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7.10.20 금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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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Q 치킨값 10% 인상 사실상 철회···정부 압박에 항복소비자들 '국민 간식' 가격 인상 놓고 비판 목소리도 커지자 백기투항
   
▲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1위인 BBQ치킨이 15일 정부의 압박과 소비자들의 비난에 결국 가격인상을 철회했다. 14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 제너시스BBQ그룹 본사에 있는 BBQ프리미엄 카페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문인영 기자 photoiym@soeulmedia.co.kr

BBQ가 치킨 가격 10% 인상 계획을 사실상 철회했다. 정부의 압박과 소비자들의 비난에 결국 '항복'을 선택했다.

BBQ는 15일 "정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정부에서 (가격 인상과 관련한) 요청이 들어올 경우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가격 인상 계획을 보류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BBQ 측은 "협의를 해서 결정을 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표면상으로는 정부에 '협조·협의'하겠단 입장이지만, 정부의 공개 압박과 소비자들의 부정적 여론에 '백기 투항'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BBQ의 이런 입장 변화는 당초 불참 예정이었던 정부 간담회에 돌연 참석한 데서도 감지된다.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이준원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주재로 열린 '외식업계 CEO 간담회'에 하루 전인 14일 불참 통보를 했던 김태천 제네시스BBQ그룹 부회장은 행사 당일에 다시 입장을 바꿔 뒤늦게 간담회 장소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에 앞서 BBQ는 당초 오는 20일부터 모든 메뉴 가격을 9~10% 인상할 계획이었지만 치킨 가격이 비싸다는 여론이 거센 데다 정부가 세무조사까지 거론하며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정부의 입장은 생각보다 강경했다. 농식품부는 BBQ가 가격을 인상한다는 첫 언론보도가 나온지 이틀만인 지난 12일 공휴일임에도 이례적으로 '닭고기 가격 긴급 안정대책 강력 추진'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냈다.

이 자료에서 농식품부는 "AI(조류 인플루엔자)로 인한 닭고기의 수급 불안을 핑계로 소비자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유통질서 문란행위에 대해서는 국세청에 세무조사, 공정위에 불공정 거래행위 조사를 각각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다음날인 13일에는 치킨의 가격 형성 과정을 공개하며 닭고기 원가가 치킨 값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 내외고, 프랜차이즈의 경우 닭고기를 시세 반영 방식이 아닌 사전 계약 가격으로 공급받고 있으므로 AI로 인한 가격 인상 요인이 없다고 못을 박았다.

이는 이미 가격 인상을 결정한 상태인 BBQ를 겨냥한 '공개 경고'라는 해석이 나왔다.

BBQ는 이번 가격 인상이 8년 만에 이뤄지는 것인 데다 임대료, 인건비, 배달 대행료 등이 추가 발생해 가맹점들의 수익이 떨어져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정부가 강력대응을 천명하고, 여론도 부정적으로 흐르자 BBQ는 결국 가격인상을 철회했다.

이에 대해 치킨 프랜차이즈 관계자들은 정부가 민간기업의 상품 가격에까지 개입하는 것은 지나친 것이 아니냐는 반박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1위인 BBQ치킨이 15일 정부의 압박과 소비자들의 비난에 결국 가격인상을 철회했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문정동 제너시스BBQ그룹 본사. /문인영 기자 photoiym@soeulmedia.co.kr

한 치킨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치킨 가격이 서민 체감물가와 직결된다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민간 기업이 가격을 올렸다고 정부가 겁을 주는 것은 지나친 시장 개입이다"라며 "치킨업계의 경우 과다 경쟁으로 인상 요인이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음에도 이번 일을 계기로 당분간 어떤 업체도 가격을 올리지 못할 것이다"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치킨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운영하는 한 점주도 "정부가 AI로 닭고기 수급에 실패해놓고 그 책임을 치킨 업계로 떠미는 것이 아니냐"며 "애꿎은 가맹점주들에게만 불똥이 튀게 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가격 인상 움직임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결국 ‘서민 주머니 털기’ 아니냐며 반기를 들고 나섰다.

양모(26·여·강동구)씨는 “치킨 값이 이미 2만원대를 육박하고 있는데 여기서 더 인상하겠다는 건 이때다 싶어 기회를 노리는 것 같다”며 “정말 AI가 치킨 값 인상의 원인이라면 AI파동이 끝남과 동시에 치킨 값을 다시 내려줄 것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모(30·잠실)씨도 “한번 올린 치킨 가격은 다시 내리지 않는데 자꾸 이런저런 이유로 올리기만 하는 것 같아 반감이 든다”며 “치킨 값을 올리면 가맹점주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 하는데 서민들 주머니 털어서 가맹점주 배불리겠다는 심보 아니냐”고 반발했다.

이어 “원가를 투명하게 공개하든지 아니면 치킨 값을 동결하든지 둘 중 하나만 하라”고 비판하면서 “그렇게 가맹점들이 걱정되면 광고비라든지 기타 부수적인 가격을 내려서 가맹점주들의 부담을 상대적으로 줄여주면 되지 않느냐”고 목소리 높였다.

다른 김모(28·여·목동)씨도 “BBQ 측의 해명이 어이없을 정도다”라며 “가맹점주들에게 돌아갈 실질적인 혜택이 어느 정도인지 투명하게 공개하면 납득 하겠다”고 받아쳤다.

임유정 기자  wiselim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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