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김무성의 꽃놀이패
[사설]김무성의 꽃놀이패
  • 김형배 논설주간
  • 승인 2014.10.24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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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잭 니콜슨 주연 영화 제목이 요즘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에게 딱 들어맞는 표현 같다. 중국 시진핑 주석을 예방한 그는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아 이미 뉴스 최대 인물로 자신을 크게 부각시켰다.

그곳 보도진들 앞에 선 그는 멈추지 않고 개헌의 연내 발의를 강하게 주장해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국정감사와 세월호 정국을 블랙홀로 빨아들일 만큼 강력한 흡인력을 지닌 개헌 추진론 제기는 늘 온 국민의 뜨거운 관심을 붙잡아둘 거대 담론이다. 여당으로서도 나쁘지 않을 것이 세월호 참사와 판교 통풍구 붕괴 사고로 코너에 몰린 당청의 국면 전환용으로도 손색은 없다. 청와대와 적당히 대립각을 세워 자신의 입지 부각에도 안성맞춤이다.

사실 현재 임기 5년의 대통령 단임제는 그동안 적지 않은 문제점을 노정했다. 이른바 87년 체제의 산물인 이 체제는, 직선제가 재도입되면서 20년 가까이 작동했으나 각종 부작용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대통령 당선자는 그야말로 승자 독식의 제왕적 대통령이 되어 거의 입법 행정 사업의 3권을 독식해왔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그 한계는 대통령의 중임이 허용되지 않음으로써 보통 대통령 중심제에서 실시되는 중간평가를 국민들이 할 수 없다는 데 있었다.

단임 대통령은 2~3년 강력한 국정 드라이브를 걸었다가 나머지 임기에 너무도 빨리 레임덕에 부딪친다. 처음은 제왕이 되었다가, 임기 중반을 지나면서 ‘식물 대통령’으로 전락하는 것이 상식처럼 돼 있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어차피 개헌을 해야 한다면 현직 대통령이 국정을 안정적으로 끌고 갈 수 있을 때 해야 하는 건 맞다. 국민 대부분은 대통령 중임제를 선호하는 상황에서 언젠가는 헌법을 손봐야 한다는 소리가 한창인 지금이 여야 합의 개헌을 이끌어내기에도 적합한 때라는 것도 상당수 국민들의 바람이기도 하다.

김무성은 국민 정서의 이 틈을 노리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거기까지 나갔으면 좋았을 텐데 “무능한 대통령에게는 5년도 너무 길다”고 말해 그만 정국이 꼬여버린 측면은 있다. 김태호 최고위원이 최고위원직 사퇴를 밝히는 등 당내가 시끄러워지고 친박-비박이 크게 대립하는 구도까지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기 개헌론은 앞으로 상당기간 동안 김무성한테 최고의 호재가 될 수 있다. 새누리당한테는 불리한 모든 악재를 날려버리고도 남을 만큼의 강력한 의제 선점효과를 냈으니 말이다. 거기다 야당까지 나서 반색을 하니 금상첨화도 이런 금상첨화는 없다. 청와대가 김 대표의 발언을 비틀고는 있으나 뉴스의 눈은 역시 김무성에 쏠려 있다.

차기 대권을 노리는 김 대표의 전략적 행보는 대단한 성공을 거둔 셈이다. 그는 지난해 말 철도 파업 때 노사정간의 협상 타결을 이끌어낸 바 있으니 그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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