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주 울린 현대백화점의 '슈퍼 갑질'
점주 울린 현대백화점의 '슈퍼 갑질'
  • 이유진 기자
  • 승인 2016.08.03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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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백화점이 기존 입점 업체에게 영업 중단을 통보하면서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현대백화점이 본격적인 면세점 사업권 준비 과정에 착수하면서 이 같은 일이 발생했다. /여성경제신문 자료사진 

“갑 중에 슈퍼 갑은 백화점이죠. 을 중에 슈퍼 을은 입점상인이고.”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9층의 키즈카페 킨더젠을 3년째 운영하고 있는 이모씨가 자신의 처지를 빗대어 한 말이다. 이씨는 지난 6월 현대백화점으로부터 예상치 못한 퇴점 통보를 들었다. 계약 당시 투자한 3억원의 가맹점 개설비용을 3분의 1도 회수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이씨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지난해 ‘면세점 대전’에서 고배를 마셨던 현대백화점은 무역센터점을 내세워 다시 한 번 도전장을 냈다. 업계는 현대백화점이 추가로 선정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오죽하면 강남권이 유통가의 격전지라는 말까지 나온다. 현대백화점이 사업이 발표되는 오는 12월 전부터 차근차근 입점 점포를 정리하는 이유다.

이씨는 “계약 당시 현대백화점으로부터 분명히 재계약을 약속받았다”며 당시의 녹취록을 증거로 주장했다. 그러나 현대백화점은 재계약을 약속한 적이 없다며 오리발을 내밀고 있다. 오히려 기존 계약 당일까지 퇴점하면 철거비용 1000만원을 백화점 측에서 부담하겠다며 선심을 쓰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

백화점 내 기존 매장 때문에 매출 1조의 면세사업에 차질이 생길 리 없다는 것은 모두가 공감하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희생 당하는 쪽은 항상 힘 없는 개인 사업자들이다. 또한 이들의 피해 규모나 보상에 대해서는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 5년간 영업권을 보호받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의 계약갱신요구권도 백화점과 대형마트만은 예외다.

현대백화점은 계약 만기에 따라 퇴점 통보를 내린 게 무슨 잘못이냐는 입장이다. 법률상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게 백화점 측의 주장이다. '임대차보호법'은 2002년 시행 당시부터 입점 상인을 보호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들어왔다. 계약갱신요구권이 대형점포인 백화점 등에 적용되지 않는 것이 제일 큰 문제다.

무역센터점은 면세사업자 선정이 되지 않더라도 9층에 대대적인 리뉴얼을 감행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013년 현대백화점은 오히려 이 층을 리뉴얼한 후 매출이 급감했다. 이씨는 "백화점 쪽에서 동선을 잘못 파악해 매출이 급감했으면서 결국 매출 손실에 대한 책임은 입점 상인들이 지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9층의 한 입점 상인은 "백화점 쪽에서 일방적으로 퇴점 통보를 해도 계약상 문제가 없기 때문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한탄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백화점 입장에서는 특정 매장이 당장 나가더라도 입점하고 싶어 미팅을 기다리는 업체들이 줄지어 있으니 갑질이 당연시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최근 현대백화점의 일방적 퇴점 통보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한 뒤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그런데 현대백화점은 입점 업체들과의 상생을 통해 매출 '1조 클럽'을 눈 앞에 두고 있다는 사실을 자꾸만 망각하는 것처럼 보인다. 입점 업체에 대한 배려와 적절한 피해 보상 처리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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