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메르스 확산, 구멍 똟린 방역이 사태를 키웠다
[사설]메르스 확산, 구멍 똟린 방역이 사태를 키웠다
  • 김형배 논설주간
  • 승인 2015.05.31 1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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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31일 새벽 두 명 추가돼 최초 환자 확진판정 11일 만에 15명으로 늘어났다. 이같은 메르스 환자 숫자는 중동 국가인 카타르의 12명보다 많은 세계 4번째 발생 규모다.

14번째 환자는 중동 여행으로 감염된 최초 환자가 지난 15~17일 머문 병원의 같은 병동에 입원했던 사람이고 15번째 환자 역시 같은 병동에 입원한 어머니를 문병했던 이로, 그의 어머니도 현재 자택 격리중이다. 지금까지 최초환자에게 감염된 14명의 환자 가운데 12명이 최초 환자가 외래진료를 받거나 입원했던 병원과 관계가 있다. 해당 병원은 전날부터 자진폐쇄에 들어갔다고 한다.

방역당국은 이 병원이 있는 지역에 현장대응팀을 보내 감염경로 등 전면 재조사에 들어갔다고 한다. 특히 우려스러운 것은 앞서 30일 오전엔 12번째 환자를 간병했던 남편이 양성 판정을 받았고, 전날 밤에는 다른 두 사람이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이들 모두 모두 최초환자가 머문 병원의 같은 병동에 입원중이던 환자들이기는 하지만, 같은 공간을 쓴 적은 없어 격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메르스 환자가 급증하면서 사실상 정부 통제권을 넘어선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면서 정부는 유언비어 유포행위를 철저히 단속한다고 밝혔으나 이는 넌센스에 불과하다. 인터넷이나 SNS 등에 떠도는 ‘괴담’이라는 것이 “메르스 환자 발생으로 모 병원의 집중치료시설(ICU)이 폐쇄됐다”거나 “모 병원에서는 의료진까지 감염되고 줄줄이 의심환자가 나오고 있다” 등인데, 이는 과장되었을 뿐 상당부분 사실인 것으로 나타나 엄포라는 비아냥을 사고 있다.

이번 메르스 확산사태는 방역당국의 여러차례에 걸친 뒷북치기에 기인한 바 크다. 첫 환자에게 증상이 나타난 뒤 확진까지 열흘 동안 아무런 격리조처 없이 방치했는가 하면, 확진 판정이 나온 뒤에도 그가 접촉했던 모든 이들을 격리, 진단에 만전을 기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던 사실이 드러나 방역체계가 얼마나 허술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중국으로 출국한 남성은 출국 전 두차례나 병원을 찾았지만 메르스에 대한 진단이나 보고가 전혀 이뤄지지 않아 놀라움을 안긴다. 방역체계 전반에 고장이 나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메르스는 치사율이 40%에 이르고 치료약도 없다고 한다. 이제부터라도 감염 경로에 대한 철저한 추적과 감염 가능자에 대한 꼼꼼한 사후 관리, 전 국민적 예방수칙 숙지교육 등을 통해 더 이상의 확산을 막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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