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 민주당의 맥을 이으려면
정통 민주당의 맥을 이으려면
  • 송장길 / 수필가, 전 언론인
  • 승인 2014.08.31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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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정치민주당이 휘청거리고 있다.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지지율이 갤럽 21%, 리얼 미디어16%까지 추락하고 있어 극심한 민심이반을 보였다. 그 정도면 이해관련자를 제외하고는 지지자가 가뭄에 콩 나듯 해서 제1야당의 존재감을 크게 상실한 형편이다. 그런데도 정작 당은 현실을 뼈아프게 받아들여 방향타를 과감히 돌려서 좌초를 모면하지 않고 머뭇거린다.  강경파들은 아직도 세월호법안을 끌고 국회의 돔 위에 서려고 하고 있어서  의회주의 질서를 껴안은 채 남해바다에 침몰할까 우려된다.

     야당의 급격한 수척해짐은 대한민국 정치의, 대의민주주의의 적잖은 파행을 예고한다. 국면전환이 없다면 여야로 나뉘어 균형을 이루게한 국민의 의도가 깨지고, 견제기능의 상실을 가져올 것이다. 아직은 새정치연합이 외형상 유지는 되고 있으나 환골탈퇴의 일대 변신이 없는 한 국민의 등돌림이 쉽게 바뀔 성 싶지 않으며, 당의 정치적 기능은 그만큼 허약해질 것이다.

     긴급 수혈한 안철수현상도 약효가 떨어졌고, 최대 계파인 강경 친노에 대한 식상함도 최악이며, 그 좌장격인 문재인 의원은 단식이라는 자충수로 스스로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 좋은 시절을 구가했던 동교동계도 동지들을 많이 잃은 채 깔끔한 리더를 중심으로 조종칸을 장악하는데 성공하지 못했다. 온건한 손학규는  정치암자에 들어가 명상 중이고, 합리적인 김부겸은 아직 카리스마의 경지에 이르지 못했다. 133명의 의석과 국고보조금이 풍전등화의 명맥을 유지케 하고는 있지만 그 장래가 분당이 될 지, 헤쳐모여가 될 지, 어떻게든 기사회생의 묘수를 찾을지 예단키 어렵다.

    새정치연합의 뿌리는 한국민주당이다. 한민당은 군정과 건국의 혼란기에 송진우, 장덕수, 김성수, 윤보선, 조병옥, 그리고 김도연, 김병로, 허정 등 기라성 같은 정치지도자들이 초석을 다졌고, 신익희, 장면, 유진산, 김영삼, 김대중 같은 걸출한 인물들도 배출했다. 민주당과 신민당, 국민연합, 열린우리당 등의 당명으로 굴곡진 역사를 헤쳐오면서 민주주의와 민족주의, 복지주의 등에 빛나는 기여를 했다. 민주화의 공로로 집권도 했으나 안보불안과 성장주의에 밀려 야권이 됐다.

    찬연한 전통을 이어받은 야당은 최근 국가와 사회라는 넓은 틀에서의 정치를 도외시하고 합목적적인 외곬 투쟁을 고집함으로서 스스로의 입지를 좁혀왔다. 세월호 진상위의 수사권을 따내려고 시급한 민생법안 등7천 여개의 법안이 계류중인 국회를 마비시켰다. 불경기로 내는 신음소리를 외면하고 거리로 뛰쳐나가 여권의 기세를 꺾기 위한 인쇄물을 돌렸다. 특정의 정치법안과 민생법안들을 연동시키는 등 야당의 발목잡기 식 초강경노선은 세계의 정치사에도 연구과제가 될 것이다.

  강경노선은 공천권을 의식한 당내권력의 영향권 안에서 발원, 증폭됐다. 당 대표권을 위임받은 비상대책위원장은 그 기세 앞에서 시든 꽃잎에 불과했다. 민주화투쟁 당시 타도만을 겨냥한 행동패턴과 닮아 있었다. 거기에 당내 헤게모니 다툼과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

  야당의 올바른 선택은 자명하다. 스스로의 좌표를 인식하는 데서 새출발해야 된다.

  야당에 대한 국민의 선택은 제1야당의 역할이다. 정책경쟁과 견제의 기능이다. 비리를 파헤치고, 부조리의 시정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고, 평가할만 하다. 그러나 국정을 방해하거나, 여권을 끌어 내려 이기라는 것은 결코 아니다. 여권에게 불통을 비난하면서 스스로도 귀를 단단히 막았다. 설득되지도 않았고, 설득하려고도 않았다. 상대에 대해 적을 대하듯이 그악스럽기만 했다. 팽팽하게 맞설 경우 원칙적으로 여권이 결정하라는 것이 국민의 선택이었다.

  국회선진화법도 민주주의의 보검인 다수결과 순리를 존중할 때만 법정신이 숨쉰다.  대통령과 여당도 야당을 국정의 한 축으로서 더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존중해야겠지만, 야권도 다수집권당을 무시하고 협상과 타협조차 무력화시키는 행태는 접어야 한다. 차선책의 값어치를 극대화하는 덕목이 수권정당으로서 집권의 가능성을 높여 줄 것이다. 여권의 실책이 크고, 무능하다고 여기더라도 물고늘어지면서 공격하는 대신, 겸허한 비판과 신선한 대안으로 꾸준히 정진하는 일이 정통 민주당의 전통을 빛내는 길이며, 앞으로의 집권과 집권 후까지도 겨냥하는 포석일 것이다.

▲ 수필가 송장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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