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코, 혈세 4억 '눈먼 돈'처럼 썼다
캠코, 혈세 4억 '눈먼 돈'처럼 썼다
  • 민병무 기자
  • 승인 2014.10.06 1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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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빙서류도 없이 용역비로 지출...권력 유망주 위한 보험금 성격 의혹도
▲ 사사저널(10월 7일자)은 '캠코가 증빙서류도 없이 연구용역비 4억원을 내줬다'고 보도했다. 더욱이 이 용역비는 권력 유망주를 위한 보험금 성격도 짙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금융 공기업들이 발주하는 연구용역 사업에 쓰이는 비용이 ‘눈먼 돈’처럼 집행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가 혈세 4억원을 증빙서류도 없이 용역비로 내준 사실이 드러났다.

더욱이 용역을 수행한 사람들은 공교롭게도 후일 대부분 요직에 진출해 캠코가 앞으로 권력이 될 ‘유망주’들을 위한 보험금으로 국민세금을 썼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6일 시사저널(10월 7일자) 보도에 따르면 캠코는 지난 2011년 ‘캠코의 기능과 역할 재정립을 통한 미래 발전 방안 연구’라는 이름의 용역사업을 발주했다.

사업 의뢰를 받은 한국금융학회는 연구원 4명과 자문진 3명을 연구 수행자로 제시했다. 그중 실제로 연구를 진행한 연구원은 정찬우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이건호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전 KB국민은행장), 강석훈 성신여대 교수(현 새누리당 국회의원) 등이다.

시사저널이 입수한 당시 ‘금액 산출 근거표’ 등 관련자료와 인건비 부문 계획서 및 보고서 기재 내용을 비교한 결과 석연찮은 부분이 다수 발견됐다.

예상 인건비는 책임연구원·연구원·연구보조원·보조원 등으로 나뉘어 각각 6개월치가 기재됐다. 정찬우 당시 책임연구원 인건비의 경우 ‘404만9852원×6(개월 수)×1(사람 수)’로 약 2429만원이 책정됐다.

그런데 연구원 인건비의 경우 수령인이 총 6명으로 계산됐다. 책임연구원에 대한 인건비는 일반 연구원과 다른 액수로 지급되는 만큼, 일반 연구원 항목에서의 실제 수령대상은 4명중 책임연구원 1명을 뺀 3명이 돼야 맞다. 하지만 기재내용에 따르면 실제 수령인은 연구원 수의 2배에 달한다.

경비 부문에서도 납득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 해당 보고서를 쓰기 위한 해외 방문 비용으로 모두 3000만원이 책정돼 있지만 연구진은 실제로 해외에 가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행사 개최비가 1000만원으로 설정돼 있는데 확인 결과 행사를 연 곳의 장소 대관료는 하루 수십만원 정도였다.

총 4억원의 용역비는 두 번에 걸쳐 지급됐다. 2011년 2월 1억6000만원이 선금으로 지급됐고, 같은 해 8월 나머지 2억4000만원이 나갔다. 캠코 측은 처음 사업비를 받기 위해 제출하는 지출 계획에서 인건비 등에 변동이 있더라도 계약 내용이 변동된 것으로 보지 않기 때문에 사후 검사에서도 문제 삼지 않는다고 말했다. 공기업 연구용역 계약 자체가 얼마나 허술한지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해당 연구의 경우 연구 목적 달성에 필요한 총액 내에서 집행이 이뤄지는 ‘비정산 연구용역’으로 분류돼 영수증 증빙도 필요 없다. 사업을 시작할 때 청렴서약서를 제출하고 나중에 잔금 청구 문서만 내면 된다는 얘기다.

해당 사업을 수행하는 곳은 민간이지만, 그 사업에 들어가는 돈은 모두 세금으로 충당한다. 권한을 갖고 이들을 감독할 수 있는 곳이 금융위원회와 감사원이지만 감사 중복 등의 이유로 제대로 된 검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렇게 돈이 쓰이다 보니 사업 목적과 관련없이 향후 영향력이 있을 만한 인사들을 관리하기 위한 방도로 쓰이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 국민 혈세가 마치 공기업들의 보험금처럼 지급되고 있는 것이다.

당시 이건호 연구원은 이후 KB국민은행장에 올랐고, 강석훈 연구원은 여당 국회의원이 됐다. 연구 총괄 담당자 역할을 했던 정찬우 책임연구원은 금융위 부위원장에 올랐다. 정 부위원장과 강 의원은 현정권에서 성골로 통하는 친박 인사로 분류된다. 해당 연구 용역에 보험 성격이 있었다면 나름 성공했다고 볼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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