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성완종 게이트' 진상을 밝혀라
[사설] '성완종 게이트' 진상을 밝혀라
  • 심우일 기자
  • 승인 2015.04.10 14: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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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외교 비리 의혹에 연루돼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된 성완종(64) 전 경남기업 회장이 영장 실질심사 당일인 9일 유서를 쓰고 잠적한 후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32분께 북한산 형제봉 매표소에서 등산로를 따라 300m 떨어진 지점에서 산속으로 30m 더 들어간 곳에서 성 전 회장이 나무에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경찰 증거채취견이 발견했다.

증거채취견 '나로'가 가족이 제공한 성 전 회장 의복의 냄새를 맡은 뒤 성 전 회장이 평소 자주 다니는 곳으로 알려진 형제봉 등산로에 투입돼 수색한 끝에 성 전 회장을 찾았다.

성 전 회장의 옷 주머니와 성 전 회장이 발견된 곳에서 10여m 떨어진 지점에 그의 휴대전화 2대가 각각 발견되기도 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성 전 회장의 휴대전화 위치 추적 결과 서울 종로구 평창동 부근에서 신호가 특정됨에 따라 경찰력 1천400여명과 수색견, 헬기 등을 투입, 이 일대 수색을 벌였다.

이 것은 성 전회장의 잠적에서 사망에 이르기 까지를 간략하게 기술한 글이다.

성 전회장이 잠적했을 당시만 해도 도피라는 설이 유력했다. 성 전 회장이 목을 메 자살을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무게감을 두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은 단순히 자원외교에 국한된 사건으로만 재단한 큰 오산이었다. 사실 그가 사망하고 나서도 그 동기에 대해 "자살할 만한"것은 아니지 않는가라는 의문이 빗발쳤었다.

의문은 사망 이후 그가 남긴 유서나 경향신문에 전화로 알린 제보에서 풀렸다. 그가 자살한 동기를 어렴풋이나마 느낄 수 있게 했다.

그가 풀어낸 뉴스는 그야말로 메가톤급이었다.

성완종은 권력의 심장을 겨누는 발언을 했다. 성 전 회장은 김기춘과 허태열에게 거액을 건냈다는 발언을 했다.

성 전회장은 "김기춘 전 실장이 2006년 9월 VIP(박근혜 대통령)를 모시고 독일 갈 때 10만 달러를 바꿔서 전달했다.허태열 전 실장을 2007년 대통령 선거 당시 강남 리베라 호텔에서 만나 7억원을 서너 차례 나눠서 현금으로 줬다"고 밝혔다.

공교롭게 둘다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장 출신이다. 모두 박대통령 행보와 관련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정황도 있다.

성완종 자살사건은 청와대 뇌물사건으로 불똥이 튀었다. 이제 성완종 전 회장 사건은 청와대 두 전 비서실장이 돈을 받았느냐 안 받았느냐는 진실게임이 되게 됐다.

만에 하나 이 사건이 성완종 리스트 , 성완종 게이트가 된다면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이래 가장 큰 위기에 봉착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파장은 정치권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사건을 막무가내로 깔아 뭉갤 수 없는 것은 성 전회장이 사망하기전에 무려 50분 동안 심경을 토로하는 통화에서 밝힌 내용이 구체적이라는 점이다.

김 전실장과 허 전 실장은 언론인터뷰에서 금품수수 사실을 부인했다. 이들의 부인은 예상했던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권력의 핵심인 대통령까지 자칫 연루될 수 있는 사안에 전직 비서실장들이 함부로 입을 열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파문이 워낙 커 개인의 부인으로 묻혀질 사안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밝혀진 발언 말고도 거물급 정·관계 인사 8명의 실명과 금액이 적혀있다는 성완종 리스트 메모까지 나와 이미 정치권은 이 사안을 두고 요동치고 있다.

이 성완종 리스트’엔 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 7억, 유정복 인천시장  3억 홍문종 2억, 홍준표 1억, 부산시장 2억이라고 쓰여있다고 한다.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김기춘·허태열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 대해 폭로한 것과 관련 "지목된 인사들은 국민 앞에 진실을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고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야당은 이 문제를 다음주 열리는 주례회동에서 거론해 본격적인 문제화를 삼을 계획이다.

친박계와 청와대는 열심히 선긋기를 하고 있지만 성완종 폭로는 워낙 사안이 중대해 정치권 전반에 거센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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