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7.12.14 목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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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이게 무슨 자리냐, 누가 나를 기소했나"···횡설수설에 가족들 눈시울법정서 지팡이 휘두르려 해 출석 30분 만에 퇴정...신동빈·신영자·서미경 끝내 눈물
   
▲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20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롯데그룹 경영비리 관련 1차 공판에 참석해 휠체어를 타고 법정으로 들어서는 도중 취재진의 마이크를 덥석 붙잡고 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신격호(95)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법정에 출석해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자 가족들이 끝내 눈시울을 붉혔다.

아들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딸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씨는 "이게 무슨 자리냐, 누가 나를 기소했나"며 법정에서 지팡이를 휘두르고 고함을 치는 등 횡설수설하는 신 총괄회장의 모습에 눈물을 흘렸다.

'경영 비리'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신 총괄회장은 신 회장,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이미 구속된 신 이사장, 서씨 등과 함께 20일 오후 나란히 형사 재판을 받으러 법정에 출석했다. 롯데일가 5명이 모두 한 법정에 서는 보기 드문 광경이 연출됐다.

재판은 오후 2시 정각에 시작했지만 거동이 불편한 이유로 2시 15분께 법원에 도착한 신 총괄회장은 지팡이를 들고 담요를 덮은 채로 휠체어 위에 힘없이 앉아있었다. 수행비서들의 도움을 받으며 입장하던 신 총괄회장은 취재진들이 질문을 퍼붓자 할 말이 있다는 듯 들이 댄 마이크를 덥석 붙잡는 모습을 보여 당황케 만들었다. 

그러나 수행비서가 서둘러 휠체어를 몰자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법정으로 들어갔다.

신 총괄회장은 기본적인 인적 사항을 확인하는 질문에도 답을 하지 못했다. 재판부가 생년월일을 여러 차례 물었으나 "어?"하는 대답만 계속했다.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신 총괄회장은 자신이 처한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며 옆에 앉은 신 회장과 신 부회장에게 "여기가 어디냐" "이 사람들은 누구냐"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재판장이 "재판 중 이라는 것을 모르시냐"고 물었으나 신 총괄회장은 이 조차 이해하지 못했다.

올해 만 95세의 고령인 신 총괄회장은 기억력 장애 등이 있어 정상적인 사무처리 능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서울가정법원도 그가 질병이나 노령 등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부족한 상태에 있다고 보고 지난해 8월 한정후견(법원이 정한 범위 내에서 후견인이 의사 결정을 대신 함) 개시 결정을 내렸다.

재판장은 신 총괄회장의 변호인이 검찰에서 제시한 공소사실에 대한 입장을 밝히자, 신 총괄회장 측에 "퇴정해도 된다"고 허락했다.

법정을 나가는 동안 신 총괄회장은 일본어와 한국어로 “할말이 있다”는 말을 반복하며 흥분하는 모습을 보였다. 비서가 일본어로 “돌아갑시다”고 달랬으나 계속해서 “할말이 있다” “어디 가냐”고 외쳤다.

다시 재판장 앞에 선 신 총괄회장은 변호사를 통해 "이 회사는 내가 100% 가진 회사다. 내가 만든 회사고, 100% 주식을 갖고 있는데 어떻게 나를 기소할 수 있느냐. 누가 나를 기소했느냐"는 질문을 계속했다.

신 총괄회장은 변호사에게 "책임자가 누구냐. 나를 이렇게 법정에 세운 이유가 무엇이냐"고도 물었다.

재판장은 이에 "나중에 설명해달라. 그 정도 말씀이면 퇴정해도 될 듯하다"고 거듭 퇴정을 허락했다.

하지만 신 총괄회장은 휠체어 밖으로 발을 내딛으며 퇴정을 거부했다. 주변에서 "변호사들이 서면으로 하겠다고 한다"고 설득해도 “왜 이러는 거야”하고 소리치며 퇴정을 인도하던 수행비서에게 들고 있던 지팡이를 휘두르기까지 했다.

이런 모습을 지켜보던 신 회장은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았다. 딸인 신 이사장과 서씨도 내내 눈시울을 붉혔다. 가족들 모두 코까지 빨개질 정도였다.

결국 신 총괄회장은 법정 출석 30분 만에 먼저 자리를 떠났다.

양보라 기자  prune1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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