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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안에서 열공하세요"···'카공족' 사로잡은 스터디카페의 진화'독서실+카페' 퓨전 콘셉트 다양화로 인기몰이...쿠션 깔린 복층룸·좌식 다락방 스타일도 '북적'
  • 임유정·양보라 기자
  • 승인 2017.04.11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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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 위치한 스터디 카페 '거북이의 기적'을 찾은 사람들이 공부에 몰두하고 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 위치한 스터디카페 '카페브러리에어'의 비행기 좌석을 모티브로 한 2인 좌석은 인기가 좋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스터디카페 '라이크어랩'의 좌식 공간은 다락방에서 공부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독서실은 책 한 장 넘기는 것도 눈치 보이잖아요. 그런데 여기는 그런거 없어요. 카페다운 자유로운 분위기도 좋아요."

카페에서 공부를 하거나 음악, 영화 감상으로 시간을 보내는 '카공족'이 늘면서 대학가와 학원가 등지에서 스터디카페가 핫플레이스(인기지역)로 자리잡고 있다.

단순히 공부만 하는 숨막히고 답답한 풍경에서 벗어나 하루 단돈 1만원으로 학습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문화 공간이 경기 불황과 맞물려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스터디카페란 말 그대로 기존 카페에 공부하기 편리한 콘셉트를 추가한 커피숍이다. 독서실과 카페의 퓨전 형태다. 음료 외 식사를 판매하거나 개인 공간을 위한 칸막이 자리를 제공하고 노트북 사용자를 위한 콘센트도 일반 카페보다 많이 비치한 것 등이 특징이다.

화장실을 가는 것도 옆 사람을 신경써야 하는 일반 독서실과 달리 장시간 머물러도 눈치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대학생, 취업준비생들을 중심으로 한 카공족들의 발길을 잡고 있다.

학교 도서관이나 공공 도서관에 안가는 자투리 시간에 좋아하는 음료와 음식을 먹으며 자유롭게 열공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이다. 적막감 흐르는 독서실의 무거운 분위기와 상반되는 카페 특유의 안락하고 편안한 공간이 신새대 청년들의 감성과 맞아 떨어진 결과다.

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도 강점이다.

프랜차이즈 업체와 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략 커피 요금(5000원~6500원)만 내면 2시간 ~ 3시간 이용할 수 있다. 이후 업소에 따라 1시간당 1000원 ~ 2000원 가량의 추가 요금이 발생한다.

장시간 머무르는 고객들을 위한 장기 이용권(종일권, 6시간 이용권, 12시간 이용권)도 있다. 음료 주문시 1000~2000원의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한달 정액권도 있는데 평균 15만원 ~ 20만원 사이다.

동네 일반 독서실 하루 이용료(추가요금 없음)가 1만 ~ 1만5000원 정도고, 한달 정액권은 10만원 ~ 15만원으로 책정돼 있는 점을 감안할때 가격 차별성이 거의 없다.

지난해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대학생 563명을 대상으로 ‘취업준비나 공부할 때 선호하는 장소가 있는지’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절반 가까운(42.5%) 응답자가 '카페'를 꼽았다.

◆ 복층으로 이루어진 푹신 쿠션 깔린 2인 좌석 인기

   
▲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 위치한 스터디 카페 '거북이의 기적'을 찾은 사람들이 학습에 집중하고 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오전 10시 서울 신촌에 위치한 스터디카페 ‘거북이의 기적’에는 이른 시각에도 불구하고 열공하기 위해 자리를 잡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거북이의 기적’이라는 카페 이름은 이솝우화 ‘토끼와 거북이’에 등장한 거북이의 모습에서 따왔다. 거북이가 재빠른 토끼를 기적처럼 이기듯 원하는 바를 향해 꾸준히 정진하면 아무리 어려운 목표라도 이룰 수 있다는 뜻이다.

카페 문을 열고 들어가면 음료와 디저트를 판매하고 있는 카운터와 마주하게 된다. 커피류 음료와 더불어 조각 케이크, 와플, 허니브레드 등의 다양한 디저트가 준비돼 있어 배고픈 손님들이 공부하는 중간중간 사다 먹기 용이하다.

조금 더 들어가면 두 다리를 뻗고 이용할 수 있는 1인 좌석과 창 밖 풍경을 비추고 있는 1인 좌석이 보인다. 앞 사람과 눈이 마주치는 뻘쭘한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테이블 앞에는 낮은 벽도 세워져 있다.

복층으로 이뤄진 푹신한 쿠션이 깔린 2인 좌석도 눈길을 끌었다. 사방이 밀폐된데다 공부를 하다 지치면 누워서 잠을 청해도 될 만큼 널찍한 공간으로 구성됐다. 내 집 같은 편안함으로 카페 내 좌석 중 인기 최고다. 기자도 마음에 들어 자리를 잡으려고 다가갔다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닭살 커플과 눈이 마주쳤다.

벽 사이드쪽 창가가 보이는 자리에는 2인 좌석이 마련돼 있었다. 자리를 잡고 앉자 적당한 볼륨으로 잔잔하게 흐르는 음악이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만드는 느낌을 주었다. 충전용 콘센트도 한 사람당 2,3개 정도로 일반 카페에 비해 많다.

주위를 둘러보니 다들 집중 모드다. 게으름을 피워볼까 하는 마음이 이내 수그러들었다. '이래서 스터디카페에 오는구나'하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이 곳은 24시간 운영된다. 대학가에 위치하고 있어 과제나 공부를 하려는 학생들이 카페에서 밤을 새워 이용할 수 있다. 간혹 차가 끊겨 오갈 데 없는 학생들이 찾아오기도 한다고 주인은 귀띔했다.

평소 스터디카페를 자주 이용한다는 최모(22·신촌)씨는 "일반 카페에서 공부를 하다 보면 음료를 더 시켜야 할 것 같은 부담감이 있는데 스터디카페는 시간당 자리세를 미리 지불하기 때문에 당당하게 이용할 수 있다"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 올렸다.

업소 아르바이트생 김석빈(21·여·인천)씨는 "하루에 70명 정도 다녀갈 만큼 인기가 좋다"며 "가장 많이 몰리는 시간대는 대학생들이 수업을 마친 오후 7시부터다"라고 소개했다.

◆ 비행기 타고 여행하는 듯한 이색 공간도 눈길

   
▲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 위치한 스터디카페 '카페브러리에어' 홀 테이블에서 이용자가 학습에 집중하고 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손님들이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하는 기분으로 편안하고 기분 좋게 카페를 이용해줬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김진석 카페브러리에어 대표는 카페 테마를 ‘비행기 기내’로 잡은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카페(cafe)와 도서관(library)의 합성어인 카페브러리에어는 개장한지 3년째를 맞이한 스터디카페다. 친구나 커플 단위로 2인까지 이용할 수 있는 13개의 좌석이 30여개, 16명의 무작위 손님이 동석할 수 있는 홀 테이블이 8개 줄지어 놓여있다.

공부를 하고 있던 대학원생 임모(31·김포)씨는 스터디카페를 공부장소로 정한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 "칙칙한 도서관 분위기보다 젊은 사람들이 많아 자유롭고 활기찬 분위기의 카페가 공부하는데 좀 더 편안함을 주기 때문이다"고 답했다.

2인 좌석은 트이지 않은 개인공간으로 비행기내 좌석처럼 꾸며졌다. 벽에는 바깥 풍경을 담은 비행기 창문 액자가 걸려있다. 스탠드, 노트북 랜선을 연결하는 커넥터도 구비돼 있고 끌어안기 좋은 큼지막한 쿠션도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이 자리는 개인공간을 소중히 하는 젊은이들이 자주 노리는 공간으로 손님이 많을 때에는 ‘매의 눈’을 하고 눈치싸움을 해야 차지할 수 있다고 한다.

다른 손님과 합석해야 하는 홀 테이블 위에는 은은한 조명의 스탠드가 불을 밝히고 있다. 각자 원하는 자리에 앉아 공부를 하거나 개인적인 업무를 보면 된다. 다들 정숙을 지키고 있지만 소음을 내는 일에 크게 부담 갖지 않아도 된다. 옆 사람과 큰 목소리로 이야기를 나누거나 너무 소란스러운 행동만 하지 않으면 된다.

커피 한잔 값도 안되는 3000원(2시간 이용)의 입장료로 카페내에 준비된 셀프바에서 언제든 다양한 음료를 맛볼수 있다. '셀프바'인 만큼 스스로 찾아서 먹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무제한 공짜로 제공되기에 불만은 없다.

셀프바 옆에 안마의자가 준비돼있는 것이 카페브러리에어의 특징이다. 공부를 하다 피로가 쌓여 녹다운을 호소하는 손님들을 위해 준비했다. 평일에 카페를 찾아오면 하루 한번 안마를 무료로 제공받을 수 있다.

◆ 필요에 따라 공부할 수 있는 4가지 공간 마련

   
▲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스터디카페 '라이크어랩' 세미나실에서 이용자들이 스터디를 진행하고 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마포구에 위치한 스터디카페 ‘라이크어랩(like a lab)’은 학습자들의 개개인의 학습 성향에 맞춰 공부할 수 있도록 ‘미래 지향적’인 스터디 공간을 구현했다.

입식과 좌식, 그리고 세미나실과 1인식 칸막이 책상까지, 각자의 취향에 따라 총 네 가지 형태의 자리를 선택할 수 있다.

스터디카페 입구에 들어서자 마치 ‘미니 문구점’을 옮겨 놓은 듯 간단한 필기도구 판매를 비롯해 공부에 필요한 다양한 부수용품들이 눈에 들어왔다.

입구에 가지런히 정리된 사이즈별 삼선 슬리퍼와 개인 독서대, 그리고 미니 스탠드와 담요까지, 학습자의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가져다 쓸 수 있도록 하는 배려가 엿보였다.

대부분의 손님들은 라이크어랩을 찾는 이유를 '편의성'으로 요약했다.

일반 스터디카페와는 달리 무거운 노트북을 들고 다니지 않도록 노트북 대여 서비스를 도입했다. 문서 작업이 끝난 후 곧바로 인쇄해 사용할 수 있도록 공용 프린터기도 준비했다.

라이크어랩의 가장 큰 인기 포인트는 ‘좌식 테이블’과 ‘세미나실’이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좌식 자리의 아늑하고 따뜻한 분위기는 마치 다락방에 앉아있는 듯한 느낌을 연상케 했다.

경쟁이 치열해 예약이 필수라는 '세미나실' 벽쪽에는 널찍한 화이트보드를 설치해 집단 토론의 시너지 효과를 높였다.

다양한 먹거리 메뉴 구성도 눈길을 끈다. 아메리카노를 포함해 30가지가 넘는 음료와 사이드 메뉴까지 카페 본연의 기능에도 충실했다.

대학생 조모(21·여)씨는 "암기 과목을 공부해야 할 때는 시선이 분산되지 않고 집중력을 높일 수 있는 1인석에 앉아 공부하고, 팀 프로젝트가 있는 날에는 세미나실을 예약해 자유롭게 토론하고 있다"며 "특히 학교 친구들과 회의할 공간이 마땅치 않을 때 주로 찾고 있다"고 말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임모(24·여·창천동)씨는 "예전 독서실에선 잠시 화장실에 다녀왔는데 책 넘기는 소리가 너무 시끄럽다며 누군가 항의쪽지를 붙여놨더라"며 "스터디카페는 공부하는 흐름에 방해받지도 않고 간단한 식사까지 한 번에 해결되기 때문에 편리해 자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라이크어랩의 이용시간은 평일과 주말 모두 오전 10시부터 저녁 11시까지다. 하지만 시험기간에는 인근에 위치한 대학교 학생들을 겨냥해 새벽 2시까지 연장 영업을 하고 있다.

2년째 라이크어랩을 운영하고 있는 권선희(36·여·마포) 사장은 "업소를 찾는 손님들이 조금 더 다양하고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각자 주력하고 있는 분야의 집중력이 극대화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임유정·양보라 기자  wiselim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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