 의사의 사상에 대해 알게 되면 누구라도 큰 감동과 깨달음의 경지를 만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관장직은 무보수다. 그만큼 자기를 희생해야하는 자리다. 그는 앞으로 영문학자였던 자신의 전공을 100% 살려 ‘새로운 운영’을 시도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이 관장은 이전의 관장들과는 차별화 된 ‘세계화’ 전략에 주력할 계획이다.

◆ 안중근 알리기 ‘UCC 공모전’ 예상보다 성과 좋아

먼저 가장 야심차게 내놓은 1차 작업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UCC 공모전’이다. 안 의사의 애국정신과 평화사상과 관련된 주제를 자유롭게 찍어 응모하는 활동을 새롭게 도입했다.

이 관장은 “일본에서 자꾸 안 의사를 테러리스트라고 매도하는 것을 보면서 이대로는 안되겠다고 생각했다”며 “유튜브를 통해 UCC 공모전을 진행하면 이후에도 영상이 남기 때문에 일회성에 그치지 않아 의미 있고, 또 영어 자막을 만들어 보급할 경우 세계 모든 사람이 볼 수 있으니 1석 2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올해만 해도 벌써 응모작이 87편 접수됐다. 영상 1편 안에도 화면을 찍는 사람, 연출하는 사람, 편집하는 사람, 등장하는 사람 등 10명 이상이 참여한다. 또 조회수를 심사 기준에 포함하고 있는데 어떤 영상은 조회수가 1만 건을 훌쩍 넘어갔다. 그만큼 사람들이 많이 봤다는 뜻 아니겠는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훌륭한 성과를 얻고 있다”고 자평했다.

◆ 안 의사 옥중자서전 등 영문번역 작업 매진할 것

향후 이 관장은 외국인들에게 안 의사를 알리는 일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생각이다. ‘안응칠 역사(안중근 의사 옥중 자서전)’를 비롯해 ‘안중근 전쟁 아직 끝나지 않았다(안중근 의사 공판 기록)’ 등과 같은 안 의사와 관련된 1차적 자료의 번역 작업에 매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세계에 거주하고 있는 현지 교민들과 외국 학자들이 안 의사의 위대함에 대해 쉽게 접하고, 나아가 안 의사의 사상을 깊이 연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그의 꿈이다.

그는 “안응칠 역사의 경우 1979년 사본을 기초로 한국말로 옮겼는데 그 이후 영어로 옮기는 작업이 전혀 안돼 있다. 너무나 중요한 작업인데 정말정말 늦은 셈이다”라며 “내가 관장이 됐으니 이번에는 반드시 이뤄야할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러한 일련의 작업들이 이루어지고 난 후에야 안 의사의 유해를 발굴해 우리나라에 모셔올 수 있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이 관장은 개인적으로 이루고 싶은 소소한 꿈도 가지고 있다.

“시간이 주어진다면 쓰고 싶은 책을 마음껏 쓰고 싶다”며 “더 나아가 내가 졸업한 이화여자대학교 학생들을 위해서 안 의사에 관한 특강을 해보고 싶다”고 웃어 보였다. 여전히 열정적으로 일에 몰입할 때 가장 행복하다는 이 관장을 보며 존경의 마음까지 들었다.

임유정 기자  wiselim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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