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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흥미진진했던 시베리아 겨울여행
이정식 / 언론인  |  nocut20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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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2월 20일 (월) 23: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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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리꽃 입은 자작나무숲
   
▲ 블라디보스토크 야경

<여성경제신문>의 자매지 <우먼센스>는 2월 10일부터 17일까지 7박 8일의 일정으로 ‘시베리아 횡단열차와 겨울 바이칼 탐방여행’을 실시했다. 사진과 주요 일정 설명을 통해 이번 시베리아 겨울여행을 정리한다.

낭만의 시베리아 횡단열차 여행과 상큼한 바이칼호 빙상투어

러시아에서는 400km 이하는 거리도 아니고, 영하 40도 이상은 추위도 아니라고 한단다. 40도 이하는 술도 아니고...

시베리아의 추위는 과연 어떤 맛일까? 영하 40도 이상은 추위도 아니라고 한다는데..,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며칠을 기차 안에서만 지내야하는 긴 기차여행은 어떤 기분일까?

시베리아의 한 겨울, 세계 모든 여행자들의 꿈이라고 하는 횡단열차를 타고 꽁꽁 얼어붙은 시베리아의 진주 바이칼 호수의 겨울 진풍경을 보기 위해 일행은 2월 10일 오후 인천 공항을 출발했다.

2시간 가량의 비행 후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한 일행은 저녁 식사 후 독수리 전망대에 올라 시내 야경을 감상하고 해양공원 등을 둘러본 다음 자정 넘어 횡단열차에 탑승했다. 탑승시간은 블라디보스토크 시간 새벽 1시 02분. 블라디보스토크는 시간대가 한국보다 1시간 빠르므로 한국시간은 밤 12시 02분이다. 블라디보스토크 역사 위에는 보름달이 높이 떠 있었다.

이번 여행은 열차의 4인1실(쿠페)을 2인 1실로 쓰는 격을 올린 여행이었지만, 처음엔 그것도 좁게 느껴졌다. 차츰 적응되면서 두사람만의 호젓한 작은 공간의 묘미도 알게 되었다.

기차는 밤을 새워 달려 오전 11시 바야젬스카야 역에서 15분간 정차했다. 열시간 만에 처음으로 기차밖으로 나가니 훈제연어니 연어알 등을 갖고 플랫폼으로 나온 상인돌이 보였다. 이곳은 바다에 가까운 연해주 지방이어서 이런 식품을 파는 것이다. 일행들의 즐거운 미니 장보기가 잠시 있었다.

이어 두시간 후 하바로프스크역에서는 정차시간이 약 1시간이나 되어 일행은 모두 역사 밖으로 나와 이 도시를 세운 하바로프의 동상이 있는 역광장 등을 산책했다.

   
▲ 하바로프스크역

100년 전이나 비슷한 기차역 노점상 풍경

열차 안은 항상 22~26도를 유지한다는데, 낮 시간에는 반팔 옷을 꺼내입어야 할 정도로 온도가 많이 올라갔다.

이르쿠츠크까지 가는 76시간(3일 4시간) 동안 많은 역들을 거쳐갔다. 대개의 역에서는 정차시간이 2,3분에 불과하므로 내리지 못하지만, 15분 이상 정차하는 역도 종종 있어서 이 때는 모두 열차밖으로 나와 역사 주변을 둘러보거나 상인들이 만들어 온 먹거리들을 사기도 했다.

노점상들의 모습은 지금이나 100여년 전 치타로 가던 춘원 이광수가 어느 역에서 빵과 고기와 우유를 샀던 그 때나 별로 달라진 것이 없는 것 같았다. 다만 우유는 보이지 않았다. 이광수는 후일 <그의 자서전>(1936)에서 “열 댓살 된 계집애들이 우유병을 두 팔로 꼭 껴안고 서서 사는 사람이 있기를 기다렸다.”고 그때를 회고했다.

   
▲ 역 플랫폼에 나와 음식물을 파는 러시아인들

1914년 젊은 춘원 이광수가 6개월간 머물렀고, 19세기 초반인 1825년 12월 차르체제를 전복시키려고 했던 혁명의 실패로 유형수가 되어 시베리아로 온 데카브리스트(12월 혁명당원으로 불리는 귀족들을 말함)들의 흔적이 있는 치타에는 기차가 36분간 머물렀으므로 열차에서 내려 역사 주변을 둘러보았다. 역사 앞에는 오래되어 보이는 아름다운 러시아 정교회 성당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데카브리스트들이 치타에서 옮겨져 가장 오랫동안 노역을 했던 페트로프스키 자보드는 치타에서 서쪽으로 3시간 거리에 있었는데, 정차 시간이 2분이어서 내리지는 못하고 열차 안에서 이 역의 외벽에 그려진 데카브리스트들이 토론하는 장면이 담긴 대형 그림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 이보다 조금 떨어진 역사 바로 앞 플랫폼 쪽에는 레닌 동상 앞에 데카브리스트들의 얼굴이 부조된 상징물도 보였다.

열차 여행 중 저녁식사를 한 후 식당칸에서 두차례의 문화강좌가 있었다. 필자가 ‘이광수 문학과 바이칼’ ‘데카브리스트와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에 대해, 호서대 이기영 교수는 ‘음식과 건강’에 대해 강의했다.

우리와 얼굴이 비슷한 부랴트족의 도시 울란우데를 지나 이르쿠츠크에 도착한 시간은 현지시간 14일 새벽 3시02분(한국시간 같은날 새벽 4시02분). 역사의 온도계를 보니 영하 12도였다. 모두들 벌써 적응이 되어서 영하 12도쯤은 우습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메리오트 호텔에 들어가 잠시 자는 둥 마는 둥 하고 아침을 맛있게 먹은 후 드디어 바이칼호 알혼섬을 향해 출발했다. 얼음이 시작되는 샤후르따 선착장까지의 거리는 270km, 소요시간은 5~6시간.

   
▲ 페트로프스키 자보드역에 그려져있는 데카브리스트들의 토론 모습
   
▲ 시베리아 풍경
   
▲ 자작나무가 있는 시베리아 겨울 풍경

서리꽃 만발한 자작나무숲의 장관

시베리아의 겨울은 온 천지가 하얀 눈의 세계다. 그러나 도로의 눈은 말끔히 치워져있다. 길가의 자작나무숲은 하얗게 내려앉은 서리꽃이 햇빛을 받아 눈부시게 반짝였다. 버스로 이르쿠츠크를 출발, 알혼섬으로 가는 도중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샤후르따 선착장에 도착해 우리의 봉고차만한 4륜 구동차인 우아직으로 옮겨타고 50분 가량 얼음위를 달렸다. 숙소가 있는 후지르마을 앞의 신령한 바위로 유명한 부르한 바위를 먼저 보고 숙소인 바이칼 로브-오스트록 호텔로 들어갔다. 지은지 3년정도 됐다는 통나무 숙소는 따뜻하였고 객실은 호텔에 버금가는 수준이었다.

얼음 궁전이 된 바이칼 호수

이튿날인 15일의 알혼섬 북단 하보이곶까지의 빙상투어는 이번 여행의 백미였다. 알혼섬의 아침 기온은 영하 35도. 영하 35도라는데도 춥다는 사람이 없었다. 바람이 없기 때문인가 보다. 이날은 모두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 드넓은 얼음 위에 누워도 보고 앉아도 보았다. 섬의 바위 끝에 만들어진 고드름 동굴 앞에서의 기념 촬영은 기본.

얼음 위에 불을 피워 끓인 차맛은 일품이었다. 그 곳의 수심은 1.2km 된다고 한다. 장작을 그정도 피워서는 기껏 5cm 정도 밖에는 녹지 않는다고 했다. 얼음 두께는 보통 50~60cm지만, 곳에 따라 더 두껍게 어는 곳도 있다.

하보이곶 인근 얼음 위에는 상어이빨같이 깨어진 얼음조각들이 모여있었는데 초겨울에 얼었던 얼음이 파도에 깨졌다가 다시 얼고 하는 바람에 그런 구역이 생겨난다고 하였다.

   
▲ 얼음위를 달리는 차량들
   
▲ 얼음위의 얼음 조각. 초겨울에 얼었다가 파도에 깨진후 수면위로 솟아 오른 얼음이다.

귀국 하루 전날인 16일, 이르쿠츠크의 데카브리스트 기념관 등을 둘러보기 위해 아침 8시 알혼섬을 출발했다. 오후에 이르쿠츠크에 도착하여 먼저 데카브리스트 기념관이 된 발콘스키의 집을 방문하였고, 이어 시베리아로 유형 온 남편을 최초로 찾아온 데카브리스트 트루베츠코이의 부인 예카테레나와 다른 데카브리스트들의 무덤이 있는 즈나멘스크 수도원을 찾았다. 그리고 수도원 밖의 러시아 내전 당시 백군 즉 볼셰비키 혁명군에 맞서 싸운 백군의 수장이었던 콜착제독의 동상도 둘러보았다.

이날 근사한 식당에서 러시아 전통 음식인 샤슬릭으로 맛있게 저녁 식사를 한 후 일행이 향한 곳은 폴란드 가톨릭 성당이었다.

   
▲ 데카브리스트 발콘스키의 집
   
▲ 이르쿠츠크의 폴란드 가톨릭 성당에서 열린 음악회

대미를 장식한 올갠과 성악곡이 어우러진 음악회

악기를 쓰지 않는 러시아 정교회 성당과 달리 이곳에는 파이프 올갠이 있다. 우리 일행을 위한 특별한 음악회가 준비되어 있었다. 바이칼BK투어(박대일 사장)의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 행사였다. 프로그램은 올갠 연주 뿐 아니라 성악곡 등으로 다양하였으며 대체로 우리에게 익숙한 곡으로 선정한 것 같았다. 음악회는 엘가의 ‘위풍당당 행진곡’으로부터 시작하여 10여곡의 연주로 이어졌다. 이날 소프라노는 구노, 토스티, 슈베르트의 아베마리아 등 각각 다른 세곡의 아베마리아를 차례로 불렀다. 세 곡의 아베마리아를 한 자리에서 감상한 만나기 드문 자리였다.

우리 귀에 매우 익숙한 모차르트의 터키쉬 론도를 웅장한 소리를 내는 파이프 올갠으로 들으니 색다른 느낌이었다. 소프라노가 부른 베르디 오페라 <아이다>의 아리아 <이기고 돌아오라>도 좋았다. 파이프 올갠의 반주가 마치 오케스트라가 내는 소리 같았다. 데카브리스트 박물관을 통한 러시아 역사 탐방에 이어 감동의 음악문화 체험까지 시베리아에서의 마지막 밤은 그렇게 깊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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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센스>에서는 오는 7월 22일부터 29일까지(1차), 8월 19일부터 26일까지(2차) 각각 7박 8일의 일정으로 ‘몽골-바이칼 여름 특선 여행’을 실시한다. 문의 및 예약 : 바이칼BK투어 : 02-1661-3585, www.bktour.kr

   
▲ 취재/사진 : 이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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