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7.12.14 목 18:41
  •  
HOME 사설·칼럼 칼럼
[김영회 칼럼] 전쟁은 절대 안된다
   
▲ 지난 13일 서울 광화문 미국대사관 인근에서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 등 청년단체 회원들이 '칼빈슨 항모전단은 미국 품에, 평화는 우리 품에-한반도 전쟁위기 고조 미국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여성경제신문 자료사진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나면 그것은 공멸의 길입니다. 북한만 망하고 남한은 사는 그런 요행수는 없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위기입니다.-

대통령 탄핵에 이어 5월 조기 대선이 현실화되자 전국이 온통 선거 분위기로 들떠 있습니다. 그런 와중에 미국의 대북 선제타격론이 현실이 될 것이라는 섣부른 예측과 함께 ‘4월 위기설’이 나도는 등 지금 대한민국은 살얼음을 밟듯 전에 겪어보지 못한 수상한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바다의 요새’라는 핵 추진 항공모함 칼빈슨 전단(戰團)이 예정보다 늦게 들어올 것으로 알려지면서 긴장감이 다소 진정된 듯 싶지만 미국과 북한 간에 오고 가는 험악한 말싸움을 보노라면 특별한 국면 전환이 없는 한 언제라도 전쟁이 터지고 말 것 같은 위태로운 상황임이 분명합니다.

그러면 대체 칼빈슨호가 어떤 배 이 길래 이처럼 소란인가? 한마디로 칼빈슨호는 일국의 공군력을 능가하는 바다 위의 군사기지라고 합니다. 공습전문 핵추진 항공모함인 칼빈슨호는 배수량 9만3400톤에 길이 333m, 폭 77m로 축구장 3개 면적의 비행갑판을 갖추고 있고 원자로로 작동되기 때문에 항속거리가 무제한이며 시속 56km의 속력으로 빠르게 움직입니다.

6000여명의 병력과 전투기 80여대를 탑재하고 있는 칼빈슨호는 9600톤급의 순양함,과 동급의 이지스 구축함, 핵추진 잠수함 등 5척의 호위함까지 거느리고 있는 무적의 항공모함입니다.

칼빈슨호의 병력 중에는 미 해군 최정예 특수부대인 데브그루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 부대는 2011년 파키스탄에 숨어있던 국제 테러 조직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 체포 작전을 수행한 명성 높은 팀으로 당시 빈 라덴 시신의 수장(水葬)이 칼빈슨호 함상에서 이뤄져 더욱 유명합니다.

데브그루는 우리 군 특수부대와 함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등 북한 전쟁 지도부를 제거하고 지휘소를 폭파하는 ‘참수작전’ 을 수행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참수작전이란 김정은의 목을 벤다는 의미이니 생각만 해도 섬뜩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오늘날 전 세계를 통틀어 유일무이한 초강대국이 된 미국은 넘치는 국력에 막강한 국방력으로 가히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의 거대한 국가로 군림하고 있습니다. ‘세계의 경찰’을 자임(自任)하는 미국은 역설적이게도 역사상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전쟁을 치른 나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전쟁역사를 연구한 이재봉 교수(원광대)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은 1776년 영국과의 전쟁에서 이겨 독립한 이래 2017년 현재까지 241년 동안 220년을 크고 작은 전쟁을 치른 것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미국 역사상 전쟁을 하지 않았던 기간은 단 21년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미국은 전쟁을 많이 하는 나라, 전쟁을 좋아하는 나라, 전쟁을 잘하는 나라고 전쟁을 통해 영토를 넓히고 전쟁으로 국력을 세계 제일로 만든 나라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6·25전쟁 때 우리를 도와줬다하여 ‘평화의 사도’라고 학교에서 배운 것과는 전혀 다른 미국의 또 다른 모습을 확인하게 되는 역사적 근거입니다.

미국은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현재까지 전 세계 150개 이상의 지역에서 일어난 약 250번의 전쟁에서 200번 이상이 미국에 의해서 일어난 것으로 이 교수는 밝히고 있습니다.

미국은 2017년 현재 세계 각지에 약 1000곳의 군사 기지를 운영하며 150개 이상의 국가에 15만 명 이상의 병력을 주둔시켜 놓고 있습니다. 우리 한국의 2만5000명을 비롯해 일본에 5만2000명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8만 명 이상, 그리고 독일에 3만7000명, 이탈리아에 1만2000명 등 유럽에 6만 명 이상의 미군을 주둔시키고 있습니다. 지구 상에 미국의 군사적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입니다.

그동안 북한은 몇 차례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실험으로 미국과 우리 한국을 자극해 온 게 사실입니다. 북한은 유엔의 제재에도 아랑 곳 없이 핵확산 금지 조항을 위반해 세계의 지탄을 받아 왔습니다.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로 도발을 거듭할 때마다 유엔이 규탄 결의안을 내곤 했지만 북한은 막무가내로 도발을 계속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미국이 겁을 먹고 두려워할 상황은 아닙니다. 군사력으로 봐 미국에게 북한은 상대가 되지 않기에 말입니다. 북한은 “핵에는 핵으로 응징하겠다”고 ‘맞짱’을 뜰 것처럼 큰소리를 치지만 그야말로 그것은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는 만용(蠻勇)이라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북한이 그들 주장대로 원자탄 몇 발 만들었다 해도 이미 7000발인가, 얼마를 갖고 있다는 미국의 그것과는 상대가 될 수는 없습니다. 그건 마치 호랑이와 고양이의 대결이나 다름없기에 말입니다.

그런데 참으로 딱한 것은 우리 언론의 태도입니다. 칼빈슨호가 동해로 들어와 북한을 향해 미사일을 쏘면 북한은 어디다 미사일을 쏘겠습니까. 미국 본토로? 아닙니다. 당연히 남쪽으로 쏠 것입니다.

그것도 인구의 절반, 2000만 명 이상이 과밀 집중돼 있는 서울과 수도권으로 핵미사일이 날아올 경우 그 피해가 어떠할지, 상상조차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 언론들은 입을 모아 칼빈슨호가 온다고 신바람이 나서 쌍수를 들고 호들갑을 떠는 것을 보면 철이 없는 것인지,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만약 전쟁이 터져 주한미군에 일본군까지 들어오면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 편이 되어 한바탕 전쟁을 하게 될 터인데 그렇게 되면 한반도는 남쪽이고, 북쪽이고 쑥대밭이 될 것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합니다. 그러면 모두가 죽을 게 뻔한 데 미군의 군사력 자랑에 열을 내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 의문입니다.

국민들의 불감증도 문제입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이 계속되고 그에 맞선 미국의 핵 항모가 들어오고 태풍전야처럼 전쟁 일보 전의 위기감이 가득한데 국민들은 긴장은 커녕 강 건너 불 보듯 하다못해 무관심하기까지 한 것은 도대체 무슨 의미인가. 그동안 기회만 있으면 집권자들이 ‘안보’를 내세워 위기를 조장하고 확대 재생산하는 못된 술수를 써 온 내성(耐性)때문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것은 마치 ‘양치기 소년’의 우화처럼 거짓말의 결과일 것입니다.

어떤 경우에라도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됩니다. 전쟁이 일어나면 다 죽습니다. 북한만 망하고 한국만 사는 그런 요행수는 없습니다. 오직 공멸(共滅)이 있을 뿐입니다. 대선 후보들은 무엇을 한다, 한다, 큰 소리 칠 것이 아니라 후보자들 공동명의로 “전쟁은 절대 안 된다”는 결연한 의지를 선언해야 합니다. 그리하여 국민들을 안심시키고 미국 정부에도 “전쟁은 절대 안 된다”는 강력한 의사를 전달해야 합니다. 그것이 주권국의 태도입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정치도 없고 외교도 없습니다. 다 어디 갔습니까. 대통령은 파면을 당해 교도소에 갇혀 있고 대선 후보라는 이들은 나라가 결딴나기 직전인데 상대방 아들, 딸 공격이나 일삼으며 표를 달라고 구걸하고 있지 않습니까. 참으로 한심하기 짝이 없습니다. 2017년은 ‘대한민국의 위기’입니다.

김영회(언론인)  yhk939@hanmail.net

<저작권자 © 여성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