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7.12.14 목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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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영혼없는 29자 출석 코멘트···조사과정 동영상 녹화도 무산[박근혜 소환] "국민께 송구하고 성실하게 조사 받겠다" 의혹 관련 구체적 언급은 안해
   
▲ 헌정 사상 처음으로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국민들에게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말한후 청사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습니다."

'피의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검찰에 출석하면서 자신에게 집중된 의혹과 관련해 구체적 언급은 하지 않은채 짧고 간결한 '29자짜리 육성 메시지'만 남겼다.

짙은 남색 코트에 바지 차림의 박 전 대통령은 오전 9시23분께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한 직후 "국민께 송구하고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 말한뒤 곧장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검찰 수사가 불공정했다고 생각하느냐' '아직도 이 자리에 설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 졌지만 박 전 대통령은 답변하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12일 청와대를 나와 삼성동 자택으로 복귀하면서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에따라 이날 검찰에 출석하며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관해서 구체적인 언급을 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별다른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

   
▲ 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전직 대통령이 범죄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은 것은 1995년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네번째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처럼 박 전 대통령이 이전보다 다소 낮은 자세를 유지한 데 대해 일각에서는 대면조사에 앞서 혐의 관련 입장을 공개해 굳이 검찰을 자극할 필요 없다는 판단을 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변호인단의 '코치'를 받았을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검찰에서 명명백백하게 진실을 소명하기보다는 '장외 여론전으로 지지자 결집을 시도한다'는 비판적 여론 역시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민들에게 국정농단 파문 등에 관해 비록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지만 명시적인 사과 등은 하지 않음으로써 자택 복귀때와 헌재의 파면 결정에 불복하는 듯한 뉘앙스의 입장을 견지한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 뇌물·직권남용 등 13개 혐의 조사…이원석·한웅재 부장 '투톱' 투입

   
▲ 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국민들에게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말한뒤 청사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박 전 대통령은 10층으로 올라가면서 검찰 간부가 이용하는 이른바 '금색 엘리베이터'가 아닌 사건 관계인과 직원들이 이용하는 일반 엘리베이터를 이용했다.

그는 10층 1001호 조사실 옆 휴게실서 노승권 1차장검사(검사장급)와 간단한 인사와 함께 10분간 이야기를 나눴다. 

애초 수뇌부 집무실이 있는 13층에서 특별수사본부장인 이영렬 중앙지검장과의 '티타임'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13층으로 올라가지 않은 채 조사가 진행될 조사실 옆 1002호 휴게실에서 부본부장인 노 차장검사만 만났다.

이후 특수1부가 사용하는 1001호 조사실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강요, 강요미수, 공무상비밀누설 등 13가지 혐의와 관련해 신문을 받고 있다.

박 전 대통령 조사과정은 동영상으로 기록되지 않는다. 박 전 대통령과 동행한 변호인들이 조사과정을 동영상 녹화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았고 이에 따라 검찰은 녹화하지 않기로 했다.

형사소송법은 피의자 조사과정을 녹화하는 경우 당사자 동의를 필수 사항으로 규정하지 않았다. 다만영상 녹화를 한다는 사실을 알리게 돼 있다. 박 전 대통령은 피의자 신분이며 이에 따라 동의 없이 조사과정을 녹화하는 것은 가능하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이 영상 녹화를 하는 경우 진술을 하지 않겠다고 하면 현실적으로 조사에 지장이 있으므로 검찰은 이런 점을 고려해 녹화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조사는 검찰 내 대표적 '특수통' 검사인 이원석(48·사법연수원 27기) 특수1부장, 한웅재(47·연수원 28기) 형사8부장이 번갈아가며 맡고 있다. 

   
▲ 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박 전 대통령 측에선 유영하·정장현 변호사가 배석했다. 변호인은 박 전 대통령 옆에 앉지 않고 뒤에 마련된 별도의 작은 책상에 앉도록 했다. 

이는 변호인이 조사 중간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을 차단하고 혐의사실에 대한 박 전 대통령의 경험과 생각을 가감 없이 확인하기 위한 조처다. 변호인이 조사 내용을 상세히 메모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돌발 질문'시 박 전 대통령과 변호인의 대처, 검찰의 대응이 주목된다.

조사실 구석엔 탁자와 소파 2개도 마련돼있다. 1001호와 내부에서 별도의 문으로 바로 통하는 1002호 휴게실엔 응급용 침대가 구비돼 있으며 책상 1개, 탁자와 소파 2개도 놓여있다.

조사 중간 식사나 휴식이 이 공간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화장실 시설은 내부에 별도로 없어 복도 맞은편에 있는 일반 화장실을 이용해야 한다.

1001호와 복도를 사이에 둔 맞은편엔 변호인과 경호원이 사용하는 대기실도 있다.

정창규 기자  kyoo78@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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