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7.12.14 목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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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민 7번 이름 바꿔가며 여러 종교 기웃···'반공 목사' 타이틀 내세워 권력에 진입[박근혜·최 패밀리 40년 게이트(5)] "재산은 역삼동 집 한채뿐...유사 검도단체서 검도7단 인증 " 주장
   
▲ 최태민씨는 1990년 우먼센스 12월호에서 '나를 둘러싼 소문의 진상과 박근혜씨와의 15년 관계를 밝힙니다'라는 제목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제공=우먼센스

'여성경제신문'은 자매지인 '우먼센스'가 지난 1990년 12월호, 1993년 11월호, 1994년 8월호에서 보도한 최태민(1994년 사망)·최순실 단독 인터뷰 및 주변 인물들의 증언 등을 바탕으로 박근혜 대통령과 최 씨 부녀간 40년 인연을 5회에 걸쳐 되짚어본다. 최태민 씨는 국정을 뒤흔든 메가톤급 게이트의 장본인 최순실 씨의 부친으로 당시 기사 내용을 반추해보면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씨에 집착하는 실마리를 엿볼 수 있다. 

국정 농단 의혹의 정점에 있는 최순실(60) 씨와 박근혜 대통령의 관계를 이해하기 위해선 최 씨의 부친인 고 최태민 씨의 실체 파악이 중요하다. 그가 박 대통령과 최순실의 매개체 또는 연결고리인 탓이다.

최태민 씨는 생전에 여러가지 직업을 전전한 것으로 전해지지만 정확한 정체는 알 수 없는 수수께끼 같은 인물이다.

일제강점기 순사로 시작해 사업체 대표, 언론사 임원, 학교 설립자 등 다양한 직업을 거치면서 각종 종교에도 발을 걸친 것으로 보인다.

최 씨의 명함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이 목사인데 지금도 직함이 목사로 지칭되기도 한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달 26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미르·K스포츠재단도 연결시키면 '미륵'이라고 한다"며 "그 미륵은 최순실씨의 선친인 최태민 목사로, 그는 스스로를 미륵이라 했다"고 말했다.

최 씨는 우먼센스와 1990년 11월(1990년 12월 발행) 진행한 인터뷰에서 자신이 신학교를 졸업하고 교단에서 정식 목사안수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1975년 1월 종합총회신학교를 졸업하고 그해 5월에 대한예수교 장로회에서 목사안수를 받았어요. 이렇게 얘기하면 내가 속한 신학교와 교단이 사이비라고 몰아칠텐데…"

이는 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진 이후 제기되고 있는 최 씨 주변 인물들의 증언과는 현격한 차이가 난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종합총회 총회장 전기영 목사는 최근 한 언론사 인터뷰에서 "최 씨는 1975년 우리 교단에서 목사안수를 받았지만 신학교육은 받지 않았다"면서 "당시 돈 몇 푼주고 목사안수를 받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최 씨도 그런 인물 중 하나다"라고 지적했다.

1979년부터 1994년 최 씨가 사망하기 직전까지 자주 만나 대화를 나눴다는 전 목사는 "한번은 예배 때 축도를 (하지) 못해 옆에 있는 목사가 축도 문구를 적어주었는데 최 씨가 '축도'라고 크게 외치는 모습을 보고 웃은 적이 있다"는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전 목사는 이어 "최 씨가 목사안수를 받은 이유는 기독교를 이용하려고 했던 것 같다"며 "그는 병을 고치고 점을 치는 등 주술적인 내용이 많았다. 특히 기독교 신학에 벗어나는 짓을 계속해 교단에서 쫓겨난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과거 최 씨가 정식 신학교 과정을 밟지도 않고 목사 행세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역설적으로 당시부터 기독교가 권력과 밀착 관계였다는 것을 방증한다.

박정희 정권과 기독교계가 '반공'이라는 교집합을 갖고 있던 상황에서 최 씨는 권력 최상층부로 접근하는 사다리로 목사 타이틀을 활용했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 우먼센스는 1993년 11월호에서 '박근혜와 최태민의 감추어졌던 20년 관계를 공개한다'라는 타이틀로 집중보도를 했다. /사진제공=우먼센스

최 씨는 생전에 알려진 이름만 최소 7개에 달한다. 직업을 바꾸거나 새로운 종교에 심취했을 때마다 문패를 바꿔달았는데 최태민이란 이름은 대한구국선교단을 설립해 박근혜 대통령과 가까워진 뒤인 1977년 개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주변 인물들의 증언을 토대로 명칭 변천사를 짚어보면 최도원(1927년), 최상훈(월남후), 최봉수에서 승려 생활을 하던 1950년대에는 최퇴운이란 법명을 사용한다.

그러다 1969년 천주교에서 '공해남'이라는 세례명을 받았고 신흥 종교인 영세교 교주로 활동 당시엔 '방민'이라는 이름표를 달다가 최종적으로 대한구국선교단 총재로 취임할 때 최태민으로 등장한다.

그의 딸 최순실 씨도 1970년대부터 최필녀라는 명찰을 사용하다 2014년 2월 정윤회 씨와 이혼하기 직전 최서원으로 개명했고, 손녀까지 정유연에서 지난해 정유라로 이름을 바꿨다.

그러나 최 씨는 당시 우먼센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이름이 7개였다는 사실을 부인하며 호적상 개명은 한번 뿐이라고 반박했다.

"내가 1912년생입니다. 우리 세대만 해도 본명 외에 아명도 있고, 자도 있고, 호도 있었습니다. 7개가 되지도 않지만 이런 것이 7개라면 또 몰라도…. 이름이 7개씩이나 된다는 것은 터무니 없어요. 더욱이 내가 무슨 일을 저지를 때마다 이름을 바꿨다고 하는 모양인데 말도 안돼요."

자신의 이름이 태민으로 교체된 배경도 곁들였다.

"내 호로 퇴운(退雲)이 있었어요. 시기가 정확히 기억 안나는데 내가 입산수도하고 있던 시절에 월남한 사람들을 주 대상으로 가호적법이 만들어졌어요. 그때 나를 알던 사람이 멋대로 호적에 퇴운을 이름으로 올렸더군요. 호로 쓰던 것이어서 75년에 태민(太敏)으로 개명했죠. 호적상의 개명은 이것뿐입니다."

가진 재산을 밝혀달라는 우먼센스 기자의 질문에 최 씨는 "역삼동에 있는 집 (한채) 뿐이다"라며 "믿지 않겠지만 6~7년 전 그쪽 땅값이 오르기 전에 매입했다"고 답했다.

이런 진술이 액면그대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적다.

요즘 언론보도 등을 보면 최순실 씨 자매는 수천억원대 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추산된다. 의문은 천문학적인 재산을 축적하는 데에 쓰인 재원인데, 부친인 최 씨의 과거 육영재단 공금 횡령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 1990년 육영재단 이사장에서 물러난 박근혜씨가 '쓸쓸한 우리 형제 비통한 사연을 말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우먼센스(23월호)와 인터뷰를 했다. /사진제공=우먼센스

지난 2007년 주한 미국대사관은 최 씨가 제정 러시아를 몰락으로 이끈 요승인 '라스푸틴'으로 불린다고 본국에 보고하면서 '그는 박근혜 (대선)후보를 인격 형성기에 완전히 심신을 지배했고 그의 자제들이 그 결과로 엄청난 부를 축적했다는 루머가 널리 퍼져있다"고 전한 점도 최 씨의 부정 축재 의혹에 힘을 실어준다.

일방적인 주장이어서 신빙성에 의문이 가지만 최 씨가 검도 유단자라는 사실도 우먼센스 인터뷰를 통해 처음으로 공개됐다.

그는 "검도를 12년째 하고 있다"며 "검도협회에 소속되지 않은 검도 단체에서 7단을 받았다"고 말했다.

최 씨는 새벽 5시30분에서 6시 사이에 기상해 검도를 40분정도 한다고 했다. 마당 한편에 나무봉이 박힌 쇠기둥을 박아 놓고 그 봉을 죽도나 목검으로 치는 연습을 한다는 것이다. 이 외에는 별 취미가 없고 골프, 바둑, 여행 등도 즐기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을 "대화가 되는 사람이다"라며 "그만한 여성도 없다.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인물이다"라고 평가했다.

김민규 기자  kmg@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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