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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곡 흥미진진 뒷이야기 가득···이정식 '가곡의 탄생' 출간이수인·이안삼·임긍수·김효근 작곡가 등 '창작의 고통과 기쁨' 고스란히 담아내
   
▲ 언론인 이정식 씨의 두 번째 가곡 에세이집 '가곡의 탄생'이 나왔다.

우리가곡의 역사와 가곡 창작의 뒷이야기, 굴곡진 우리 현대사 속에서 작사·작곡가들이 당한 수난 등을 담은 언론인 이정식 씨의 두 번째 가곡 에세이집 '가곡의 탄생'이 나왔다.

첫 번째 가곡 에세이 '사랑의 시, 이별의 노래'(2011)에 이어 6년 만에 나온 '가곡의 탄생'에는 우리나라 가곡의 효시라고 할 수 있는 홍난파의 '봉선화'를 비롯, '동무생각' '희망의 나라로' '가고파' '선구자' '동심초' '사공의 노래'에서부터 근년에 지어진 이수인, 이안삼, 임긍수, 김효근 작곡가의 '고향의 노래' '사랑이여 어디든 가서' '강 건너 봄이 오듯' '내 영혼 바람되어' 등 이들의 대표곡과 신작가곡에 이르기까지 가곡 100년의 변화와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가곡 탄생의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가곡은 대체로 우리 시에 선율을 입힌 것이다. 우리말의 정제된 아름다움을 예술성이 담긴 노래로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가곡 가운데는 번역시를 가사로 한 것도 가끔 있다. 중국 한시에서 온 '동심초'(김성태 작곡), 아메리칸 인디언 구전시에서 온 '내 영혼 바람 되어'(김효근 작곡) 같은 것이 그것이다.

저자는 '동심초' 한시(漢詩)의 원작자인 중국의 여류시인 설도(薛濤)의 흔적을 찾아 중국 사천성 성도에도 갔으며, '선구자'의 현장인 중국 길림성 용정시를 방문하는 등 지난 6년간 틈틈이 국내외에 있는 가곡의 현장과 자취들을 찾아다녔다. 현존하는 작곡가들과는 몇 차례씩 직접 인터뷰해 고통과 기쁨이 교차하는 창작의 과정과 인생스토리 등을 정리했다. 노래는 과연 어떤 분위기 속에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예술 창작의 세계를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통해 들을 수 있다.

   
▲ '가곡의 탄생' 저자인 이정식 씨가 지난 2011년 8월 대구에 있는 청라언덕의 '동무생각' 노래비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특히 북한에도 널리 알려져있는 독도 노래 '홀로아리랑'으로 유명한 가요작곡가 한돌이 '홀로아리랑'의 후속곡으로 가곡 '독도의 사랑'을 지어낸 이야기는 매우 흥미롭다. 노래를 짓기 위해 독도를 열두 차례나 드나든 한돌은 가요작곡가로서 가곡을 작곡한 이유에 대해 “어린이를 위해서는 동요가 필요하듯이, 가곡을 좋아하는 이들을 위해 가곡풍으로 노래를 지은 것이다”라고 말한다. 저자가 음악회를 위해 독도에 가면서 높은 파도 때문에 겪은 에피소드 등은 부록으로 실려있다.

한때 논란이 됐던 '선구자'에 대해서도 각종 자료를 광범위하게 분석 정리하면서 “오랜 세월 우리 가슴을 뜨겁게 달구어 온 '선구자'도 귀중한 음악적 자산으로 존중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는가”하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동요 또는 국민가곡으로 불리는 '고향의 봄'과 '우리의 소원'의 작사 작곡에 대한 이야기도 깊이 있게 다뤘다.

과거 우리가곡처럼 불린 현제명 번안의 아일랜드 민요 '아! 목동아'(Danny Boy)가 세계적인 노래가 된 스토리, 우리말 '매기의 추억'이 울려퍼진 하얼빈의 정율성기념관, 김동규와 김태촌 두 콧수염 사나이의 만남 등 재미있는 일화도 부록에 실었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노래 이야기라면 즐거워야 할 것 같은데, 가곡 이야기는 탄생기의 어두웠던 역사적 상황 때문에 늘 다소 무거운 마음으로 시작하게 된다. 가곡의 역사를 더듬는다는 것은 20세기 초반 수십 년 동안 일제에 나라를 빼앗겼던 불행했던 시절을 되돌아보는 데서 시작해야 하는 서글픈 역사탐구의 과정이기도 했다”고 일제 침략기에 발아된 우리가곡 이야기 집필 과정에서의 착잡했던 심경을 밝혔다.

   
▲ '가곡의 탄생' 저자인 이정식 씨가 지난 2011년 11월11일 '제7회 우리 가곡의 날' 만찬장에서 '우리의 소원' 작곡가 안병원 선생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작곡가 안병원, 작곡가 최영섭, 저자, 안 선생 부인 노선영 여사.

이어 “광복 후 70여 년이 흐른 지금의 가곡은 애상조였던 과거와는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대체로 밝고 경쾌해졌을 뿐만 아니라 리듬도 다양해졌다. 가요풍은 물론 탱고풍의 가곡도 있고 영화 OST 같은 분위기의 곡도 있다. 예술성과 대중성을 함께 추구하기 위한 작곡가들의 다양한 노력들이 신작가곡에서 많이 보인다”고 가곡의 변화를 설명했다.

저자는 “음악애호가의 한 사람으로서 쓴 '가곡의 탄생'이 앞서 나온 '사랑의 시, 이별의 노래'와 더불어 부족하나마 우리 가곡을 이해하는데 좋은 읽을거리와 자료가 되고 이를 통해 많은 이들이 가곡을 더욱 사랑하게 된다면 나의 인생의 큰 보람의 하나로 삼겠다”고 말했다.

'가곡의 탄생'은 반딧불이에서 펴냈으며 385쪽, 값 1만7000원이다.

언론인인 저자는 현재 (주)서울문화사 사장이며, CBS 사장을 역임했다. 이번에 펴낸 '가곡의 탄생'을 포함 7권의 저서가 있으며 아마추어 성악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오는 6월 3일(토) 오후 3시 용산 서울문화사 별관(시사저널빌딩) 강당에서 '가곡의 탄생' 북 콘서트 겸 '제6회 해설이 있는 가곡음악회'가 열린다.

문인영 기자  photoiym@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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