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문창극-이완구 시즌2’ 황교안은 안된다
[칼럼]‘문창극-이완구 시즌2’ 황교안은 안된다
  • 김형배 논설주간
  • 승인 2015.05.28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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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구 전 국무총리 후임으로 내정된 황교안 총리 후보자가 각종 비리의혹에 종교 편향이란 덫에까지 걸려 인준을 낙관할 수 없게 됐다.

우선 심각한 수준에 이르는 그의 종교적 편향이 그의 총리 인준에 장애로 지적되고 있다. 황 총리 후보자는 지난 2012년 자신의 저서 <교회가 알아야 할 교회법 이야기>를 통해 “우리 기독교인들로서는 세상법보다 교회법이 우선 적용돼야 한다”며 “하나님이 이 세상보다 크고 앞서시기 때문”이라고 써서 정교 분리주의를 규정한 대한민국 헌법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글을 남겼다.

황 후보자는 지난 2007년 아프가니스탄의 샘물교회 신도 피랍 논란과 관련해서도 당시 다수의 여론은 회교권 국가들에 대한 샘물교회 신도들의 무리한 선교활동을 비판했으나,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회교 국가 아프간은) 주님의 복임이 절대로 필요한 나라이고 최고의 선교는 공격적 선교”라는 극언까지 하며 이를 옹호한 바 있다. 그의 뒤에 ‘기독교 편향’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은 이유다.

기독교 편향이 심하기는 같은 논란에 휩싸였던 문창극 전 총리 후보자와 ‘막상막하’다. 지난 2011년 문 전 후보자는 자신이 장로로 있는 서울 온누리교회 특별강연을 통해 “하나님은 왜 이 나라를 일본 식민지로 만들었습니까?”라고 반문하면서 “다 하나님의 뜻이 있는 것”이라며 마치 ‘일본 식민지 지배 필연론’을 주장한 사실이 드러나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고 임명 동의안조차 제출하지 못한 채 후보자 직을 사퇴했다.

신앙과 종교 선택의 자유를 존중하는 것과 공직자의 종교 편향은 전혀 다른 문제이다. 그 편향이 도를 넘을 때 국정 전반, 특히 외교적 문제에 악영향을 끼칠 우려는 적지 않다.

둘째로 지적될 것은 박근혜 대통령이 내세운 황 후보자의 총리 지명 이유인 '부정부패를 뿌리 뽑아 정치개혁을 이룰 만한 적임자'란 주장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그는 법무장관 후보 지명 때 청문회 과정에서 고검장 퇴임 뒤 대형 로펌에 근무하면서 17개월간 16억원의 보수를 받은 전관예우로 큰 논란을 일으켰었다. 똑같은 전관예우의 극단적 변칙사례인데, 20억원을 받아 그 중 16억원을 사회에 헌납한 안대희 전 대법관과 10억원을 벌어 1억여원을, 그것도 기부처를 알 수 없는 곳에 낸 황 후보자 가운데 누가 더 부도덕한가? 그런 그가 과연 박 대통령이 부르짖는 개혁을 따라 외칠 자격이 있을까? 

셋째로 병역기피 의혹은 더 큰 논란 거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황 후보자는 또 1977년부터 3년간 징병검사를 연기하다 1980년 담마진(두드러기)으로 병역 면제 처분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병무청이 전해철 의원(새정치민주연합)에 낸 통계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담마진을 이유로 병역면제 처분을 받은 사람은 365만명 중 4명에 불과하다.

대한민국 국민, 특히 남성들의 병역 기피자에 대한 나쁜 감정은 유별나다. 당장 병역 기피 혐의로 입국이 금지된 가수 유승준의 최근 인터뷰에 대한 분노 여론이 폭발한 것만 봐도 그 분노와 박탈감의 깊이는 쉽게 알 수 있다. 이런 마당에 석연찮은 이유로 병역을 면제받은 총리가 내거는 부정부패 척결을 누가 납득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황 후보자의 정치적 편향이다. 그는 국정원 댓글 사건에 대해 선거법을 적용하지 말라고 우겨 끝까지 반대했고, 검찰 수사팀이 이를 고집하자 임기가 보장된 당시 검찰총장을 날리기까지 한 장본인이다.

이밖에 김대중·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자신의 불편한 사적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공개석상에서 그들을 노골적으로 비하하는 발언을 해 구설에 오르는가 하면 공안검사 출신으로 헌법보다 국가보안법의 역할을 더 신뢰하는 모순된 법상식을 갖고 있는 인물로 보인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헌법에 보장된 정당 활동 및 설립의 자유를 소홀히 한다는 지적도 받는데, 그 대표적 사례가 통진당 해산의 진두지휘이다.

그는 이처럼 ‘통합형 총리가 될 것’이라는 청와대 설명과는 달리 정치권과 시민사회와 불화하기 십상인 인물이다. 갈등과 대립을 최소화해야 할 이 시기에 이를 오히려 격화 조장할 수 있는 사람이 총리에 지명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중론이라면 그의 총리 지명은 철회돼야 한다. 항간에는 이미 인사청문회를 앞둔 그를 두고 ‘문창극 시즌2’라거나 ‘이완구 시즌2’라는 신조어가 네티즌 사이에서 돌고 있다. 그의 지명을 보는 국민들의 불편하고 부정적 여론을 반영한다고 본다.

참고로 한 언론사의 황 총리 지명자에 관한 여론조사를 봐도 결과는 예측 대로이다. ‘머니투데이’가 지난 21~22일 양일간 리얼미터에 의뢰해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황교안 후보자 지명과 관련한 긴급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여론주도층인 20~40대의 반대 여론이 찬성에 비해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자 중 20대는 ‘황 후보자 내정’이 잘한 인사라는 의견이 16.8%인 반면, ‘잘못된 인사’라고 답한 응답자는 54.9%에 달했다. 30대(잘한 25.9%, 잘못 46.7%)와 40대(잘한 36.1%, 잘못 44.3%)에서도 잘한 인사라는 의견보다 잘못한 인사라는 의견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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