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에 너그러운 검찰
'비선실세'에 너그러운 검찰
  • 송금종 기자
  • 승인 2016.10.31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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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이 30일 극비 귀국한 최순실의 소환을 하루 연기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은 검찰이 지난 26일 최순실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모습. /여성경제신문 자료사진

청와대 문건 열람과 미르·K스포츠재단 불법 설립에 개입한 최순실씨가 30일 오전 돌연 귀국했지만 이를 수사하는 검찰의 태도가 석연치 않다. "(최 씨가) 건강이 좋지 않고 장시간 비행으로 심신이 지쳐있으니 하루만 쉬게 해달라"는 변호인의 요구에 응했기 때문이다.

'비선 실세'를 예우하는 듯한 검찰의 움직임에 여론은 들끓었다. 증거 인멸이 우려되는 핵심 피의자를 곧바로 소환하지 않고 하루 동안 방치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특혜 수사 의혹이 불거지는 이유다. 국민은 허탈감에 빠졌고 야권에서는 비난과 우려가 빗발쳤다.

기동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최씨가 변호인을 통해 몸을 추스를 시간을 달라고 한 것은 여전히 그가 법 위에 군림하는 존재라는 것을 보여준다"며 "언론에 자신의 입장을 강변하는 인터뷰를 진행할 힘은 남아있고, 검찰 수사를 받을 정도의 건강상태는 되지 않는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최 씨는 앞서 세계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언론에 처음 심경을 내비쳤다.

독일에서 은신 중이던 그가 갑자기 귀국행을 결심한 것도 의문이다. 최 씨의 귀국은 '게이트' 파문이 생긴 지 석 달 만이다. 변호사는 귀국 배경에 대해 '도피는 아니다'라고 설명했지만 입국 과정을 놓고 최 씨와 검찰이 사전에 조율했을 가능성도 의심된다.

특별수사본부를 꾸릴 만큼 공을 들이고 있지만 최근 여러 차례 드러난 '보여주기 식' 수사에 검찰은 국민의 신뢰를 상당수 잃었다. 검찰은 지난 26일 최씨의 국정개입 의혹을 파헤치기 위한 수사에 착수한 지 3주만에 미르·K스포츠재단, 최순실 소유 빌딩, 전경련 사무실 등을 돌며 압수수색을 벌였다. 하지만 당시 내용물이 없는 빈 박스를 들고 마치 중요 문서를 옮기는 것처럼 행동한 사실이 들통나 언론과 네티즌의 질타를 받았다.

검찰의 칼 끝이 '최순실 게이트'를 향해 있지만 수사의 신뢰도를 어느 선까지 인정해야 할지는 국민에게 달렸다. 결국 해답은 대대적인 특검이나 국정감사에 있다. 강도 높은 청와대 압수수색도 거듭 필요하다. 그리고 이번 사태의 총 책임자인 대통령의 진심 어린 사과가 요구된다.

한편 검찰은 31일 오후 3시 최씨를 소환해 조사에 나선다. 조사는 재단 불법 설립 및 기금 유용과 청와대 문건 유출 등 국정농단 의혹 등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가 특별감사에 착수한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부정입학 의혹도 살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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